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알고 있다 -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의 사생활
조너선 밸컴 지음, 양병찬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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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 기억력’, ‘무표정에, 소리도 지르지 않고, 고통도 못 느끼며, 눈물도 없는 냉혈동물’, ‘오래전 진화를 멈춘 원시적 생명체.’ 저자는 이 모든 생각들이 인류가 물고기에 대해 갖고있는 지독한 편견들이라고 말한다.

저자 조너선 밸컴(Jonathan Balcombe)은 영국에서 태어나 토론토의 요크대와 오타와의 칼레튼대에서 생물학을 공부했다. 그는 테네시대에서 박쥐의 의사소통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우리는 흔히 생물계를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의 다섯 개 그룹으로 분류한다. 저자는 어류의 종은 다른 네 그룹의 가짓수를 합한 것보다 훨씬 많다면서, 이런 분류는 어류의 심오한 특징을 잘 나타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2011년 9월 현재 어류는 32,100종, 482과, 57목 등재되어 있다. 이 수치는 지구상 척추동물 중 60퍼센트를 차지한다.

저자에 따르면 어류는 경골어류와 연골어류로 나뉘어야 한다. 경골어류와 연골어류의 차이는 포유류와 조류의 차이에 비견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관점이 신선하다. 이 책은 그의 주장이 억지가 아니며, ‘물 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의 사생활’(The Inner Lives of Our Underwater Cousins)이라는 부제 역시 결코 허튼 말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4년간 자료를 연구했다. 그는 많은 마니아들을 만나 경험담과 일화를 모으고, 수많은 연구 성과와 관련 정보를 조사했다.

 

저자 조너선 밸컴(Jonathan Balcombe). 그의 홈페이지(http://jonathan-balcombe.com)를 방문하면 더 많은 정보와 글을 볼 수 있다.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물고기에 대한 인류의 잘못된 편견(1부)을 짚어본다. 이어 2부에서 6부까지 물고기가 갖고 있는 놀라운 능력을 최근 연구 성과와 실험 결과로 실증해 보인다. 즉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 물고기의 감각(2부), 뇌·의식·인식과 관련된 물고기의 느낌(3부), 물고기의 지능과 학습을 다룬 물고기의 생각(4부), 협동·사회계약 등 물고기의 사회생활(5부), 물고기의 성생활과 양육에 관한 물고기의 번식(6부)이다. 마지막으로 물고기가 남획되고 착취되는 부수어획과 양식 등의 실태를 고발(7부)한다.

 

우선 그는 5억 5천 만 년 전인 캄브리아기에 최초로 등장한 물고기의 진화사를 살펴본다.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온 시간을 1초라고 했을 때, 물고기는 4분이 넘게 이미 살아왔다.

물고기가 ‘원시적’이라는 편견은 ‘물속에 살던 생물들은 그들 중 일부가 육지로 기어 올라간 이후 진화를 멈췄다’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진화는 쉼 없이 계속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저자에 따르면 현존하는 물고기 중 약 절반은 우리보다 원시적이지 않다. 심지어 물고기는 손가락을 만드는 유전기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물속에서는 손가락보다 지느러미가 훨씬 유용하다.

‘물고기의 기억력은 3초’라는 악명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낭설인 것으로 밝혀졌다. 암초 주변을 유심히 관찰하면 ‘청소부와 고객 간의 상리공생’이라는 물고기들의 사회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물고기들은 멍청한 얼간이며, 본능의 노예’라는 인간의 자만심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여기서 저자가 추천하는 영상 한 편을 감상하자. 금붕어도 딱따기훈련(clicker training)으로 굴렁쇠를 통과하거나 미니 축구골대에 공을 밀어 넣을 수 있다. 이는 조건화 또는 연관학습을 통해 이루어진다.

 

 

훈련자는 물고기가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특정 자극(예를 들어 플래시 불빛)을 주고, 즉시 먹이를 보상으로 제공한다. 그러면 물고기는 곧 ‘굴렁쇠 통과하기+플래시 불빛’을 보상과 연관시키게 된다. 이윽고 물고기는 플래시 불빛만 보고도 굴렁쇠를 통과할 것이며, 바라건대 먹이를 주지 않더라도 과제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모습은 개, 고양이, 토끼, 쥐의 딱따기훈련에 사용되는 접근방법과 완전히 똑같다고 말한다.

