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말의 힘 - 어떤 사람도 마음을 열게 하는
할 어반 지음, 박정길 옮김 / 엘도라도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긍정적인 말의 힘

 

굳이 이 책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말의 힘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몽테스키외는 '인간은 생각하는 것이 적으면 함부로 지껄인다'고 했으며,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도 '언어는 그 사람의 사고의 폭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 맹자는 '말이 쉬운 것은 결국은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멀리 가지 않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우리의 속담만 보더라도 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다.

 

우리는 말에 지배당하고 있다

 

내가 맨 처음 직장 생활을 할 때였다. 낯선 곳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나는 마주치는 직장 동료들마다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처음에는 얼굴을 잘 모르니까 내가 아침에 인사를 한번 건넨 사람인지 아닌지 조차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건넸다.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던 사람들도 자꾸 거듭되다 보니 서로가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건넬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되어버렸다.

살다보면 항상 좋을 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살려고 해도 때로는 몸이 아파서, 또 때로는 마음이 아파서 웃으며 인사를 건넬 수 없는 상황이 생길 때도 있다. 그러나 저 사람은 항상 긍정적인 사람이야, 라는 사람들의 기대를 무너뜨릴 수가 없어서 내 자신을 속이며 또다시 웃으며 인사를 건네게 된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내가 내뱉는 말이라서, 그래서 내가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말인데 사실은 내가 내뱉은 그 말에 내가 지배 당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가 말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말을 함으로써 우리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저자 할 어반은 고등학교 교사로서, 그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말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 대신 힘이 되고 기쁨을 줄 수 있는 말을 하고, 아침에는 사건사고로 가득한 신문을 보는 대신 감동이 넘치는 이야기를 하며, 고래도 춤추게 만드는 칭찬을 하라고 한다.

 

'긍정적인 말의 힘'보다는 '진심의 힘'을 믿는다

 

그러나 그는 긍정적인 말의 힘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한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진심'의 힘이다.

아무리 칭찬을 하고 긍정적인 말을 해도 '진심'이 빠진 말은 입에 발린 말 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 어린 학생들은 순수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긍정적인 말을 받아들 일 수도 있겠지만, 나처럼 세상의 때가 묻은 사람에게 '진심'이 빠진 말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말 속에 뼈가 있다고 했다. 긍정적인 말의 힘도 좋지만, 그것보다 나는 '진심'의 힘을 믿는다.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진심이 있고, 그 진심이 통하다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더불어 더 큰 힘을 발휘하려면 말의 힘을 빌려 '진심'을 표현하면 될 것이다.

 

'말의 힘'과 함께 '글의 힘'도 알아야 한다

 

간혹 말과 글 중에 어느 것을 더 조심해야 하는가를 두고 논박을 벌이는 경우를 접하곤 한다. 한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가 없기 때문에 말을 더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글은 한번 씌여지면 오랫동안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말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고도 한다.

나는 긍정적인 말의 힘을 강조하는 책에서 많은 오탈자와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문장들을 종종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읽은 책은 1쇄도 아니고 무려 32번째로 찍어낸 책이었는데도 말이다. 물론 작가 할 어반의 잘못은 아니지만, 사소한 것일지라도 이런 것들은 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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