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날 정해연의 날 3부작
정해연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상상해본적도 없다아이를 잃어버린다는 상상은아니유괴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했지만 더 이상 생각을 확장시키고 싶지 않았다는 게 정답이다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는 살 수 없다경제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서로의 탓을 하느라 배우자나 다른 자녀의 생각은 하지 못한다대부분의 경우 가정이 깨지는 것을 보아왔다.


 

강에서 대여섯 살로 보이는 아이의 시신이 발견되었다경찰은 시신 주변에 있었던 나무로 된 십자가 목걸이를 보고 선준에게 연락을 취했다아내가 나무 공예를 배우러 다니며 만들어 온 목걸이 두 개 중 하나였다십자가 아랫면에 클로버 문양이 있는아들 선우의 목에 걸려 있었던 목걸이였다시신의 정확한 신원이 나오려면 일주일의 기간이 걸린다고 했다선준은 선우로 추정되는 시신이 나왔다는 말을 아내에게 말하지 않았다선우를 잃어 버린지 3아내 예원의 분노조절장애 증상이 심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준은 일 때문에 알게 된 정신 요양원에 아내를 입원시켰다예원은 요양원에서 아들 선우가 불렀던 노래를 듣는다.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꼬물꼬물 헤엄치다~’로 시작되는 올챙이와 개구리라는 동요였다선우는 그 동요 가사를 바꿔 부르기를 좋아했다같은 부분에서 선우처럼 가사를 바꿔 부르는 아이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다가갔다여섯 살에 사라진 선우가 자랐으면 딱 그 나이처럼 보였다자기 아들이 아닌 걸 알고 있음에도 예원은 로운을 데리고 요양원을 나왔다자기가 선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로운은 예원을 따라나섰다.


 

예원이 왜 자기를 따라나섰느냐고 물어보았을 때 로운은 잡아주었던 손이 따뜻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엄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보고 싶어도 찾아오지 않는 엄마보다 따뜻하게 내민 손을 잡은 거였다부모라고 해도 완벽하지 않다내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크면 아이인데도 자기를 이해해주기를 바라기도 한다부모의 사랑만 기다리고 있을 아이한테 기대려는 부모도 있다는 것을우리는 조금쯤은 이해를 할 수 있다.

 


예원이 아이를 데리고 사라졌다는 요양원 측의 연락을 받고 선준은 아내를 찾아 나선다아이를 데려다주지 않으면 예원은 유괴범이 된다자기 아이를 찾겠다고 다른 아이를 부모 허락도 없이 데리고 나온 거였다선준은 로운을 요양원으로 데려다주자고 말하고로운은 이선우를 금평의 울림기도원에서 보았다고 말한다선준과 예원은 선우를 찾을 마지막 기회라 여기고 금평의 울림기도원을 찾아 길을 나섰다돈을 노리고 아이를 유괴했을 경우 며칠 안에 연락이 온다선우의 경우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그저 어느 공중전화에서 걸려왔다가 말 없이 끊은 전화가 다였다금평으로 향하며 선준은 공중전화를 떠올리고 걸려온 지역을 당시 담당 경찰에게 묻는다.


 

소설의 시작 부분에 아이의 시신이 발견되었을 때요정들이 아이를 바꿔치는 유럽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스톨른 차일드가 떠올랐다숲에 사는 유령인 파에리들이 아이를 데려가고 똑같은 모습의 파에리를 두고 가파에리는 바꿔친 아이로 살고바꿔친 아이는 파에리의 삶을 사는 이야기였다혹시 바꿔친 아이처럼 되지 않을까혹은 예상과 달리 선우가 죽었을까대부분의 유괴된 아이의 경우 살아 있었던 경우는 드물어 우리의 염려대로 되는 것인 아닌지 마음을 졸였다.

 


 

 

내 아이를 되살리려 다른 아이를 유괴한 부모아이를 방치한 부모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아이에 대한 염려가 있었다내 아이를 살리겠다고 다른 아이를 이용하는 건 절대 안 될 일이다하지만 만약 같은 상황이 된다면 그렇게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소설은 그래도 실종된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나타냈다실종된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찾는 전단지를 차에 가지고 다닌다아이를 찾을 때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아주 작은 흔적이라도 보이면 찾아다닌다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들은 어딘가에서 그처럼 헤매고 있다지금도 실종아동 찾기에 여념이 없을 부모들의 고통을 어루만져주려 기도하는 마음을 담아 썼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따뜻했던 손을 잡은 이유잡은 손을 놓지 않는 이유그로 인해 마음의 위안을 얻었던 이유사랑이라는 이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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