물고기 역시 오감을 느낀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예를 들어 송어에 대한 통증 실험은 통증 인지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일부 학자들은 물고기의 뇌에 신피질이 없어 고통을 느낄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벌독이나 식초, 바늘로 통증을 유발한 실험에서 송어의 아가미 개폐 횟수는 다르게 나타났다. 스트레스 정도가 높을수록 아가미를 열고 닫는 횟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끼로 인해 상처를 입은 물고기가 갈고리를 피하는 현상도 잉어의 경우 최대 3년이나 지속된다는 실험결과도 나와 있다. 한 번 물었던 낚싯바늘에 또 걸리는 것은 모자란 지능 탓이 아니다. 단지 몹시 굶주린 탓에 식욕이 통증의 트라우마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2016년 원서가 출간됐을 때 《포브스》에서 ‘올해 최고의 과학책’으로 선정했다.


저자에 따르면 물고기는 단지 지각만 있는 게 아니라, 의식 수준이 높고 의사 소통을 하며, 사회성이 있고 도구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이고 심지어 마키아벨리언이기까지 하다.

그는 말미에 지각력 있는 물고기도 도덕적 권리를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제대로만 알면, 인간은 세상에서 훌륭한 공동선을 얼마든지 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가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동물은 물론 모든 생물의 존엄성을 깨달았으면”한다고 추천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물고기들이 뇌를 이용하여 생존하고 번성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물고기의 도덕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한 방법 중 하나는 지능이 아니라 의식 및 인지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었다. (중략)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정신적으로 쇠약해진 사람을 보고, 지능이 저하되었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도덕적 권리까지 부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와 새 그리고 물고기가 지각력을 가진 게 분명하다면, 굳이 지능지수가 얼마인지까지 따져볼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 윤리학의 토대는 지각력(감정을 느끼고, 통증을 인식하고, 기쁨을 경험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도덕공동체의 구성원에게 필요한 자질은 지능이 아니라 지각력이다.” - 318쪽

 

옮긴이 양병찬 씨는 경영학을 전공한 약사다. 그는 약사로 일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이의 능준한 솜씨 덕분에 꼼꼼하면서도 우아한 저자의 필력을 온새미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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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3-14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상당히 기대되는 책이네요.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물고기에 대한 편견이 많이 무너질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리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지기 2017-03-14 15:34   좋아요 1 | URL
넘 감사합니다~ 이 책 추천드리고 싶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rene 2017-03-15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어요.궁금한게 있는데..혹시 책 속에 물고기 이미지나 그림이 나오나요?아니면 글로된 텍스트만 있는건지^^미리보기엔 앞부분만 있어서 가늠이 안되네요 ㅎ

사랑지기 2017-04-10 21:10   좋아요 0 | URL
사진이나 그림은 없이 텍스트만 있어요~ 그래도 읽어 보면 너무나 흥미진진해요~ ^^
 
게이트웨이 미술사 - 미술의 요소와 원리.매체.역사.주제 - 미술로 들어가는 4개의 문
데브라 J. 드위트 외 지음, 조주연 외 옮김 / 이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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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미술을 제대로 알기가 결코 녹록지 않다. 이제 새로운 스타일의 미술 입문서가 나온다고 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2011년 미국 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세 명의 교수들은 일반인과 학생들을 위해 독창적인 미술 입문서를 펴냈다. 그들은 이론 설명에만 그치지 않고 1013개의 다양한 도판을 직접 보여준다(컬러만 865개). 이미지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를 위한 배려에서다.

 

이러한 시도는 본래 에른스트 H. 곰브리치에게서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오스트리아 출신 미술사학자 곰브리치는 일찍이 어렵게만 느껴지던 미술을 독자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전문용어를 과감히 버리고 그림을 간편하게 보는 감상법을 소개했다. 그가 쓴 《서양미술사》(The Story of Art)는 1950년 영국에서 초판이 나온 이래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8백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게이트웨이’는 말 그대로 미술로 들어가는 문을 뜻한다. 원제도 〈Gateways to Art〉다. 저자들은 미술로 들어가는 문을 다음과 같이 4개의 카테고리로 나눈다.

