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만의 도시 책벌레만 아는 해외 걸작 1
헨리 빈터펠트 지음, 김정연 옮김, 채기수 그림 / 아롬주니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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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엄마 아빠 없이 살 수 있어?
   어릴적에 부모님이 외출하고 안 계시면 집안은 우리 차지였어요. 엄마 몰래 화장품도 찍어 바르고, 옷장 속에서 옷도 꺼내 걸쳐보면서 즐거워했죠. 아마 모두들 한번쯤은 이런 기억 있을거예요. 그런데 부모님들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도 마냥 즐겁기만 할까요? 

   팀페틸 마을에는 '해적단' 때문에 하루도 무사히 지나가는 날이 없어요. 물론 해적단은 진짜 해적단이 아니라 악동들의 모임이죠. 점점 많은 아이들이 해적단에 가입하고, 장난의 수위도 높아지죠. 그러던 어느날, 윌리가 고양이 꼬리에 단 자명종 시계 때문에 온 동네가 엉망진창이 되는 최악의 사건이 일어났어요.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 어른들은 극단의 조치를 내리기로 결심하죠.
   다음날 아침, 이상하게도 그날은 아무도 '교수'를 깨우지 않았어요. (교수는 안경을 끼고 있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랍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부모님은 보이지 않고, 세수를 하려고 수도를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냥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선 '교수'는 마을에 어른들이 모두 사라진 것을 발견하게 돼요. 어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기차를 타고 마을을 벗어난 걸까요? 아니면 숲 속에 숨어 있는 걸까요?
   어른들이 사라진 마을, 어떻게 될 것 같아요? 해적단이 기다렸다는듯이 마을을 접수해요. 가게를 엉망으로 만들고 장난감이며 초콜릿이며 그동안 갖고 싶었던 것을 마음대로 가져오죠. '교수'와 마이클은 그들의 횡포에 동조할 수 없었어요. 어른들이 돌아왔다 다시 떠나지 않게 청소도 하고 일도 했죠. 점점 '교수'와 마이클에게 동조하는 친구들이 늘어나 15명이 됐죠. 그들은 발전기를 돌리고, 요리를 하고, 공부도 했어요. 아이들이 달라지기 시작한거죠. 그래요, 아이들도 기회가 되면 스스로 할 수 있어요.
   아마도 아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부모님의 소중함을 깨달았겠죠. 부모님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지 말이죠.  

   아롬주니어에서 나온 이 책은 "책벌레만 아는 해외 걸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어요. 전 이 타이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답니다. 이제 저도 이 책을 읽었으니까 책벌레 맞죠?
   작가 헨리 빈터펠트는 독일의 세계적인 동화작가로 성홍열을 앓고 있는 아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전 이 책을 읽으면서 독일의 또다른 동화작가인 미하엘 엔데의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 떠올랐답니다. 이 책에도 부모님 잔소리 없이 마음대로 하고픈 아이가 등장하거든요.

09-25. 『아이들만의 도시』 2009/03/03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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