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PD의 파리와 연애하기 - 파리를 홀린 20가지 연애 스캔들
김영섭 지음 / 레드박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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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토록 파리를 동경하는 이유는?
   사진, 영화, 책, 여행... 그것이 무엇이든 일단 파리라고 하면 설렐 수 밖에 없다. 꼭 한번 한달 간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그곳은 파리여야 하고, 꼭 한번 여행지에서 낯선 누군가를 만나게 되더라도 그곳도 파리여야 한다. 스쳐 지난 적도 없고 파리지앵을 만난적도 없으면서 이토록 파리를 동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영섭 PD의 파리와 연애하기』를 통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여행이란 길든 짧든, '덤으로 주어진 다른 인생' 같은 거라 생각해왔다. 일상을 떠나 일상과는 다른 장소에서 얻는 전혀 색다른 경험. 그곳에선 꼭 일상의 나일 필요가 없다. 일상의 나여도 좋지만, 꼭 내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그런 완벽한 일탈과 자유의 느낌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의 참맛이 아니고 무엇이랴. (p35)


이야기꾼 김영섭 PD가 들려주는 20가지 연애 스캔들
   드라마 <떼루아>의 김영섭 PD가 20가지의 연애 스캔들을 다룬 파리 여행기를 책으로 펴냈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는 파리와 연애를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지만, 우려도 없지 않았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의 담당 PD임을 내세워 급하게 기획된 책이 아닐까 했다.
   저자는 촬영을 하면서 스쳐 지나칠 수 밖에 없었던 파리를 오랫동안 흠모해 왔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골목 이곳 저곳까지 세세히 다녀보리라 마음 먹은 저자는 2006년 9월 한 달의 휴가가 생기자 바로 파리 여행을 떠났다. 그는 이 여행의 화두를 '러브 스토리 인 파리'로 정했다. 
   저자는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진 20가지의 연애 스캔들을 재미나게 들려준다. 그는 영낙없는 이야기꾼이다. 사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반짝반짝했던 이야기도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 재미가 더해지기도 하고 반감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그들의 사랑을 느끼기에 딱 적당한 정도랄까.
   프랑스 요리는 순서대로 음식이 나온다. 식전주 '아페리티프', '앙트레', 생선요리 '푸아송', 육류요리 '비앙드', 메인 요리 뒤에 나오는 가벼운 야채 '살라드', 육류 요리와 샐러드 다음으로 나오는 치즈 '프로마주', 식사 후의 디저트 '데세르', 마지막 순서인 '코냑' 순이다. 저자는 이 복잡한 프랑스 요리에 연애를 대입시켰다. 그만큼 연애도 복잡다단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저자는 피카소의 예술적 영감이 됐던 그의 연인 페드낭드 올리비에와의 사랑을 '푸아송'으로 분류했다. 서로에게 치명적인 매혹이 됐던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 다이애나 비와 도디 파예드의 사랑은 '비앙드'라 했다. 또 동성애를 나눴던 랭보와 베를레느, 순간의 사랑보다는 영원한 우정을 택한 코코 샤넬과 웨스트민스터 경의 사랑은 '살라드', 연인의 지지자가 돼 스타로 만들었지만 결국 버림당한 에디트 피아프와 그녀를 버린 이브 몽탕의 사랑은 '데세르'라 했다. 

   비록 이 모든 사랑의 배경이 파리라는 것을 떠올리지는 못했지만, 각각의 주인공들과 그 연애담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 많았다. 이 모든 사랑들이 파리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우리는 파리하면 저절로 낭만과 사랑을 떠올리게 되고 동경하는 것이 아닐까.

사랑이란 상대가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와 떠나지 않을 거란 확신을 갖는 순간, 상대방에게만 향해 있던 시선을 돌려 바깥의 더 너른 세상을 향하는 법. (p55)


09-06. 『김영섭 PD의 파리와 연애하기』 2009/01/24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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