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몬태나 특급열차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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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작품을 제대로 알기란 힘들다. 모든 사람이 말하는 좋은 작품이 내게는 아닐수도 있기 때문이다. 취향의 차이도 존재하고, 그 책을 읽을 때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자주 하는 말 중에 내가 책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책이 나를 선택한다,라는 거다. 책이 나에게로 오는 것이다. 그동안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책을 몇 권 읽었지만 무척 좋다고 여기지 못했다. 이 책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에서야 비로소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매력을 발견했다. 그동안 읽어왔던 작품들에게 내가 마음을 열지 않았던 탓일까.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는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작품이 일본에서 꽤 많은 인기를 얻었고, 말년에 일본과 몬태나를 오가며 쓴 글을 모은 작품이다. 이 작품이 출간된지 얼마되지 않아 권총으로 자살해 유명을 달리했다.

 

작가가 말년에 느꼈을 미국과 일본의 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두 나라가 가진 차이점들을 짧은 소설로 엮은 것이다. 일본 작가의 작품 속에서 드러난 일본 여성들의 이야기에서 그 시절에 느꼈을 일본의 사회상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들어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에서 일본 여성의 정조관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미국인 젊은 남자와 일본 여성이 만나 연인관계로 발전했을 때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말했다.

 

그 이야기 속에서 보통의 연인 사이와 함께 산다는 것의 차이점을 말하는데 어쩐지 씁쓸해졌다. 더 많이 사랑한 사람의 마음이 안타까웠달까. 남자의 집에 갈때면 늘 그의 칫솔을 썼던 일본 여성이 자기 칫솔을 욕실에 가져다 두었을때 그게 싫었던 남자의 행동. 기쁜 마음으로 욕실에 들어가 한참을 나오지 못했던 여성의 슬픔이 느껴져서였다. 이것 또한 하나의 이별의 방법일텐데 그 여성이 느꼈던 감정의 무게가 얼마나 컸을까.

 

 

 

옛날 옛적에 살기 위해 오십 개 단어만 써야 하는 난쟁이 기사가 있었는데, 그만 단어를 순식간에 다 써버렸다. 이제 그에게는 갑옷을 입고 재빨리 검은색 말에 올라타 불이 잘 붙는 숲으로 들어가서 영원히 사라져버릴 만큼의 시간만 남게 되었다. (171페이지, 「추운 왕국 기업」 전문)

 

131편으로 된 단편소설은 꽤 짧다. 에세이처럼 읽혀지기도 했다. 그만큼 작가의 마음속 이야기가 편안하게 쓰여 있었다.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도 있어 답답했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편안하게 읽혀졌을 수도 있다. 힘을 뺀 이야기라서 좋게 느꼈다고 할 수도 있다.

 

 

 

많은 작가들이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작품을 꼽았다고 했다. 그의 작품에 대한 매력을 여태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 작품은 정말 좋았다. 내가 제대로 그의 작품에 매력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처럼 한 작가를 만나는 것도 어떠한 계기가 필요한 것 같다. 그동안 좋다고 여기지 못했던 책들을 제대로 읽어야 겠다, 생각한 계기가 되었다. 왜 많은 작가들이 그의 이름을 말했는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번역자 김성곤의 말처럼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작품을 읽고 싶거든 이 작품을 먼저 읽고 과거의 작품들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비로소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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