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실의 바다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10편의 단편들, To be continued!
   '툭' 튀어 나오는 것이 아닌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공포에 마치 중독이라도 된 듯 온다 리쿠에 푹 빠져 살았던 때가 있었다. 당시 일본에서는 꽤 많은 작품을 발표했지만,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은 몇 권뿐이라 아쉬웠다. 나같은 독자가 많았던 것일까. 어느 순간부터 그녀의 작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미 그녀의 마니아를 자청하며 전작주의를 결심한 나는 책이 나오기가 무섭게 읽었고, 그때마다 그녀는 결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다작을 한데다 연작소설이 많았던 탓인지 중복되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예전처럼 긴장감도 크지 않았다. SF 소설에서 긴장감이 떨어진다면 게임 끝 아닌가. 그때부터 컬렉션처럼 사두기만 하고 읽지는 않았다.
   『도서실의 바다』, 사실 책을 좋아하는 내게는 가장 흥미로운 제목이 아닐까. '온다 리쿠 마니아에게는 보석과도 같은 컬렉션'이라는데, 한때나마 그녀의 마니아를 자청한 독자로서 책장 깊숙이 꽂아 놓은 책을 꺼내 들었다.
   『도서실의 바다』에는 표제작인 「도서실의 바다」를 포함해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은 대부분 장편을 위한 예고편이거나 이미 발표된 소설의 번외편으로 쓰여졌다. 그래서 각 단편의 결말을 읽을 때마다 궁금증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폭된다.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또다른 작품을 읽어야 한다. 어쩌면 그녀는 탁월한 전략가일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온다 리쿠를 아직 못 만난 이에게는 입문서'라는 타이틀이 붙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니아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본편을 읽어서 그 긴장감을 다시 느끼기에는 이 짧은 단편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본편이 나오지 않은 예고편들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예고편 때문에 또다시 그녀에게 빠질지도 모른다.

09-54. 『도서실의 바다』2009/04/30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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