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과학쇼 - 사소하고 유쾌한 생활 주변의 과학
Helen Arney.스티브 몰드 지음, 이경주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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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국 라이브쇼 “Festival of the Spoken Nerd(줄여서 ‘fotsn’)”에서 시청자에게 들려주는 사소하고 유쾌한 과학 상식을 묶어 펴낸 것이다. 여기서 ‘Nerd’괴짜를 뜻하니, “Festival of the Spoken Nerd”괴짜들의 수다 축제쯤 되겠다.

축제진행자는 모두 셋이다. 이중 헬렌 아니와 스티브 몰드가 책을 썼다. 헬렌 아니는 괴짜 여자 가수이자 BBC2 Coast 프로그램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며 물리학을 설명하거나 QI에서 샌디 토크스빅과 전기 실험을 하기도 했다. 스티브 몰드는 수학 골동품 제작자이며 별난 과학 실험 포스터나 착시 효과를 만다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몰드는 어린이를 위한 재미있는 실험 책인 과학자가 되는 법의 작가이며 그의 이름을 딴 몰드 효과(자세한 내용은 본문에 나와 있다)도 있다.

 

 

▲왼쪽에서 앉은이 중 오른쪽이  헬렌 아니(여), 오른쪽에 서서 강연하고 있는 이가 스티브 몰드다.


책은 7개의 챕터로 돼 있다. 다루는 주제도 우리 몸, , 원소, 과학 칵테일, 지구와 우주, 미래 기술 등 다양하다. 먼저 챕터1에서 우리의 몸에 대하여 알아보고, 챕터2에서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것과 이것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한 색다른 진실을 설명한다. 이어 챕터3에서 우리의 신경중추, 뇌에 대해 알아본다. 또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조심스레 자극을 주는 방법도 소개한다.

 

 


챕터4에서 원소 주기율표에 있는 원소들을 이야기한다. 챕터5에서 친구들을 초대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단계별 실험 가이드를 알아보고, 과학 칵테일 조리법을 배워 파티를 여는 방법을 설명한다. 챕터6에서 지구의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보거나 우주의 위치에서 지구를 보는 이야기, 그리고 매우 특별한 손님인 에 대해 흥미로운 과학을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챕터7에서 우리의 삶을 영위하고 몰락시키고 또 재정립하는 미래기술에 관해 설명한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 두 가지를 소개해보자.
우선 흔들리는 머리 착시’(77) 부분이다. 아래 그림의 한가운데 있는 하얀 점에 초점을 맞춰 바라보자. 아마 검은색 막대기들만 보일 것이다. 머리를 좌우로 흔든 후에 다시 그림을 보자.

 

 

 

이번에는 막대기들 사이로 숨겨진 그림(fotsn의 로고)을 볼 수 있다이런 효과는 시각계의 두 종류의 신경세포, P 신경절 세포와 M 신경절 세포 때문이다. P 세포는 높은 공간 해상도를 갖고 있어 검은색 막대기들의 뾰족한 가장자리 부분 같은 상세한 디테일을 잘 구별한다. 반대로 M 세포는 해상도는 작지만 약간의 움직임과 낮은 흑백 대비 차이는 구별이 가능하다. 책은 흔들리는 머리 착시 외 수채화 착시, 문커 화이트 착시 같은 뇌를 속이는 착시 몇 가지를 더 소개한다.

다음은 바나나 등가 선량’(109)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약간의 방사선을받으며 살아간다. 바나나에는 0.5g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약간 방사성을 띤 칼륨이 들어 있다. 저자는 우리가 받는 방사선 피폭 효과가 얼마나 많은 바나나를 먹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이것이 바나나 등가 선량개념이다. 0.5g의 칼륨은 0.1마이크로시버트(0.1μSv)로 환산된다.

 

 

보통 사람이 하루 동안 받는 방사능 양은 바나나 100개 분량(10μSv)이다. 치아 엑스레이는 50, 흉부 엑스레이는 140, 흉부 CT66000, 혈액 세포들의 가시적인 변화를 야기하는 피폭량은 1백만 개. 피폭되는 사람 중 절반을 한 달 이내에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방사선량은 5천만 개다. 어려운 피폭량 개념을 바나나로 대치하여 설명하니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흉부 CT의 피폭량이 의외로 크구나 싶다.

유튜브 코미디쇼는 2012년 개설돼 그간 폭넓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Festival of the Spoken Nerd”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user/fotsn)에 가면 지금도 배꼽 빠지게 만드는 과학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원저 The Element in the Room by Festival of the Spoken Nerd2017년 발간돼 영국 아마존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기도 했다

 

 

 

북디자인이 좀 촌스러워서 그렇지, 내용은 생각보다 알차다. ‘방구석 과학쇼는 과학에 대해 다르게 설명하는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일반인은 물론 학생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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