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완독 책방 - 인생이 바뀌는 독서법 알려드립니다, 2022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조미정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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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로 오늘의 마음을 일으키세요! 187쪽

독서노트를 엿보고 있는 인친(나혼자 팔로우)의 신간으로, 이 책 역시 그녀의 독서노트를 엿보기 위해 선택했다.

온라인에서 '미료'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조미정은 한국에서 구성작가로 일하다가 호주로 이주했다. 모국어가 그리워 책을 독파하다가 읽고 쓰는 삶을 업으로 삼게 됐다는 그녀는, 북튜브를 운영하며 자신의 독서노트를 공유하고 있다.

『30일 완독 책방』은 30일 동안 한 권의 책을 완독하고 독서노트를 작성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알려준다. 먼저 독서력과 취향(개인적으로 성실한 통독가이며 지적 호기심이 충만한 유형이었다)을 점검한 뒤에 가볍게 책과 친해지는 방법, 펜과 노트를 들고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는 방법, 읽기가 쓰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독서 노트를 작성하는 방법, 그녀의 인생 책까지 세세하게 담겨있다.

책을 읽는 것보다 서평 쓰는 게 어려운 나에게 관심사는 역시 서평 쓰기다. 그녀는 일기처럼 가볍게 서평을 써보라고 말한다. 어쩌면 '서평'이 아니라 '독서 일기'에 더 가까울 테지만, 그래야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 없이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녀가 소개한 책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이다.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번번이 완독에 실패한 책이었는데, 저자에게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그녀처럼 나도 이 책과의 궁합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을 찾을 수 있도록 매년 시도해 보아야겠다.


많은 독자가 추천해서 여러 번 읽기를 시도했지만 50페이지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한 책도 있습니다. 가령,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책을 구매한 지 6년 만에 완독했어요. 이렇게 훌륭한 책을 왜 책꽂이에 먼지가 쌓이게 놔두었을까 의아할 정도로 좋더라고요. 나와 책의 화학작용이 독서라고 정의할 때 그 반응이 폭발하는 타이밍이라는 게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는 듯한데, 잘 읽히지 않는 책이 있다면 매년 시도해 보세요. 언젠가 그 책과의 궁합이 딱 맞아떨어지는 절묘한 순간이 분명 찾아옵니다. 96쪽


사실 책 한 권 읽는 게 어렵지 않은 나에게 그녀의 독서법은 새로울 게 없다. 평소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그렇게 해왔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들인데 미처 글로 정리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정리해서 들려주는 느낌이라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좋다. 무엇보다도 막힘없이 술술 잘 읽힌다. 아마도 구성작가를 했던 경력 덕분이리라.


작가는 무형의 생각을 유형의 언어로 빚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똑같은 경험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껴도 오랫동안 갈고닦은 기술로 남다르게 표현해 내죠.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히 하지 못해 답답해하는 아이의 마음을 엄마가 자신의 능숙한 언어로 대신 알아주고 표현해 주는 것처럼요.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아, 나도 이런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말로 표현해 내다니 멋지다!' 하고 감탄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처럼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요. 저는 그런 문장에 밑줄을 그어요. 111쪽


'인생이 바뀌는 독서법 알려드립니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만, 책 한 권으로 인생이 드라마틱 하게 바뀌는 일은 흔치 않다. 이 책은 한 권의 책으로 인생이 바뀌는 독서법이 아니라 책 한 권 읽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꾸준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렇게 꾸준하게 책을 읽고 남기다 보면 어느 순간 나에게 스며들어 바뀌어 있지 않을까.


저는 책 한 권이 세상을 단숨에 바꿀 만큼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책의 가치란 봄날의 꽃향기나 겨울의 바스락거리는 아침 공기처럼 슬며시 다가와 기분 좋게 퍼졌다 사라지는 정도인 것 같아요. 왔다가 사라지지만 결코 의미 없지는 않죠.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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