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으며 넷플릭스로 <심야식당> 시리즈를 보았다. 20여분의 짧은 에피소드를 그린 드라마여서 연이어 대여섯 편을 보았던 것 같다. 우리나라 배우인 고아성이 나오는 부분까지 보았는데 그 유명한 오다기리 죠도 나와 무척 반가웠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 각자의 사연들이 모여 드라마가 되었다. 오래전에 가족들이 다 함께 갔던 일본에 대한 이야기, 최근 계획했다가 미끄러진 오사카, 교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투리에 대한 이야기도 했는데 일본 유명한 코미디언들이 오사카 출신이 많아 오사카 사투리를 배운다는 말을 하며 웃었었다.
최근에 『여탕에서 생긴 일』을 읽고 마스다 미리의 매력에 빠졌었는데, 이번엔 작가의 고향 오사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일본에서는 꽤 구분지어지는 오사카 사투리와 오사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듯 했다.
만화가 겸 에세이스트라 책 중간에 그림이 수록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한다. 한신 타이거스의 경기가 있을 때 강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의 에피소드. 예를 들어 '가탈지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저자는 어떤 부분에서만 쓰는데 반해 아버지는 다양한 상황에서 이 말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전라도의 '거시기'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것 같아 슬며시 미소를 짓게 한다. 사실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 말을 사용해서 그렇지 '거시기'라는 말을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다. 물론 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이 아니어서 그렇지 나보다 더 나이가 있는 연배에서는 자주 사용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가 전라도 사람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외국문학 작품을 읽을 때 사투리가 나올 경우 번역을 하는데 있어 전라도 사투리로 되어 있으면 정말 불편하다. 이는 경상도에 거주하는 분들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전에 꽤 가깝게 지냈던 작가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으니까.
이런 경우는 거의 비슷한지 마스다 미리도 표현을 했다. 굳이 오사카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으며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고 한 점이다. 친한 후배가 제주 출신인데 평상시에는 제주 사투리를 전혀 쓰지 않아 몰랐다. 함께 제주 여행을 갔을 때 밤늦게 택시를 타고 어딘가를 가는데 택시 기사님과 제주 말씨로 대화를 나누니 어딘가로 팔리지는 않겠더라. 안심이 되었달까. 뭐 누가 우리 팔지도 않겠지만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가위바위보'가 일본어로 '장켄'이라는 걸 몰랐다. 표준어가 장켄인데 오사카에서는 '인장'이라고 부른단다. 작가 또한 도쿄에 올때까지 인장이 전국 공통어인 줄 알았다고 했다. 손을 내밀 때도 '장켄 퐁'이라고 한다나. 그러고보면 어렸을적 동네 어르신들이 일본어와 일본식 표현을 꽤 많이 사용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렸을적 친구들과 가위바위보를 할때 정확한 표현인줄은 모르겠지만 '장켄 포시'라고 했던 것 같다.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를 읽어보니 '장켄 포이'를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오사카를 다녀온 후에 이 책을 읽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사카의 매력이 드러난 에세이였다. 이응으로 시작된 에세이가 세 권 출간되었는데, 『여탕에서 생긴 일』,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 그 다음 작품이 『엄마라는 여자』라고 한다. 비채에서 『아빠라는 남자』 까지 출간 예정이라고 하니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를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