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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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 옆의 그 사람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나요?
   다섯번째 결혼기념일 아침, 아내 에이미가 사라졌습니다. 아내가 사라진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 있고, 에이미의 것으로 보이는 핏자국까지 있습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에이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에이미는 무사한걸까요?
   에이미는 결혼기념일 때마다 남편 닉에게 보물찾기 문제를 던져줍니다. 닉은 에이미가 남겨놓은 단서를 따라 문제의 장소에 숨겨놓은 보물을 찾아야 하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에이미는 보물찾기 문제를 남겨뒀습니다. 에이미가 사라지기 전 남겨놓은 단서를 따라 닉과 경찰은 에이미의 흔적을 쫗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에이미가 남겨놓은 모든 단서들은 닉을 에이미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에이미의 부모님은 물론이고 여론까지 닉을 범인으로 의심합니다. 
   부모님이 쓴 동화책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주인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에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동경할만큼 완벽하고 사랑스러웠던 에이미, 닉은 그런 에이미와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겉으론 완벽해 보였던 닉과 에이미의 결혼생활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나를 찾아줘』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닉이 에이미를 죽인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나쁜 남편 닉이 부각되는 장면입니다. 아내가 사라졌는데도 닉은 다른 여자와 사진촬영을 하고 있고 사건 당일 알리바이도 없습니다. 게다가 자신보다 훨씬 어린 제자와 바람까지 피웠습니다. 하지만 닉은 알고 있습니다. 에이미가 일부러 자신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닉과 에이미가 번갈아 가며 화자로 등장해 그들의 결혼생활을 들려주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왜 에이미가 이토록 잔인한 계획을 세웠는지 이해가 갈 정도로 닉은 나쁜 남편입니다.
   두번째는 완벽하게 세웠던 에이미의 계획이 누군가의 배신으로 틀어지면서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마침 닉도 지금 자신의 경우처럼 과거에 에이미에게 당했던 사람들을 만나며 반격의 기회를 잡게 됩니다. 또 자신에게 호의적인 방송을 활용해 에이미에게 돌아오라고 신호를 보내기도 합니다.
   세번째 이야기에서는 마침내 이 모든 연극을 끝내고 영웅처럼 에이미가 돌아옵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닉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다른 반전이 시작됩니다.

   분량이 꽤 되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참 흥미롭습니다. 그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장르소설들의 전개방식만 따랐다면 이내 지겨워졌을텐데, 똑같은 상황을 두고도 서로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가 있어서 더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흔히 내 아내, 내 남편, 내 가족, 내 친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잘 알고 있는 걸까요? 그 사람이 속으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는지도 알고 있나요?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쿨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작가는 '쿨한 여자'에 대한 남자들의 환상을 꼬집어 주고 있습니다. 정작 남자들은 쿨하지 않으면서 왜 여자들은 쿨하길 바라는 걸까요?

   『나를 찾아줘』는 '2013 에드거 상' 후보에 오르며 이미 리즈 위더스푼과 데이비드 핀처의 주목을 받으며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매력적이지만 치명적이기까지 한 두 주인공 역할을 누가 맡게 될지도 사뭇 궁금해집니다.


2013. 04. 21.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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