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를 만나다
메릴린 챈들러 맥엔타이어 지음, 문지혁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몇 달 만에 나서는 서울 나들이. 이번엔 어디를 둘러볼까, 고민하던 중 예술의 전당에서 "서양미술거장展"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때마침 이 한권의 책도 내게 날아들었다. 사실 그의 명성만큼 그의 그림은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이 그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빛의 화가, 렘브란트를 만나다!
   '빛의 화가'라는 별명을 가진 렘브란트. 같은 네덜란드 작가로 역시 빛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던 베르메르의 그림과는 달리, 렘브란트의 그림은 보자마자 '빛'이 아닌 '어둠'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그림 전체에 짙게 드리운 어둠. 그 어둠은 빛을 더욱 빛나게 하고,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뿐만아니라 어둠 속에 묻혀 보일듯 말듯한 사물들은 보는 이들을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고 더욱 집중해서 들여다보게 한다.
   유화 작품뿐만이 아니라 다수의 에칭 작품을 그렸던 렘브란트.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그림도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린 자화상>이라는 제목의 에칭 작품이다. 에칭은 뾰족한 도구로 판을 새기는 판화의 한 기법으로 경제적인 이유로 많이 찍어내고자 했던 화가들이 주로 선호했다고 한다. 그러나 렘브란트는 섬세하게 새기는 그림의 특별함 때문에 선호했다고 한다. 차갑고 날카로운 여느 작가들의 작품들과는 달리 렘브란트의 작품에는 부드러움이 살아있다. 마치 유화물감으로 그려낸 그림처럼 말이다. 그저 내리긋는 것도 힘들텐데, 저렇게 부드러운 선을 살리려면 얼마나 정성들여 새겨야 했을까. 게다가 과연 이것이 새겨서 그린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섬세하고 음영 표현이 뚜렷하다. 
   그는 자화상을 비롯해 많은 인물들을 그렸지만, 성서 속 주인공들도 많이 그렸다. 그래서 이런 작품들을 완벽하게 읽어내려면 성서를 알아야 한다. 친절하게도 이 책에는 그림마다 저자의 이야기와 시가 달려있다. 나처럼 성서가 낯선 사람이더라도 저자의 이야기와 시를 읽는다면 그림 속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08/12/21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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