 

1. 미술의 요소와 원리(Fundamentals) : 고대 나스키 지상화의 ‘선’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게임 심즈의 원근법 분석까지 폭넓게 나아간다.
2. 매체(Media & Processes) : 회화와 조각부터 그래픽 디자인·영화·디지털 매체·설치와 퍼포먼스 아트까지 미술의 모든 매체를 다룬다.
3. 역사(History & Context) : 선사시대 라스코 동굴벽화에서 시작한 여정은 21세기까지 이어지며, 전 세계 미술의 역사적 맥락을 정리한다.
4. 주제(Themes) : 미술가의 창작의 동기를 과학·통치자·공동체·환경·전쟁·젠더 등의 주제를 통해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저자들은 여러 시대와 문화에서 나온 8점의 대표 작품들을 골라 게이트웨이로 삼고 있다. 즉 여덟 작품을 4개의 카테고리별로 디테일하게 살펴봄으로써 독자들이 그림과 작품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게 해준다. 대표 작품 8점은 다음과 같다.

 

- 쿠푸 왕의 대 피라미드 (the Pyramids of Giza)
- 올메크족의 거대 두상 (the Colossal Olmec Heads)
- 라파엘로, 《아테네 학당》 (Raphael’s The School of Athens)
-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Artemisia Gentileschi’s Judith and Holofernes)
- 프란시스코 고야,  《1808년 5월 3일》 (Goya’s Third of May 1808)
- 가츠시카 호쿠사이, '가나가와 해변의 큰 파도' (Hokusai’s The Great Wave off Kanagawa)
- 도러시아 랭, 《이주자 어머니》 (Dorothea Lange’s Migrant Mother)
- 앙리 마티스, 《이카로스》 (Matisse’s Icarus)》 *이 작품은 책의 표지이기도 하다.

 

여기서 대표 작품들에는 그림, 사진, 판화, 건축과 공예가 골고루 포함되어 있음에 주목하자. 독자는 대표 작품을 통해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미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될 것이다.

 

나는 출판사 이봄에서 보내준 샘플북(64쪽)을 미리 훑어보았다. 원서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덕분에 곧 나올 완전판(624쪽)의 모습을 잘 엿볼 수 있었다. 카테고리별로 10장 내외로 구성된다(총 39장). 각 장의 본문은 15쪽 정도다. 판형(275*215)도 원서의 크기를 그대로 살렸다. 보기에도 시원시원하다.

 

번역은 서울대학교 미학과 출신의 동문 네 사람이 4개의 카테고리를 하나씩 맡았다. 옮긴이들은 적어도 대학에서 원서를 교재나 레퍼런스로 미리 접했을 것이다. 곰브리치의 정신과 전문성을 잘 살려 우리말 문체 역시 간결하면서 함함하다.

 

한편 2015년 9월 원서의 개정판이 나왔다. 개정판은 새롭게 60여 쪽이 추가되었고, 도판도 1725개로 대폭 늘어났다. 이봄 측은 국내 독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개정판도 곧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독자의 감성에 맞게 새로운 감각으로 우리 곁에 찾아온 책, 《게이트웨이 미술사》 의 출간을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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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 식민지 경성을 뒤바꾼 디벨로퍼 정세권의 시대
김경민 지음 / 이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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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촌은 전통 한옥 마을이 잘 보존된 지역이다. 임금이 살았던 궁궐에서 가까운 곳이어서 예전부터 왕실 사람들과 사대부 양반들이 많이 살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진 것은 일제 시대인 1920년대부터였다. 이 때 탁월한 사업가였던 ‘건축왕’ 기농(基農) 정세권(鄭世權·1888~1965)이 등장한다.

 

그는 1919년 고향 경남 고성에서 경성으로 올라와 이듬해 9월 주택건설개발회사 ‘건양사’를 설립했다. 일제가 회사령을 철폐하여 회사 설립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꾼 지 6개월 만이었다. 건양사는 부동산 개발 및 건설 전문회사로서 기획과 설계, 시공, 감리 및 주택금융과 중개업 등 부동산관련 거의 모든 사업을 취급했다.

