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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언제나 나를 자라게 한다 - 교실 밖 어른들은 알지 못할 특별한 깨달음
김연민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4월
평점 :
교사들은 날 때부터 좀 달랐을 거 같다. 공부 잘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는 어린이였을 것 같다. 이 또한 편견일지도 모르겠으나 일방적으로 생각해왔던 거 같다. 어린이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직업. 어린이와 하루 종일 생활해야 하는 직업 때문에 남다른 고충이 있다는 건 안다. 그럼에도 어른들은 자식이 교사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나 또한 아이가 교대나 사대 가기를 바랐지만 절대 싫다고 하여 아쉽게 마음을 접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몹시 말썽꾸러기였다고 한다. 오죽하면 선생님이 ’네가 전학 갔으면 좋겠다‘ 라고 말할 정도였다.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다시 공부하여 교대를 갔다. 순전히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업 때문이었다. 저자가 학교에서 교사를 경험해왔던 것처럼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교사가 되었다.

교대를 졸업하고 임용에 합격하면 저절로 교사가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아이들의 눈동자에서 나를 발견했을 때, 눈이 떠졌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교사의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18페이지)
학부모로서 내가 경험한 교사들은 젊을수록 아이들을 대하는 면이 남달랐다. 언젠가 학교에 갔을 때 교탁에 적어놓은 아이 담임 선생님의 쪽지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어떤 아이의 행동을 보고 적은 쪽지였다. 그 아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염려의 표시였다. 이 책의 선생님에게서도 그 모습이 보였다. 아이들이 다 가버린 학교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학생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그 시선이 예전 그 선생님을 떠올리게 했다.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 좀 더 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른들보다 오히려 명쾌한 답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 오히려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시선을 편협하게 옭아매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었다. 마냥 어릴 것 같지만 어린이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그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주변 아이들을 괴롭히는 어린이에게 따뜻한 시선을 건넬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마음이 아픈지.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질문을 건네야 하는 방법도 배웠다.
매일매일 어린이에게 배운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가르쳐야 할 학생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린이들에게 무심코 속마음을 이야기했다가 오히려 어린이들에게 위로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도 적정선에서 이야기해야하는 고달픔도 이해할 수 있을 법했다. 아이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자기 생각이 뚜렷하다.
‘학생을 행복하게 만들면 교사는 반드시 행복해진다. 그러면 다시 학생들이 행복해진다. 그렇게 교사에게는 첫 문장인 ’학생을 행복하게 만들기‘를 짓기 위한 첫 노력이 필요하다. 나의 교실 속 삶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215페이지)

교사 경력 5년 차가 되면서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한다. 10년 후에는 낫겠지 하는 마음.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다. 해가 갈수록 교사에 대한 마음가짐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어린이와 함께 생활하며 오히려 어린이들에게 위로를 받고 점점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와 함께 어린이에게 좀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린이라는 존재는 무릇 이렇듯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거. 문득 아이들 키웠을 때가 그립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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