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쉼 - 쥐고 놓는 연습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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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는 말 대신 '힘 빼'가 필요한 당신에게 전하는 생활철학

개인적으로 너무 말랑해 보이는 에세이는 읽지 않는다. 나의 책 감정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힘과 쉼』 역시 그렇게 보였지만 지금 나에게 필요한 조합들을 타이틀로 내걸고 있었고, 무엇보다 백영옥 작가의 에세이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힘과 쉼』은 '백영옥이 들려주는 생활철학'이라는 소개가 딱 들어맞는 에세이다. 그녀의 글들은 겉보기(책표지)와는 다르게 말랑말랑하지 않고 상당히 밀도 있게 구성되어 있다. 역시 카피라이터부터 시작해 온라인 서점 MD, 패션지 기자, 작가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글을 써온 백영옥의 내공과 힘들이 느껴지는 문장들이다.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이 책의 첫 번째 제목은 '나로 사는 힘'이었다. 하지만 책을 쓰는 동안 내가 '힘'의 반대편에 서 있는 '쉼'을 함께 말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당시 21개월 된 조카 아기의 동영상을 매일 보면서부터였다. (…) 아기의 삶이 이토록 충만한 건 자신의 모든 힘을 '지금 이 순간'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 말이다. (…) 웅크린 아기는 주먹을 꽉 쥔 채 태어나지만 서서히 주먹을 풀기 시작했다. 11~12쪽

우리는 힘을 주고 태어나, 힘을 빼며 죽는다.

그리고 삶 대부분을 힘을 주거나 빼며 살아간다.

중요한 건 언제 힘을 주고, 언제 빼느냐는 것이다. 12쪽


치과에서 치료를 받거나 스케일링을 할 때 반복해서 듣지만 따르기 힘들었던 말이 바로 '힘 빼라'는 것이었다. 신경이 온통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데 어떻게 힘을 빼란 말이지. 스트레스로 머리가 터질 것 같을 때도 듣는 말이 너무 생각하지 말고 마음에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었다. 그게 가능한 걸까. 이 책은 이런 나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생 선배 백영옥이 적당하게 힘 빼고 쉴 수 있는 팁을 들려준다. 더 흥미로운 건 이와 관련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인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백영옥의 팁이 더 신뢰가 간다.


걱정과 생각은 다르다. 생각은 인과관계를 따져 내일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것이다. 하지만 윌 로저스의 말처럼 "걱정은 흔들의자 같아서 계속 움직이지만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 걱정은 단절시키고, 생각은 확장해야 한다. 할 수 없는 일을 걱정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아직 내일은 시작되지 않았고, 오늘은 끝난 과거가 아니기 때문이다.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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