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와인 폴리 (매그넘 에디션) - 당신이 궁금한 와인의 모든 것
Madeline Puckette.Justin Hammack 지음, 차승은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1월
평점 :
두 저자, 저스틴 해먹(Justin Hammack)과 매들린 푸켓(Madeline Puckette)은 와인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세계 최고의 와인정보 웹사이트 「와인 폴리」(winefolly.com)를 운영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와인 애호가들을 위한 멋진 책을 펴냈다.
먼저 저스틴은 디저털 전략가, 웹 개발자이며 사업가로, 「와인 폴리」의 창업자다. 매들린은 미국 출신 소믈리에이자 작가, 시각 디자이너로 와인 폴리에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다.
저스틴 해먹(Justin Hammack, 오른쪽)과 매들린 푸켓(Madeline Puckette)
웹 사이트 와인 폴리의 첫 화면
전작 『와인 폴리』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에서 2015년의 요리책에 선정되었다. 아마존에서 별점 4.8을 받았으며 2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번 신간은 이번보다 두 배 이상 업그레이드된 매그넘 에디션으로 돌아왔다. 와인에서 매그넘은 스탠다드(750ml)의 두 배(1.5L) 사이즈를 말한다. 저자 역시 매그넘 에디션에 포함된 내용은 “초판의 2배 이상”이라고 말한다.
책은 정보 나열식의 기존 책들과는 달리 인포그래픽과 시각적인 정보를 중심으로 와인을 이야기한다. 목차를 보면 크게 ①와인 기본 지식, ②음식과 와인 조합, ③포도와 와인, ④와인 생산지(14개국) 등 4개 분야에 걸쳐 설명한다.
우선 와인의 기초 상식에 대해 소개하고, 와인의 스타일에 따라 스파클링, 라이트 바디, 풀 바디, 로제 등의 주요 와인들 프로필을 안내한다. 이어 테이스팅 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향을 소개하고, 상세한 지역별 와인과 좋은 와인을 선택하는 방법 등 풍성하고 고급스러운 와인의 세계를 일깨워준다.
내가 와인을 알게 된 지도 20여 년이 흘렀다. 처음에 와인 책 하나를 구해 와인 용어를 익히면서 주요 산지와 대표 와인을 달달 외우면 공부했다. 10년 전에는 파사트를 몰고 프랑스 와이너리를 2주에 걸쳐 돌아다니기도 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로마네 꽁티 와이너리를 봤을 때였다. 주위에 온통 다른 와이너리로 둘러싸인 그곳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어떻게 보면 로마네 꽁티를 둘러싼 떼루아가 탁월한 맛을 내는 것인지 모른다.
이 책은 내가 그동안 봐왔던 와인 책과는 확연히 다르다. 무엇보다 인포그래픽과 시각적인 정보 위주로 돼 있어 보기에 편하고 이해하기도 쉽다. 와인 품종별로 보관온도, 디캔팅 시간, 저장 연수 등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어 와인 테이스팅을 위한 좋은 가이드 역할도 한다. 특히 주요 와인 산지에 관한 맵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보와 퀄리티가 뛰어나다.
특히 압권은 포도 품종 100종에 대한 설명이다. 나는 카베르네 소비뇽, 카르메네르, 샤르도네, 가메, 게뷔르츠트라미너, 그르나슈, 말벡, 메를로, 피노 누아 같은 와인을 마셔본 적이 있고, 몇몇은 더러 즐겨 마신다. 책은 각 품종에 대해 인포그래픽으로 깔끔하게 보여준다. 잘 아는 품종에 대해선 다르게 읽을 수 있어 좋고, 잘 몰랐던 것은 새롭게 알게 되니 더 반갑다.
모나스트렐(Monastrell)
품종 중에 모나스트렐이 눈에 띈다. 스페인 중부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며, 어둡고, 강하고, 훈연 향이 강한 레드 와인이다. 프랑스 남부에서는 무르베드르라고 부르며, 론/GSM 브렌드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품종이다. 프로방스 방돌 지방 남향 경사지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영국 출신 프로방스 작가 피터 메일도 마셔보았을까 궁금해진다. 내 스타일로 말하자면 낯선 와인도 무난하게 시음하는 편이라 기회가 되면 한번 맛보고 싶다.
이 책은 내가 그간 잘 몰랐던 사실도 제법 알려준다. 가령 와인에서 흙냄새와 시골냄새가 난다면 브레타노미세스(일명 ‘브렛’) 때문이다. 브렛은 발효할 때 와인의 효모와 함께 발효하는 야생 효모다. 이 브렛은 와인 제조상 잘못된 발효가 아닌 정상 발효 중 하나다. 테이스팅시 브렛에 호볼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내가 단연 즐겨마시는 와인은 메를로와 피노 누아다. 메를로는 부드럽고 우아해서 좋고, 특히 피노 누아는 세상을 다 가진 것 충만한 행복감을 안겨준다.
와인에 대해 풍성한 정보를 한아름 담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와인을 즐기는 데 더없이 좋은 파트너가 되어 줄 것으로 믿는다. 와인 애호가라면 일독은 물론 소장도 적극 추천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