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네가 나를 그리워했으면 좋겠다
그림은 지음 / 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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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하고 아파했던 일이 오래되어서 사랑의 상처를 잊은게 아닌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사랑이야기를 좋아하고, 설레는 건 아직도 사랑의 감정을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인가. 그림이 예뻐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사랑의 감정이야 어느 누구에게도 비슷한 감정일테고, 사랑의 상처 또한 그렇지 않을까.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을 그리워하는 감정들을 담은 에세이다. 헤어진지 얼마되지 않았을때는 상처가 너무 커 헤어진 상대방이 미워 쳐다보기도 싫을테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면 함께 했던 시간들을 복기하게 된다. 좋았던 기억들만 남게 되는 건 무슨 이유인가. 그래서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에서 되돌아갈 수 있는 날이 단 하루라도 생긴다면

나는 그날로 돌아가 너와 함께하고 싶다. (31페이지)

 

아무리 지난날이 아름다웠다 되새겨도

문득 그날의 상처가, 그날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때가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은 아름답게 변해도

추억이 색색이 고운 빛깔의 옷을 입어도

 

가슴은 그날의 아픔을 기억한다. (63페이지)

 

 

목하 이별중인 작가의 그림에서 상처와 아픔이 그대로 보인다.

사랑의 상처가 온 몸에 그어져 그 흔적이 남아 괴로워하는 여성.

마치 사랑을 잃고 헤매는 우리의 모습을 마주한 것만 같다.

 

그 시간들을 잊기 위해 가방을 챙겨 여행을 떠나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면 다시 씩씩하게 겁없이 사랑에 뛰어들거라,

앞으로 나아갈거라 다짐을 하기도 한다.

 

 

어쩌면 삶은 여행 가방과 같다. 등에 짊어지고 갈 수 있는 가방의 크기는 정해져 있다. 그것에 무엇을 담고 덜어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삶은 생각한 것과 다르게

때때로 방향을 잃거나 헤매기도 한다.

 

그럴 땐 더하기가 아닌 빼기.

내려놓기, 덜어내기. (82페이지)

 

 

사랑이 끝나고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나를 위로하는 친구들, 나를 지켜주는 사랑하는 가족들, 사랑이라는 가시에 찔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던 그림이 어느새 편안해졌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를 향한 그림, 얼마나 포근한가. 부모님에게 나는 언제나 어린 아이와도 같은 것. 그들의 보살핌을 받고, 아무 조건없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그 순간. 그 순간을 포착한 그림이 아닌가 싶다.

 

일생에 한번쯤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한번쯤은 상처주기도 한다.

 

이리저리 다친 모난 마음은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주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을 다치게 한다.

자신을 향한 가시가 많은 사람은

타인을 향해서도 가시를 세운다.

 

(중략)

 

누구도 아닌 지금의 자신을 위해

미워하는 마음은 버리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기를

자신의 가능성을 짓밟지 않기를 바란다.  (179페이지)

 

 

 

아마 우리는 죽을때까지 서툴지 않을까. 아무리 많은 시간을 살아왔다고 해도, 사람은 멀리 보지 못하기 때문에 서툴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 상처가 되는 말을 뱉어놓고 후회하고 다시 아파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는지도 모른다. 상처로 가득한 서툰 어른들을 어루만지는 글과 그림이었다. 현재 이별의 시간을 지내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야기라며 더욱더 공감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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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7 1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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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5 16: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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