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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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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손자들도 이 강에서 배를 탈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내 손자는 뉴욕에서 자라고 있어요. 그게 세상 이치인가봐. 하지만 가슴이 아프지. 우리 유전자가 민들레 홀씨처럼 그렇게 여기저기 흩어진다는 게.˝ 올리브는 잭의 여유로운 산보에 발맞추기 위해 천천히 걸어야 했다. 목이 마른데 물을 마시지 않는 것처럼 힘들었다. (472쪽)

[다시, 올리브]를 먼저 읽고도 한참이 지나 이책[올리브 키터리지]를 읽어야 겠다는 결심만 하고 또 하다가 드디어 읽었습니다. 하버드 대학을 나오고 부인이 나서서 대인관계를 내조하는 잭 케니슨과 그저 사람 좋은 헨리 키터리지의 키 크고 투명스러운 아내 올리브 키터리지의 작은 조우 이후에 어느날 강가 산책 중에 쓰러져 있는 잭 케니슨을 발견한 올리브의 이야기가 ‘강‘이라는 제목으로 [올리브 키터리지]의 맨마지막을 장식합니다. 그리고 [다시, 올리브]는 5개월 전 아내를 잃은 잭 케니슨과 그보다 더 일찍 남편을 요양원에서 잃은 올리브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첫번째 단편 ‘약국‘은 헨리 키터리지의 이야기 입니다. 오랫동안 이웃 마을에서 약사로 일했던 헨리가 등장하고 사춘기의 아들 크리스토퍼와 주로 7학년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던 아내 올리브가 등장합니다. 헨리의 약국에 새로 들어온 스물두 살의 데니즈 시보도의 남편 이름 역시 ‘헨리‘였기에 데니즈의 출근길 아침이면 두 ‘헨리‘가 서로 인사를 하며 데니즈를 인수인계하듯 농담을 던지는 평온하고 즐거운 나날들이 있었고, 남편 헨리 시보도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힘들어하던 데니즈가 결국 텍사스로 떠나 시간은 이십 년이 흘렀습니다. 한편 키터리지 부부는 법적 관계는 유지하지만 서로 간에 떨림이 없고, 하나뿐인 아들이 고향에 터를 잡고 손자, 손녀를 보며 살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으나 어느날 결혼을 한 아들은 며느리 수잔과 함께 고향의 반대편 도시로 떠나버림으로서 깨져버립니다. 또한 부부는 각자에게 두근거리는 상대가 있었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으나 서로에게 끝내 말을 하지 않습니다.

올리브 키터리지를 중심으로 한 단편들도 있고, 올리브가 근무했던 학교의 학생들이 성인이 되고 교편을 잡고 있던 선생님의 나이에 이르러 고향을 방문하거나 여전히 고향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웃들의 이야기 속에 털어놓는 올리브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자식의 끔찍한 범죄행위로 어쩌면 자신보다 더 불우한 삶을 살아갈 것 이라고 생각해 방문한 이웃집에서 자신보다 더 곱게 나이드는 모습의 루이즈 라킨을 발견한 올리브가 사람 속 뒤집는 말로 상대방의 가면을 벗겨내 발작에 가까운 욕 한 바가지를 들으며 내심 안심하는 모습을 보며 기존에 수 많은 작품속 캐릭터들과는 사뭇 다른 인물이라 놀라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합니다. 욕망과 편견, 후회와 두려움을 적날하게 드러내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식 표현력이 작품 안에 디테일을 살리고 이야기가 스스로 뻗어나가 뿌리내리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후속작을 먼저 읽은 덕분에 전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미래를 아는 듯한 착각 속에서 나름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처럼 원인들을 찾는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2009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올리브 키터리지], 심사위원들 조차 ˝퉁명스럽고 허점이 많으면서도 매혹적인 인물 올리브가 있고, 독자의 정서에 진하게 호소하는 세련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그동안 만나 보지 못했던 개성 넘치는 전직 수학 교사이자 속의 말을 숨기지 못하는 올리브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리브키터리지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소설 #권상미_옮김
#문학동네 #퓰리처상수상작 #책추천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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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17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올리브 키터리지는 세 번 읽고 다시 올리브는 사두고 초반 읽다가 정지 상태로 두었어요. 다시 올리브를 다시 펼쳐야겠어요. 현준아님과 반대방향이네요.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

현준아사랑해 2021-10-19 16:00   좋아요 1 | URL
좋게 봐 주시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읽고 조금이라도 기억에 남기기 위해 리뷰 남기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려고 계획은 세웠습니다만 실천은 언제일지...

