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아직 99℃, 그러나 함께 일어서면 반드시 100℃로 끓어오를 수 있다! 
   최근 자주 접하게 되는 말이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정당한 대가를 치뤄라는 것이다. 우석훈은 실업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토익 책을 덮고 짱돌을 들고 광장으로 나가라고 했고(『88만원 세대』), 유시민은 우리가 얻은 민주주의는 우리 스스로가 쟁취한 것이 아니니 대가를 치뤄야 한다고 했으며(『후불제 민주주의』), 한홍구 또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각자 준비하라고 했다. (『특강 :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몰려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더 독려하고 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단 말인가? (혹 어떤 이들은 음모론을 주장하며 배후를 대라고 할지도 모른다.)

   "물은 100도씨가 되면 끓는다네. 그래서 온도계를 넣어보면 불을 얼마나 더 때야 할지, 언제쯤 끓을지 알 수가 있지. 하지만 사람의 온도는 잴 수가 없어. 지금 몇도인지, 얼마나 더 불을 때야 하는지. 그래서 불을 때다가 지레 겁을 먹기도 하고 원래 안 끓는 거야 하며 포기를 하지. 하지만 사람도 100도씨가 되면 분명히 끓어.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네."
   "그렇다 해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남지 않습니까? 선생님은 어떻게 수십년을 버텨내셨습니까?
   "나라고 왜 흔들리지 않았겠나. 다만 그럴 때마다 지금이 99도다… 그렇게 믿어야지. 99도에서 그만두면 너무 아깝잖아." (p92~93)

한사람의 열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
   우리는 그 답을 최규석의 『100℃』에서 찾을 수 있다. 물이 끓으려면 100℃가 돼야 한다. 99℃에서는 절대 끓을 수 없다. 지금 우리가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는 99℃까지 온도가 올랐지만, 아직 1℃가 모자라서 끓을 수가 없단다. 그렇다면 그 1℃를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 함께 아궁이에다가 부채질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 더운 날 한명이 희생해서 부채질 10번 하면 되지 굳이 모든 사람이 나갈 필요가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혼자서 부채질 10번 하는 것보다 열명이 모여 한번씩 부채질 하는 것이 훨씬 낫다. 왜냐하면 혼자서 부채질을 하다보면 처음의 세기와 나중의 세기가 달라질테니까. 
   그는 "한사람의 열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을 강조하고 있다. 1987년 6월민주항쟁이 일어났을 때도 그랬다. 학생들이 아무리 화염병을 던지고 시위를 해도 국가는 꿈쩍하지 않았다. 그런데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과 이한열 사망 사건이 터지면서 전국민이 6월 항쟁에 참여했고, 그때서야 노태우 전 대통령이 6ㆍ29 선언을 하며 대통령 직선제로 개헌을 했다.
   지난해 6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수없이 광장에 나갔지만 어느 것하나 우리 뜻대로 해결된 것이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데도 국회에서는 날치기도 모자라 대리투표까지 해가며 언론악법을 통과시켰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는 우리의 뜻조차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을 막으려면 모두 함께 일어설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정부의 편에 서 있을 것이고, 어떤 이들은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할지도 모른다. 또 어떤 이들은 이렇게해서 과연 바꿀 수 있을까 방관하고 있을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어느 편에 서야할지 몰라서 방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이들이 우리 현대사와 민주주의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함께하지 않을까?
   저자 최규석은 1977년생이다. 그는 1987년 6월민주항쟁 당시 겨우 초등학생이었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와 나는 역사의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현대사 교육을 제대로 받은 것도 아니다. 지금은 국사 교과서에서 현대사 비중이 높아졌지만, 우리 때는 비중도 얼마되지 않았고 그나마 대충 훑어보고 지나가는 정도였다. 그러니 모를 수 밖에. 우리 역사는 분명 말해주고 있다. 모두 함께한다면 우리의 뜻을 전할 수 있다고 말이다.
   저자는 6월민주항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원래 이 책은 중고생들의 현대사 수업 보충교재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이 많다. 그러나 현대사는 학생뿐만이 아니라 우리들도 함께 꾸준히 알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도 역사는 흘러가고 있으니까. 그러니 이 책을 비롯해 다른 현대사 관련 책들도 함께 읽어보길 바란다.

09-99. 『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2009/07/21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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