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퍼펑크 - 어산지, 감시로부터의 자유를 말하다
줄리언 어산지 외 지음, 박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약자에게 프라이버시를, 강자에게 투명성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전체주의가 지배했던 『1984』 속 세계와 다름 없습니다. '텔레스크린'을 통해 사람들을 감시하는 빅 브라더는 더이상 충격적이거나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가 매일, 아니 매순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이 현실 속 '빅 브라더'가 아닐까요? 인터넷은 우리 자신도 잘 모르는 취향, 기억하지 못하는 사건, 거미줄처럼 엮어있는 관계에 대해 우리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항상 지켜보고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죠.

 

   '사이퍼펑크(Cypherpunk)'는 이렇게 매순간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의해 감시 당하고 있는 우리의 프라이버시와 자유를 지키기 위한 저항 운동의 하나 입니다. 원래 '펑크(punk)'에는 '저항'의 뜻이 담겨 있는데, 사이퍼펑크는 암호(cipher)와 펑크(punk)를 합성한 말로 2006년부터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사이퍼펑크' 운동가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특정 정보를 암호화하는 기술을 활용합니다. 이 암호화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얼마전 있었던 개인정보유출 사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암호화 기술은 적재적소에 쓰여야 합니다. 개인 정보는 철저하게 암호화해서 프라이버시를 지켜줘야 합니다. 반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공유해야 하는 정보도 있습니다. 위키리크스의 편집장인 줄리언 어산지가 공개해서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정부나 기관의 자료 같은 것들이 있죠. 이런 것들은 한 치의 숨김이나 거짓없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것들입니다.

   줄리언 어산지와 동료들은 사이퍼펑크 운동을 통해 약자에게는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강자들은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이퍼펑크』는 줄리언 어산지와 동료 3명의 토론을 담은 책으로 인터넷 세계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이 우리와 공유하고자 하는 것들, 우리가 맞서야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세계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낯선 용어와 인터페이스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런 것들이 오히려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시스템 속에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을 겁니다. 불가능한 일이죠. 물론 어떠한 시스템 안에서도 사람들은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는 없지만, 우리가 생물학적으로 진화해 온 자유, 그리고 문화적으로 익숙해진 자유마저 대부분 종적을 감추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령 20년 전의 자유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은(감시 국가가 이미 대부분의 자유를 없애 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사라들은 자유의 개념마저도 알 수 없을 겁니다) 이러한 시스템의 구조를 치밀하게 공부한 사람들뿐일 것입니다. 즉, 첨단 기술로 무장한 저항 엘리트만이 그러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이 바로 오페라하우스 안을 내달리는 똑똑한 쥐들입니다. (p.208)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이미 노출된 정보가 많아서 체념하고 사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사이퍼펑크 운동가들의 모토인 "약자에게 프라이버시를, 강자에게 투명성을."은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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