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작은 책
호세 안토니오 미얀 지음, 유혜경 옮김, 페리코 파스토르 그림 / 큰나무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엄마는 아주 유명한 과학잡지이고 아빠는 멋진 시민법전 시리즈이다. 그러나 '이야기책'은 '옛날 옛적에......' 그리고 '끝', 이렇게 단 두 줄 밖에 없는 이름없는 작은책이다.

 

'이야기책'의 친구들은 벌써 서른 두페이지나 갖고 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작은 '이야기책'의 엄마는 '이야기책'이 크지 않아서 항상 걱정이다. 그래서 학회에 나가게 되면 다른 과학잡지들에게도 물어보지만 '이야기책'이 왜 자라지 않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이런 엄마의 걱정을 알게 된 '이야기책'이 직접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나선다.

 

'이야기책'은 모르는게 없는 백과사전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백과사전을 찾아 도서관으로 간다. 그러나 그 넓디넓은 도서관에서 백과사전 아주머니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야기책'은 길을 잃기도 하고, 책벌레와 맞서는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이야기책'은 수많은 종류의 책들을 만나면서 결국 백과사전 아주머니도 찾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백과사전 아주머니를 만난 '이야기책'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한다.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 '이야기'책의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내 말을 잘 들어라. 네가 아직 작다고 해서 할아버지는 절대 걱정하지 않는단다.

그러니 너도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단다. 혹시 이거 아니?

네가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넌 이 세상에서 뭐든지 될 수 있는 거란다. 예를 들면 오늘만 해도, 넌 제일 높은 책장 선반의 안내책이 되었고, 또 좀벌레 숲의 투사가 되지 않았니. 지금은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며 잠드는 아이가 되었고, 그밖에도 많은 게 될 수 있단다." (p. 98)

 

그날밤 이야기책은 '옛날 옛적에 아주 작은, 아주 작은 이야기책이 있었습니다.'라고 시작하는 아주 예쁜 이름없는 작은 책이 되는 꿈을 꾸었다.

모험에서 돌아온 '이야기책'이 잠에서 깨어나면, 친구들의 서른 두 페이지보다 더 많은 페이지를 갖고 있는 책이 될지도 모른다.

 

예쁜 그림과 함께 짧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얼마전 『피터팬』 완역본을 읽을 때와 같은 마음의 동요를 느꼈다. 비록 지금 나는 날 수 없는 어른이지만, 무언가가 잔뜩 쓰여져 있기만한 재미없는 책이되었지만 무언가를 조금 더 써 넣으면 재미있고 멋진 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꾸게 되었다.

동화책을 읽으면 항상 무언가를 꿈꾸게 된다. 그래서 동화책은 항상 나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 준다.

 

다음은 어떤 동화책을 읽어볼까나. 랄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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