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우산 속으로 들어와 뜨인돌 그림책 7
엠 크리스티나 버틀러 지음, 이상희 옮김, 티나 맥노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어릴적에는 엄마가 무얼 하나 사주면 하루종일 그것만 만지작거렸던 것 같아요. 물론 어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기는 하지만, 어릴적만큼 설레임을 안겨주는 물건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릴적에는 새로 산 우산을 써보려고 비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고, 예쁜 필통이라도 하나 장만하면 빨리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왠만한 물건은 쉽게 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어느 광고에서처럼 갖고 싶으면 사면 되고 잊어버리면 또 사면 되니까 그 설레임이 덜한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새로운 책을 만나는 설레임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답니다.

꼬마 고슴도치는 바로 그런 친구예요. 어느날 아침, "톡톡 토도톡 톡톡"하고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잠을 깼어요. 왜냐하면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우산과 노란 비옷과 장화를 새로 샀는데, 드디어 쓸 수 있게 되었거든요. 꼬마 고슴도치는 노란 비옷을 입고, 노란 장화를 신고,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갔어요.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은지.
그때 비에 젖은 두더지가 나타났어요. 집에 물이 차서 엉망이라고 하네요. 고슴도치는 두더지에게 우산을 씌워 주며 함게 새 집을 만들 자리를 찾아보자고 했어요. 그때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어서 우산이 뒤집혔고 작은 두더지가 그만 날려 가고 말았어요. 놀란 꼬마 고슴도치가 두더지를 겨우 잡았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찬 바람이 불어서 고슴도치와 두더지 모두 날려가고 말았어요. 그리고 강물로 떨어졌어요. 둘은 우산을 보트 삼아 겨우 버티고 있는데, 맞은편 둑에서 여우가 손을 흔들고 있네요. 강물이 풀밭으로 넘쳐서 생쥐 가족들이 꼼짝도 못하고 있다네요. 고슴도치와 두더지는 나뭇가지 두 개로 우산 보트를 저으며 생쥐 가족을 구하러 갔어요. 생쥐 가족을 무사히 구한 고슴도치와 두더지, 여우는 오소리네 집으로 가서 몸을 말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오소리네 집 지붕에 빗물이 새서 말썽이네요. 그때 꼬마 고슴도치는 아주 멋진 생각이 떠올랐지요. 빗물이 새는 천장에 우산을 거꾸로 거는 것이었어요. 그러자 빗물이 우산 안으로 흘러 들어갔어요.

꼬마 고슴도치가 그렇게 기다리던 비였는데, 그 비로 인해 너무나도 많은 숲 속 친구들이 피해를 입었어요. 다행히 꼬마 고슴도치는 착한 친구여서 숲 속 친구들의 어려움을 모른 척 하지 않았어요. 아끼던 새 우산으로 친구들을 구해냈죠. 덕분에 꼬마 고슴도치에게는 비 오는 날 도란도란 둘러앉아 함께 모험담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겼어요.

그나저나 꼬마 고슴도치의 우산, 너무 예뻐요. 하얀 땡땡이가 그려진 빨간 우산은 홀로그램으로 되어 있어서 반짝반짝 빛나거든요. 이 우산이 왜 이렇게 빛나는 줄 아세요? 왜냐하면 이 우산은 비 오는 날 친구들을 구한 정말 대단한 우산이거든요.



2008/07/04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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