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 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7
편혜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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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꾸준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어왔다. 내가 알지 못했던 작가의 작품을, 혹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읽는 즐거움을 누렸다. 이 책은 젊은작가상 1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출간해 온 제1회부터 제9회까지의 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7편이 수록된 특별판이다.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으니 기억이 나지 않은건지 읽지 않은건지 생소한 작품들도 보였다. 


수록된 작품은 편혜영의 「저녁의 구애」, 김애란의 「물속 골리앗」, 손보미의 「폭우」, 이장욱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 황정은의 「상류엔 맹금류」,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 강화길의 「호수-다른 사람」이다.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으며 생각한 건 역시나 그때도 백 퍼센트 이해하지 못했던 소설은 지금도 백 퍼센트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설을 재독하는 사람들은 좋은 작품을 다시 읽고 감동을 받고 싶기때문이다. 이번에 김애란의 「물속 골리앗」을 다시 읽으면서 느낀 건 그때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꼈다. 장기간의 장마는 모든 것을 물 속에 가둔다. 언제나 불이 더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물 또한 더 무서운 존재라는 걸 알았다. 쉬지 않고 내리는 물 속에 잠긴 아파트를 상상해 보았다.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이나 자기가 살고 있는 층 아래까지 물이 차올라 죽은 엄마를 꽁꽁 싸매어 문으로 만든 배 위에 올려 물 위를 움직이는 느낌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모든 것이 물에 잠기고 살아있는 생명체라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가 느꼈을 두려움과 허망함에 떨림을 감출 수 없었다. 


이번에 특별하게 읽은 작품은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와 이장욱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다. 우리는 소멸된 어떤 것들을 향하여 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조선의 마지막 황세손인 이구를 바라보는 건축과 혁명에 대한 생각들의 경계를. 그리고 호수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두려움을. 그러고보면 「호수-다른 사람」 또한 상실된 것을 향한 물의 두려움과 사람에 대한 두려움인가.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사람처럼 많은 영향력을 주는 것도 없으니. 편혜영의 「저녁의 구애」에서는 십 년도 전에 연락을 끊었던 친구에게서 온 전화. 장례식장에 화환을 가지고 출발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말했다. 누군가의 생명이 오늘내일 할 거라고 장례식에 쓸 화환을 준비해달라는 사람은 어떤 이 일까. 그걸 지켜보기 싫어 장례식장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맴도는 주인공을 바라보며 과거의 어떤 기억을 떠올렸다.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떠났으나 어쩐 일인지 긿을 잃어 계속 헤매고 돌아다녔던 일을. 그리고 돌아가신 다음에야 길을 찾아 장례식장으로 향했었던 일을. 누군가 죽기를 기다리고 있는 자신과 타인들이 어이없어 헤어지겠다고 생각했던 여자한테 전화를 거는 김. 죽음이 주는 황망함에 구애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강화길의 「호수-다른 사람」은 폭력 피해자가 폭력 가해자와 호수에서 마주선 감정들을 말하고 있다. 폭력에 대하여는 문학작품 속에서 자주 문제시되고 있다. 친구가 사고를 당했던 날 저녁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추궁을 하는 친구의 연인과 길을 걸으며 역시나 데이트 폭력을 일삼았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예의바르고 분위기를 이끄는 남자였지만 그 예의바름에서 나오는 불편함을 느꼈었다. 그 남자와의 동행은 역시 불편했다. 마지막 결말이 무엇인가 한참을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것이 맞는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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