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파바로티 - 신화가 된 마에스트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삶과 열정
알베르토 마티올리 지음, 윤수정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파바로티, 그의 삶을 엿보다!
   엄청난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우렁찬 목소리의 루치아노 파바로티. 성악은 모르지만 그의 한번쯤 그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페라는 낯설지만, 그가 부르는 레퍼토리는 귀에 익을 것이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성악의 대중화에 기여한 그의 이름은 신화가 됐고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천상의 목소리를 타고난 그가 천상으로 돌아간지 1년이 지났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그는 행운아였다. 그의 아버지는 빵공장 직원이자 아마추어 성악가였다. 비록 그의 집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어릴적부터 음악을 듣고 자랄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갖추어져 있었다. 게다가 그는 아버지로부터 멋진 목소리를 물려 받았고, 훌륭한 스승을 두었다.
   사실 파바로티는 성악가에게는 치명적인 약점 몇 가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악보를 읽을 줄 몰랐다. 그의 악보에는 자신만의 언어로 곡을 설명한 메모들이 가득있다. 또한 암기력도 그다지 좋지 않아 두 명의 프롬프터와 지휘자가 가사를 불러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로 인해 그는 많은 레퍼토리를 가질 수 없었다. 빅 파바로티라는 별명을 갖게 해준 그의 엄청난 거구는 성량을 풍부하게 하기는 커녕 오히려 연기를 하는데 방해가 됐고, 말년에는 지독한 신경통을 가져왔다.
   그런 그가 세계 최고의 테너 자리에 오른 것은 타고난 목소리와 실력도 있었겠지만, 운도 뒤따라야 했을 것이다.
   그에게 이런 행운이 뒤따랐던 것은 낙천적인 성격 탓일지도 모른다. 안개가 많은 영국이나 추운 독일과는 달리 이탈리아는 일조량이 많아 이탈리아인들은 천성적으로 낙천적이고 활달하다고 한다. 파바로티는 그런 전형적인 이탈리아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낙천적인 성격은 매력적이지 못한 외모보다 더 돋보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싸게 된다. 특히, 그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를 거쳐간 많은 비서들이 그의 연인이 되었고, 급기야 말년에는 자신보다 35살이나 어린 비서와 결혼해 딸까지 낳게 된다. 덕분에 그는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잦았다.
   물론 그에게 성공만 뒤따랐던 것은 아니다. 그는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해 흥행 실패를 맛 봤고, '쓰리 테너'와 '파바로티와 친구들'  공연은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뒀지만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말년이 돼서는 립싱크를 하다가 들통나고, 공연 중 실수를 하거나 마무리를 하지 못했으며, 공연을 취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그에게는 행운이 뒤따랐다. 많은 스캔들과 실수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그를 원했다.

   사실 이 책을 통해 내가 읽고자 했던 것은 파바로티의 '삶과 열정'이었다. 저자는 파바로티의 장점과 약점을 모두 이야기해 균형있는 시각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흥미 위주로만 구성돼 있다. 그가 행운아라고 느꼈던 것은, 성악가가 되기 위해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를 이 책은 보여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의 열정도 어느 정도 반감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아쉬움은 남았지만, 성악가로서의 그의 모습 외에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2008/10/19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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