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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지금 아침 9시를 살고 있습니다!
2013년 새해가 되면서 다짐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내 인생에서 아침 9시를 살고 있으니, 편안하게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잠들려면 예전보다 더 부지런해져야 하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침 9시는 그런 시간이잖아요.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간,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정신없고 부산스럽지만 그 어느 때보다 깔끔한 시간이죠.
이런 다짐들로 2013년을 시작했기 때문에 무무(木木)의 『오늘, 뺄셈』이 가슴으로는 와닿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매일 무언가를 더하고, 더하며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빼고 훌훌 털어버리면 마음이 편할 것도 같았지만 선뜻 실천하기는 어려웠다고나 할까요. 그 마음을 버릴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뺄셈』을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느긋해짐을 느꼈습니다.
『오늘, 뺄셈』에는 이렇듯 무언가를 더 더하지 못해 안달복달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47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저자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는 이야기도 있고,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지만 저자의 이야기로 각색된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나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면, 폭풍우치는 밤에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폭풍우치는 밤, 당신은 2인승 자동차를 타고 갑니다. 그런데 생명이 위급한 사람이 한 명 있고, 당신의 은인이었던 의사가 또 한 명 있고, 마지막으로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가 한 명 있습니다. 당신은 자동차에 누구를 태울건가요?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고민하는 분들은 많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의사에게 자동차 키를 넘겨주고 생명이 위급한 사람과 함께 떠나라고 한 뒤, 당신은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폭풍우치는 밤을 보내면 됩니다. 이 이야기에서 적용할 수 있는 뺄셈의 법칙은 아주 간단합니다. 현재 자신이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기만 하면 간단하게 해결되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각자의 스펙을 더욱더 단단하게 쌓기 위해, 경쟁자보다 한발 더 앞서 나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없습니다. 대신 자신을 낮춰 상대를 돋보이게 하고 결국 자신까지 빛나게 만드는 사람들, 바로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잠시 쉴 수 있는 나무 그늘을 만납니다!
무무(木木)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나무를 닮은 사람입니다. 『오늘, 뺄셈』을 읽다보면 저자에게 꼭 어울리는 필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뺄셈』도, 나무도 우리에게 휴식을 선사해 줍니다. 매일 무언가를 더하며 바쁘게 산 당신이라면, 설사 내려놓지는 못하더라도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나무 그늘에 누워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해 보세요.
삶은 마치 수학과도 같아서 덧셈을 배울 때 뺄셈까지 함께 배워야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덧셈만을 반복하려들 뿐 뺄셈을 활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뺄셈은 우리에게 마음의 과 귀를 열어주므로, 스스로를 보다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p.32)
'어제'가 이미 쓴 돈이고 '내일'이 아직 은행에서 찾지도 않은 돈이라면 '오늘'은 가장 가치가 높은 '수중의 현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이라는 현금을 아낀다고 해서 인생 계좌의 잔액이 늘어나는 일은 없다. 자정이 지나면 아무 곳에도 쓰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사라지는 현금이 바로 '오늘'일 수도 있는 것이다. (p.47)
2013. 02. 25. by 뒷북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