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악센트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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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똑같은 일상을 지내다보면 지겹다고 표현한다. 일상이 지겨울 때 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다. 나 같은 경우 내가 사는 도시를 떠나 여행을 하게 된다. 금요일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출발해 일요일 오후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일상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지내다 오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다. 그렇다고 여행지에서 어떤 특별한 것들을 경험하지는 않는다. 함께 간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해먹거나 사먹고 근처 가고 싶었던 곳들을 찾아 산책한다. 때로는 예쁜 카페가 될 수도 있겠고 때로는 은행나무 길이다. 또는 할 일 없이 바닷가를 거닐기도 한다.

 

단조로운 일상에서 다른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책이다. 마쓰우라 야타로의 책을 처음 읽는데 굉장히 사분사분하다. 여성 작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정한 언어로 우리를 일상의 악센트로 안내한다. 그것은 여행이 될 수도 있겠고,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람과의 교제를 통해 일상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말하고 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것에서부터 나다움 혹은 누군가를 위한 마음의 정돈까지 아우를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너그러운 마음의 눈으로 내 안을 들여다보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근사한 부분이나 자랑할 만한 모습, 숨어있던 다양한 면모가 보인다. 모두 얼핏 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33페이지)

 

 

사실 별 특별할 것 없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분사분한 언어로 말하는 그의 글에서 특별한 느낌들을 받는다. 가만가만히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 하다. 보통의 날들에서 누군가가 건네는 따스한 말 한마디에 감동을 받는 것처럼 이 책은 독자들에게 편지를 보내듯 쓰여진 글이다. 즉 그의 마음의 표현이라고 해도 될까.

 

여행을 하면 바쁜 일상을 잊고 나다움을 되찾을 수 있다.

 

여행은 나를 되살린다. (48페이지)

 

 

잘 듣는다는 것은 감동을 잘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내가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더라도 작은 부분에서 감동해주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계속 하게 된다. 심지어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긍정하는 자세로 들어주기 때문에 껄끄럽지 않고 안심이 된다. (78페이지)

 

언젠가부터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기 보다는 내 말을 더 많이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 뒤부터 말을 자제하고 누군가에게 귀 기울이고자 노력했다. 저자는 잘 듣는 것에 대한 말을 했다. 작은 부분에 감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한다고 서운해하지 말 것이며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했다.

 

언어를 쓰는 것은 마음을 쓰는 것이라도 늘 생각한다. 평소 당연하게 사용하는 말에 얼마나 마음이 움직일 수 있을까. 내용이 어떻든 들으면 기쁠지 슬플지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까.

말 한마디로 사람은 하늘을 날 수도 있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언어를 쓸 때는 조금 더 마음을 써야 한다. 정중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93페이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살면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배는 근사해 보인다. (121페이지)

 

사실 어디에선가 자주 읽어왔던 말들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별다른 생각없이 했던 말들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입장을 바꾸어 말하다보면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할 필요도 없고 배려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다.

 

자신을 바꾸고 싶다면,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사고방식과 습관을 배우고 듬뿍 받아들여야 한다.

용기를 내 지금 있는 안전권에서 뛰쳐나올 것. 처음에는 고독해도 새로운 인간관계가 생기면 생각하는 법뿐 아니라 시간 사용법이나 돈 쓰는 법 등 습관까지 바뀌어 훨씬 세련되어진 자신을 느낄 수 있다. (188페이지) 

 

포켓북처럼 작은 사이즈의 책이다. 글 또한 짧아 가방에 넣고 다니며 어느 장소에서든 펼쳐볼 수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에 울적할 때나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펼쳐보기 좋은 책이다. 역사 책이나 무거운 주제를 가진 책을 읽다가 머리를 식힐 때 유용할 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글이 매우 단정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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