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몸에 지닌 것으로 결판이 난다.
자신을 위해 마련된 것도 아니고, 있을 곳이 일정하지도 않은 장소에서,
가족도 일도 없는, 자신의 과거나 미래와도 이어지지 않는 장소에서
그 며칠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머리와 마음과 몸과 가방 하나.
그 홀가분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 에쿠니 가오리의 『우는 어른』 p.116 ─

↑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의 버스 정류장
여행을 할 때 내 가방은 항상 부피가 큽니다.
커다란 DSLR에 이런 저런 책과 필기도구들,
혹시나 내릴지도 모르는 비를 위해 준비한 우산,
넉넉히 충전해둬야 마음까지 편한 각종 배터리와 여분의 메모리카드까지.
그런데 이런 나와는 달리 매우 홀가분하게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보입니다.
작은 가방 하나 크로스로 메고,
짝궁이랑 손 잡고 가볍게 흔들면서 걷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할 정도입니다.
다음 여행 때는 가방의 크기를 줄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