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엎어지고 자빠져도 덜 상처받도록
비장의 낙법을 연마하겠습니다.
지금 죽어도 개죽음이 되지 않도록
꿈에서조차 사람의 언어를 살아나겠습니다.
애인을 100명만 만들고
…… 술은 술보다 아름다운 사람들하고만 마시겠습니다.
투표는 반드시 하고
울면서 이민을 결심하지는 않겠습니다.
부자가 되겠다고 결심하지도 않겠습니다.
군대 면제와 위장 전입과 투기를 결심하지도 않겠습니다.
겨우 100만 부 팔리는 무협지 한 권만 쓰겠습니다.
그리고 그냥 너 나 없이 사람답게 살기를,
하느님답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새해 첫 인사 광야에서 올립니다.
날마다 좋은 날입니다.
─ 류근의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p.57~58 ─
새해엔 꼭 그렇게 해보도록 해요.
날마다 좋은 날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