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 - 내가 뉴스를, 뉴스가 나를 말하다
김주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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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한 잡지에서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항상 단정한 옷차림에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녀가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평소와는 다른 낯선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그녀가 고등학생 때부터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 왔는가에 대한 글이 기억에 남았다.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에는 그녀가 진행하고 취재했던 뉴스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 뉴스들을 통해 그녀가 아나운서 겸 기자라는 신분을 쟁취하고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흔히 여자 아나운서를 '방송의 꽃'이라고 부른다. 꽃의 역할은 무엇인가. 단순히 그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모셔질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모셔져 있는 '꽃'이길 거부했다. 여느 아나운서들처럼 예능 프로그램을 전전하지 않았다. 그녀는 보도국만 고집했으며, <뉴스데스크>의 여성 앵커에 만족하지 않고 기자의 길을 선택했다.

 

기자가 '3D' 업종 종사자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편한 직업이 아니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반면에 <뉴스데스크>의 앵커는 편한 직업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앵커 또한 편한 직업이 아니었다. 남들은 곤히 자는 시간에 일어나서 뉴스를 준비해야 하기도 하고 벌레, 추위와 싸워야 할 때도 있다. 때론 커다란 가방을 들고 출장을 가야할 때도 있고, 생리적인 욕구를 참아야 할 때도 있었다. 평일에는 앵커로, 주말에는 기자로 뛰어야 했던 그녀는 여느 앵커나 기자보다도 더 힘들었을테지만 기쁘게 활동했다. 

그런 그녀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그녀는 출산 후 <뉴스데스크> 사상 첫 주말 <뉴스데스크> 여성 단독 앵커로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같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하지만 무언가 간절히 바라는 이들에게 말한다. 진정 원하는 것이 있다면 끝까지 노력하라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해 보라고. (p. 162)

 

사람에게는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며, 잘하는 일이 있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일치하는 사람을 우리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단 두 가지만 일치하더라도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내가 어떤 일을 가장 좋아하는지조차 잘 모르고 살 때가 많기 때문이다. (p. 177)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 뻔 했다. 나에게는 무엇이 부족했던 것인가.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한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당연히 그에 따른 열정과 노력도 없었다. 마냥 멋있게만 보이던 그녀의 삶을 부러워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겠다. 앞으로 내 남은 생을 열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감사한다.      

 

2007/08/12 by 뒷북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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