즐거운 오늘 보내세요~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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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물론 - 인터뷰와 지도제작
릭 돌피언.이리스 반 데어 튠 지음, 박준영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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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합니다. 전 [신유물론 : 인터뷰와 지도제작]이라는 제목을 보고 고고학, 역사적 유물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신유물론에 관한 한 최초의 책‘이라는 문장에 꽂혀 바로 읽어보겠다! 선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옮긴이의 서문을 읽으며 결코 이책이 예상했던 책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선 유물론(Materialism)을 검색해 보니 ‘물질을 제1차적ㆍ근본적인 실재로 생각하고, 마음이나 정신을 부차적ㆍ파생적인 것으로 보는 철학설‘이라는 사전적 설명이 나옵니다. 즉 물질(사람으로 치면 육체)이 있어야 정신 또는 마음도 있을 수 있다는 철학사상이며 여기에 ‘New‘가 붙은 이책[신유물론]은 새로운 유물론에 관한 네 명의 철학자(로지 브라이도티, 마누엘 데란다, 카렌 바라드, 퀑탱 메이야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신유물론을 기반으로 한 현대철학이론들을 알아가는 것으로 1부는 1장 서문을 포함해 5장까지 인터뷰 내용으로 채워져 있으며, 2부 지도제작은 각 이론들의 Cartographies(계보학)를 위한 분야별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첫번째 로지 브라이도티와의 인터뷰에선 조르주 캉길렘, 미셸 푸고, 들뢰즈와 같은 유물론자들의 계보를 잇는 로지 브라이도티의 철학이 신(페미니즘적) 유물론과의 연계 된 사상에 필요한 견해들이 펼쳐지며, 성(sex)와 젠더(Gender)의 이분법을 횡단하는 개념인 섹슈얼리티를 페미니즘 아젠다 안으로 재기입하는 ‘프랑스 페미니즘‘에 대한 토론이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마누엘 데란다의 경우 보다 물질세계를 중심으로 하는 형태발생론 안에서 신유물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면 카렌 바라드는 ‘행위 실재론‘이라는 획기적 측면을 따라 새로운 페미니즘 이론과 양자물리학을 결합해 물질과 의미의 얽힘에 대한 ‘존재-인식론‘을 도출하여 물질의 개념을 위한 토대를 마련합니다. 인터뷰이의 질문을 통해 ‘신유물론‘이라는 용어가 마뉴엘 데란다와 로지 브라이도티에 의해 1990년대 후반에 만들어졌으며 ‘어째서 정신이 언제나 이미 물질인가를 보여주며, 어떻게 해서 질료가 필연적으로 정신에 속한 것인지, 그리고 어째서 자연과 문화가 언제나 이미 ‘자연문화‘인지를 보여준‘(65쪽)다는 정의를 내립니다. 마지막 퀑탱 메이야수 역시 데란다와 같이 존재론에 보다 관심을 가지며 신유물론의 또다른 측면(‘사변적 유물론‘)을 내세워 우발적 존재의 주체적 성질에 대한 이론을 설명합니다.

2부에 가서야 그래도 들어본 철학자, 작가들, 작품들이 등장합니다. 앞에 네 명의 인터뷰를 통해 신유물론의 태두리가 갖춰졌다면 다양한 연결들이 문화와 페미니즘과 계보를 그려나갑니다. 특히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서 ˝논점은 자연적 신체가 사회적 가치들을 함축하지 않는다거나 그것이 ‘전반적으로 가치하락된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언급 한 모이라 가텐스(207쪽)의 상호작용적 고리에 관한 선언이 인상 깊었습니다.

어려운 용어들과 낯선 이론들, 철학사상들과 개념들로 인해 본문을 읽고, 용어해설까지 읽고, 각주까지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있었지만 [신유물론]이라는 현대철학의 작은 조각을 만나 본 느낌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현대 사회의 일면을 가득 채운 페미니즘과 섹슈얼리즘의 차이를 배울 수 있었고 고전적인 철학이념에서 끊어졌던 관심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신유물론]은 충분한 마중물 역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정립해 가는 ‘신유물론의 전통‘을 목도할 기회가 주어진 점에 감사합니다. 철학, 문화이론, 페미니즘, 과학 연구, 예술과 문학작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신유물론‘에 관한 첫번째 연구서! 많은 분들이 함께 읽고 함께 새로운 파도를 맞기를 기대해 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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