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워터스는 레즈비언과 게이 소설에 관하여 박사 논문을 쓴 탓인지 퀴어 소설이 많다. 내가 읽은 소설이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도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어 영화에 출연했던 김태리는 파격적인 연기로 빛을 발했다. 

 

게스트는 전쟁후 영국의 한 저택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었다.

프랜시스는 저택을 유지하기 위해 세입자를 들였고, 그들이 바버 씨와 바버 부인이었다.

2층의 한 방을 세들어 살았던 그들을 바라보는 프랜시스와 프랜시스의 어머니는 힘들어도 돈 때문에 참아야 했다. 

 

프랜시스가 바버 부인 즉 릴리안의 모습을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

세라 워터스의 작품 특유의 여성들간의 동성연애를 다룬 내용으로 프랜시스는 과거 한 여자를 좋아했던 전력이 있는 여성이다. 프랜시스와 릴리안이 서로 좋아하게 되고, 그러는 와중에 릴리안이 바버 씨와 함께 잠드는 걸 바라보는 프랜시스는 질투에 휩싸이곤 했다. 

 

임신한 릴리안은 프랜시스와 그녀를 위해 아이를 지우겠다고 약을 구해와 아이를 없애려다가 늦게 오겠다던 바버 씨가 일찍 오는 바람에 그걸 들키고 만다. 다른 남자를 만나느냐며 릴리안을 다그치는 바버 씨에게 프랜시스는 아니라고, 자기와 그녀가 서로 좋아한다며 고백을 한다. 릴리안에게 해를 가하려는 바버 씨와 프랜시스가 서로 몸싸움을 하던 중 바버 씨는 릴리안이 내려친 재털이에 의해 죽고 만다. 프랜시스는 깜짝 놀랐고, 릴리안은 어떻게 해결해달라고 한다.

 

여기에서 프랜시스는 큰 기에 호리호리한 여성이고 릴리안은 여성 그 자체라고 보면 된다. 더군다나 아이를 떼기 위해 릴리안은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피를 쏟으며 아픈 상태였다. 프랜시스가 2층에서 바버 씨의 시체를 끌고 와 정원 밖으로 내놓는데 성공한다. 그 전에 프랜시스는 릴리안에게 경찰에 신고하자고 했었다. 그럴 수는 없다며 버티는 릴리안 때문에 완전범죄를 꿈꿨던 것이다. 

 

바버 씨가 흘린 피를 닦고 흔적을 없애고자 했다. 

그 다음 날 경찰이 아침 일찍 찾아와 바버 씨의 행적을 궁금해했다. 그가 시체로 발견되었다며 경찰은 자꾸 릴리안을 의심했다. 릴리안이 다른 남자를 만나 그와 함께하기 위해 내연의 남자가 죽인 게 아니냐는 의심이었다. 바버 씨가 죽은 날 함께 만나기로 했던 친구는 위증을 하는데 그가 바버 씨와 함께 밤 10시까지 술집을 돌아다녔다고 한 거다. 그는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던 듯 하다. 

 

경찰은 치정에 의한 살인이 아닐까 릴리안 부부의 관계를 묻고 또 파헤치면서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바뀐다. 즉 바버 씨가 술집에서 만난 어떤 여성과 꽤 친밀한 관계였으며 그 여자의 약혼자가 잡힌 것이다. 릴리안은 다른 살인 용의자가 나와 그에게 죄를 전가시키기를 바라고, 당연히 죄를 지은 사람이 고백하고 무죄인 소년이 감옥에 갇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프랜시스가 서로 갈등한다. 

 

여기에서 릴리안은 꽤 계산적인 여성으로 보인다. 프랜시스가 같은 여성 취향을 가졌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 같았다. 순진한 프랜시스가 넘어간 것처럼 보였다. 또한 바버 씨가 생명보험을 들었다는 사실 또한 경찰에 의해 나중에 밝혀지는데 그것 또한 계산에 넣지 않았나 싶다. 바버 씨와 헤어지고 싶었으나 방법을 찾지 못했는데 마침 프랜시스가 자기를 좋아하는 듯 하여 그걸 이용했던 거다. 그리고 릴리안은 남편 레너드가 바람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든 게 릴리안의 계산대로 흘러가는 듯 했다. 프랜시스가 그토록 사랑했던 릴리안이 믿을 수 없어졌다. 사랑은 이처럼 순간에 식기도 한다는 것을. 릴리안과 프랜시스가 저지른 범죄가 밝혀지지 않기를 바랐으나 다른 한편으로 릴리안의 치밀한 계획에 혀를 내둘렀다. 프랜시스는 레너드와 사이가 좋지 못했으나 그래도 그가 죽은 건 안타까웠다. 한 사람의 소중한 목숨이, 레너드의 부모와 형 등 가족이 느낄 상실감때문에 괴로워했다. 

 

두꺼운 소설임에도 정신없이 소설의 내용에 빠졌던 듯 하다. 프랜시스와 릴리안이 저지른 범죄의 내용은 밝혀질까. 바버 씨를 죽였다는 많은 상황들에 갇힌 죄없는 소년은 어떻게 될 것인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었다. 법정은 그 소년에게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프랜시스가 경찰에 찾아가지는 않을까. 릴리안이 자기의 죄를 과연 고백할까. 프랜시스와 릴리안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수많은 의문으로 소설의 마지막까지 긴장을 감출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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