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워터스의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중 첫 번째 소설 티핑 더 벨벳끌림과 함께 재출간되었다. 세라 워터스는 우리나라에서 박찬욱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아가씨의 원작 핑거 스미스의 작가다. 아마도 영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거로 짐작된다. 나 또한 그 즈음에 읽었던 듯 하다.

 

퀴어 소설이라는 것만 알았지 내용은 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읽게 되었는데 상당히 관능적이었고 파격적인 문장들이 가득했다. 최근에 읽었던 게스트보다 내용이 더 원색적이어서 중간에 그만 읽을까도 싶었던 책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책 속의 주인공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열여덟 살 소녀 낸시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식당에서 굴 까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의 유일한 즐거움은 극장에 가는 것이었다. 극장에서 신사복을 입은 키티 버틀러의 공연을 보고 그녀의 삶은 말할 수 없이 달라졌다. 키티와 친해진 낸시는 런던으로 가게 된 그녀를 따라 의상담당으로 가게 된다. 가족과 친척들과의 삶을 뒤로하고 키티와 함께 런던으로 향했다. 낸시는 키티와 함께 방을 사용하며 키티가 공연할 의상을 준비하고 그녀의 공연을 즐긴다. 우연히 키티와 함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게 된 키티의 매니저 월터는 둘이 함께 공연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한다.

 

키티와 낸시는 함께 공연을 시작했다. 신사복을 입고 남자처럼 짧게 머리칼을 자른 모습을 한 둘의 공연은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다. 공연 수입도 많아졌고 둘은 사랑을 나눴다. 그들의 매니저인 월터는 둘 사이를 모르고 키티를 좋아했다. 가족들을 만나러 갔다가 조금 일찍 돌아왔을 때 월터와 함께 있는 키티를 발견하고 결혼한다는 그들의 말에 낸시는 뛰쳐 나온다. 이 때부터 낸시의 삶은 시궁창으로 빠지게 된다. 아는 사람도 없고 가진 돈도 없이 사랑에 실패한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많지 않았다. 매춘 생활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는 상류 사회의 부인의 애완용 놀잇감이 되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여성의 역할과 여성의 지위에 대하여 나타내고 싶었던 듯 하다. 상류사회의 부인 다이애나의 집에서 버림받고 플로렌스의 집으로 향했을 때의 낸시의 상황은 막막함 그 자체였다. 하룻밤 묵을 방도 없었으며 가진 돈도 없었다. 예전부터 거리의 여자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었던 플로렌스 때문에 낸시는 새롭게 태어났다. 여성의 인권에 대한 깊은 통찰로 전면에 서서 이끌었던 플로렌스였다. 플로렌스의 집에 있는 아이를 돌보며 집안일을 하며 이전과는 다른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낸시가 새롭게 태어나는 부분, 즉 플로렌스와 함께 하는 장면은 몇 달 전에 보았던 영화 <서프러제트>를 떠올리게 했다. 여성의 투표권을 위해 거리에서 투쟁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영화였다. 여성으로 된 협동조합을 이끌고 여성 운동에 앞장서는 플로렌스와 뜻을 함께하는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원색적인 표현을 뒤로 하고 진정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여성 서사의 소설이었다. 첫 소설을 이처럼 파격적으로 쓰다니, 세라 워터스의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의 다른 소설 끌림을 읽어봐야겠다.




















 

#티핑더벨벳 #끌림  #핑거스미스 #세라워터스 #열린책들 ##책추천 #책리뷰 #소설 #소설추천 #영미소설 #영미문학 #퀴어 #퀴어소설 #퀴어문학 #빅토리아3부작 #빅토리아시대3부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