마이 선샤인 어웨이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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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있으면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기억의 한순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그 주변을 맴돈다. 해결되지 않은 어릴 적 기억 때문에 힘든 적이 있었다. 고개를 뒤흔들어 보지만 그 순간을 바꿀 수 없다. 우리는 때로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가면 어떻게 할까, 라는 질문을 건네는데 돌아갈 수 없기에 더 애틋하고 현실에 안주하게 되는 거 같다.

 


삼십 대의 한 남자가 어릴 적 좋아했던 여자애의 성폭행 이후를 기억하는 소설이다.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 린디 심프슨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어떤 남자 혹은 소년은 그 시간에 맞춰 줄을 잡고 있다가 자전거를 타고 오는 소녀를 넘어뜨려 강간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소녀의 나이 열다섯 살. 소녀는 그 사람을 기억하지 못했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네 명의 용의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소년이고, 마을의 문제아 보 컨과 제이슨 랜드리 그리고 정신과 의사 랜드리 씨다.


 


 

 

소설의 마지막까지 소년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데, 그건 끝까지 우리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서인 거 같다. 그가 누구인지, 정말 강간범이 맞는지 궁금하게 한다. 마치 고백서로도 읽어지는데 그 시절 린디를 좋아하는 소년의 마음과 이혼한 아버지에 대한 감정, 아버지를 아직도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나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용의자들을 한 명씩 설명해 가면서 소년은 린디의 강간범을 찾고 있다. 그것이 사랑하는 린디를 위하는 일이라 여겼다. 밝고 활달했던 린디는 그 사건 이후로 변해버렸고, 린디를 지켜보는 소년 또한 조금씩 변해갔다. 소설의 마지막까지 소년이 정말 강간범인가 의문이 들게 한다.

 


소년 시절의 린디를 향한 마음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는데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내용이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는 마지막에 가서야 밝혀지는데, 그의 아내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인물이었다. 소년 혹은 남자는 책임감에 대하여 말한다. 린디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린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성폭행범을 잡고야 말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린디를 아프게 한 사람을 찾느라 고심하는데 의외의 장소에서 찾게 된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선량한 사람이지만 비틀어진 욕망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었다. 여성들의 사진을 찍고 아이들의 모습까지 사진에 담아 욕망을 해결하려고 했다. 이를 본 소년은 그를 의심하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사진들을 증거물로 사용하고자 한다.


 


 

 

과연 누가 린디의 성폭행범일까. 스릴러 식 진행으로 가는 듯하지만, 이 작품은 성장소설의 옷을 입었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은 십 대의 소년. 소녀를 닮고자 하는 저면에 사춘기의 성장과 더불어 가족과 그 구성원에 대하여도 고민하게 만든다. 아이들을 기르는 것은 부모에게 아주 큰 숙제임을 상기시킨다. 그게 친부모든 양부모든.

 


그는 그렇게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미래의 가족을 위해 숨김없이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십 대 시절의 사랑과 성장, 그 기억들의 고백은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하는 원동력임을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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