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알고 있다 다카노 시리즈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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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의 『숲은 알고 있다』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숲은 알고 있다』에 이어 『워터 게임』으로 이어지는 다카노 시리즈 두 번째로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즉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다카노의 스파이가 되는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다카노는 스파이 훈련을 받는 열일곱 살의 예비 요원으로서 평소에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살아간다. 외워야 할 사항들을 외우고 사건으로 첩보 활동의 일환으로 미리 만나야 할 사람과 친해져야 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다카노는 친모가 다섯 살의 그와 동생과 함께 집에 방치되어 있었다. 작가는 일본에서 실제 일어났던 오사카 아동 방치 사건을 보고 이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자고 결심했다. 다카노는 어머니가 창문과 문에 테이프를 붙여놓고 방치해 동생은 죽고 살아남은 아이였다. AN 통신에서는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골라 첩보활동을 하는 예비 요원으로 길러왔다. 나란토라는 섬에서 야나기와 함께 예비 첩보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AN요원이 18세가 되면 첩보원으로서 가슴에 폭탄을 심어 놓고 35살이 될 때까지 그들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매일 보고를 하지 않으면 폭탄은 터지게 장치되어 있고 서른다섯 살이 넘으면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일본 배우 후지와라 다쓰야와 한국 배우 한효주와 변요한이 출연한 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때문에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을 작품으로 생각된다. 변요한이 맡은 데이비드 김은 다카노가 파리에서 예비 임무를 수행할 때 기숙사에 다녀간 흔적이 보이는 한국인으로 다카노와 함께 많은 사건에서 부딪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부모가 없는 다카노 가즈히코는 오키나와 나란토의 고등학교에 다닐 때도 도모코 아줌마의 도움을 받는다. 나란토로 오기 전에도 후미코의 보살핌을 받았는데 그가 첩보 요원으로 길러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어머니같은 애정을 갖고 있다. 다카노가 겪은 일들을 다 알고 있는 가자마 다케시는 그가 그 고통속에서 벗어나게 도움을 주는 존재다.

 

 

 

친구 야나기 또한 AN통신의 예비 첩보요원이었으나 활동중 중요한 정보를 훔쳐 달아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야나기가 써 둔 편지를 발견하고 야나기를 도와야 할지, 이것 또한 첩보 요원으로서의 시험을 당하는 건 아닌지 염려가 되었다. 

 

현재의 다카노를 있게 한 인물이 가자마라고 할 수도 있다. 가자마는 다카노가 과거의 기억때문에 괴로워할때 이렇게 말했다.

 

사는 게 괴로우면 언제든 죽어도 좋아! 하지만 생각해봐! 오늘 죽든 내일 죽든 별로 다를 게 없어! 그렇다면 오늘 하루만이라도 좋아 ..... 단 하루만이라도 살아봐! 그리고 그날을 살아내면, 또 하루만 시도해보는거야. 네가 두려워서 견딜 수 없는 것에서는 평생 도망칠 수 없어. 그렇지만 하루뿐이면, 단 하루뿐이면, 너도 견딜 수 있어. 넌 지금까지도 그걸 견뎌냈어. 하루야. 단 하루라도 좋으니 살아봐! 내가 지킨다! 넌 내가 반드시 지켜!. (326~327페이지)

 

비정한 첩보원의 세계이지만 가자마라는 인물을 내세워 살라고 간절하게 말하는 부분이 작가의 메시지였다. 어떻게든 살아내라고 울분을 토하듯 말하는 가자마의 외침이 다카노의 마음을 움직였다. 다카노는 나란토 섬에서 만난 시오리에게도 그 말을 전해주는데 시오리 또한 살아갈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첩보 소설임에도 휴머니즘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었다. 다카노에게도 가자마의 말 때문에 살아갈 용기를 얻었고, 상처를 가득 안고 의연한 척 하는 어린 다카노를 엄마의 품처럼 지켜주었던 것도 후미코였다. 후미코는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늘 가자마에게 다카노의 안부를 묻는다. 열여덟 살이 되어 정식으로 임무를 받을때 성공했는지 그 한 마디만 전해달라는 마음에서 모성이 느껴졌다.

 

첩보 요원이 나오는 소설이라 꽤 박진감이 넘치고 인간적인 면이 강조되었다. 이는 요시다 슈이치 소설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쓴 소설이 첩보요원들의 활동을 나타냈다고 하더라고 기저엔 휴머니즘이 바탕이 되어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의 프리퀄에 해당되는 작품이어서 그 다음 이야기가 될 시리즈의 첫 편인 소설이 무척 궁금해진다. 『숲은 알고 있다』에서부터 거론되었던 상하수도 사업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 『워터 게임』도 읽고 싶다. 모든 시리즈는 함께 읽어주어야 제맛이므로. 그 다음 이야기들이 기대되는 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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