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형─2차대전에 참전했고 수용소가 비워질 무렵 그곳에 배치되었다─을 생각했다. 전쟁이 끝나고 돌아왔을 때 형이 얼마나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는지를 생각했다. 결혼생활은 파탄을 맞았고 아이들은 그를 싫어했다. 죽기 얼마 전에 형은 토미에게 자신이 수용소에서 무엇을 목격했는지, 자신을 포함한 다른 군인들이 타운 주민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어떤 식으로 수용소를 보여주었는지 말해주었다. 한번은 그들이 타운 여자들 한 무리를 데리고 수용소를 돌아다니면서 바로 그 자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었는데, 형 말로는 어떤 여자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어떤 여자들은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듯 턱에 힘을 주고 화난 표정을 지었다고 했다. 그 이미지가 늘 토미의 마음에 남아 있긴 했지만, 왜 하필 지금 떠올랐는지 그는 궁금했다. 그는 차창을 끝까지 내렸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그는 이미 나이가 들었다─자신이 선과 악의 이 혼란스러운 다툼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과, 어쩌면 인간은 애초에 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더 잘 알게 되었다. 21~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