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쉽게 하기 - 인체 드로잉 -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배운다! 스케치 쉽게 하기 1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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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수업이 계속되는 시간, 노트 한 귀퉁이에다가 살짝 그려 넣은 얼굴들, 생각이 나지 않을 때 텍스트 대신 마구 끄적여 놓은 형상들. 만화 주인공처럼 예쁘고 귀여운 모습들을 그려 넣고 싶었지만 그려 놓고 나면 항상 '낙서' 뿐이었다.

중학교 때 만화가가 꿈인 친구가 한명 있었다. 그 친구는 매일 누군가의 그림을 따라 그렸고, 그렇게 따라 그리다가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어엿한 만화책 한권을 만들어 냈다. 나도 그 친구를 따라 몇 번 따라 그려 보았는데, 잘 그려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얇은 모조지를 그림 위에 갖다대고 따라 그리는 것이었다. 매끄럽지 못한 선이 무언가를 따라 그렸다는 티를 팍팍 내주었지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누구나 한번쯤은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모든 사람이 화가나 만화가를 꿈꾸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끔씩 딴 생각을 할 때마다 한쪽 귀퉁이에다가 무언가를 그려 넣곤 한다. 그러나 딱 중학교 시절 끄적이던 그 수준 그대로이다.

 

인체 드로잉의 기본은 누드이다. 미술 역사상 위대한 여성 화가를 찾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남성 화가들처럼 자유롭게 누드 모델을 두고 드로잉 연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성 화가들 조차 여성 누드 모델을 자유롭게 묘사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여성들에게는 미술 교육 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히 몇몇 화가들이 자신의 딸이나 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쳤을 뿐이라고 한다. 즉, 인체 드로잉에 있어서 그만큼 누드 드로잉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어찌 누드 모델을 그릴 수 있겠는가. 그래서 트레이싱지를 올려 놓고 열심히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그냥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는 것보다 훨씬 재미 있었다. 그냥 보면서 따라 그리다보면 결과물이 영 시원치 않다. 그래서 결과물을 이내 없애버리기도 하고, 지우개로 쓱쓱싹싹 지워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트레이싱지를 대고 그린 결과물은 생각보다 훨씬 잘 나온다. 그래서 그리는 재미가 있다.

 

주제와 목적을 가지고 그린 그림은 어느 것이나 멋진 그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낙서'까지도 말이다. 비록 그림에는 재능이 없지만 그림을 그리는 그 즐거움을 오랫동안 누려보고 싶다.

 

2007/11/17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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