 

소설가 이태준이 쓴 단편 「복덕방」을 보면 당시 건양사의 풍모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등장인물 서참의는 복덕방의 주인으로 가회동에 큰 한옥을 갖고 있다. 본문을 보면 “지금은 중개업자도 많이 늘었고 건양사 같은 큰 건축회사가 생겨서 당자끼리 직접 팔고 사는 것이 원칙처럼 되어 가기 때문에 중개료의 수입은 전보다 훨씬 줄은 셈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1930년대초 정세권 가족 사진 (왼쪽 앉은 이가 정세권)

 

1920년대 들어 경성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일자리와 교육을 위해 경성으로 올라오는 지방 사람들이 많았고, 조선 식민지의 개발을 위해 바다를 건너오는 일본인들도 적지 않았다.

 

경성에 이주한 조선인들은 이미 터를 잡고 있던 일본인 거주 지역(남촌)에 들어가기가 녹록지 않았다. 이들이 눈을 돌린 곳은 북촌이었다. 하지만 일제 역시 늘어나는 일본인들의 새 거주지를 위해 북촌 진출을 계획했다. 북촌 소재 신규 주택이 시장에 나오는 대로 일본인의 수중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무렵 정세권이 직접 북촌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는 “사람 수가 힘이다. 일본인들이 종로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한옥 중심의 대형 개발을 통해 북촌을 지켜내고자 했다. 이후 정세권은 일본인이 선점한 조선의 근대적 건설업 분야에서 놀라운 수완을 보이며 급성장했다.

 

▲1920년대와 1930년대 건양사의 경성 개발지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경민 교수는 해방 이후 잊혀진 정세권을 발굴하여 정리했다. 그는 당시 사료와 신문기사, 유족의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모았다. 김 교수는 정세권을 이렇게 평가한다.

 

정세권은 자수성가한 대사업가였고, 독립운동가였으며, 출판인이었고, 사회운동가였다. 그리고 서구의 도시 이론가에 필적할 만한, 경성을 바꾼 도시계획 이론가이자 실천가였다. (198쪽)

 

과연 정세권은 경성 개발에 남다른 혜안을 지닌 근대적 디벨로퍼였다. 그는 1920년대 북촌 일대를 개발하고 20세기 초중반 대도시 경성의 뉴타운(신도시)이라 할 창신동, 서대문, 휘경동, 왕십리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하지만 이것은 반쪽의 평가에 불과하다.

 

정세권은 부동산 개발로 얻은 막대한 부와 재산을 민족운동에 쏟아부었다. 그는 1928년 침체에 빠져 있던 조선물산장려회에 막대한 재정적 도움을 주었다. 회관을 건립하고 조직 운영비를 댔으며 물산장려운동을 전담하는 장산사를 설립했다. 또한 조선어사전 편찬을 추진하던 조선어학회에도 회관을 지어주는 등 적극 후원했다. 경주 최씨 부자에 비견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아닐 수 없다.

 

▲1935년 조선어학회 표준어사정위원들의 현충사 방문 기념 사진. 앞줄 맨 왼쪽이 정세권, 둘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극로, 같은 줄 네 번째가 안재홍.

 

이때 정세권은 언론인 민세 안재홍과 국어학자 고루 이극로 등 민족운동가와 동지적 유대를 맺었다. 저자는 "이들의 관계는 신흥 자본가와 언론 그리고 학계가 함께한 민족운동전선이었다"(197쪽)고 평한다.

 

하지만 그는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되어 고문을 당하고 재산의 상당 부분을 빼앗겼다. 건양사 면허가 취소되고 사업도 쇠퇴했다. 이후 결코 재기하지 못했다.그는 1965년 향년 77세로 타계했다. 고향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에 그의 묘가 있다.

 

저자는 2012년부터 온 백방으로 자료를 구하고 유족을 찾아 정세권을 연구하고 복원해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잊혀진 정세권의 삶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가까운 날 북촌 한옥마을을 거닐며 ‘건축왕’의 독립지심을 느껴보면 어떨까.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에 있는 정세권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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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우수과학도서 독서 클럽 사이언스리더스리더(Science Reader’s Leader)’ 3기 과정에서 과학 도서 2권을 받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과학콘텐츠센터 사이언스올(Science All)을 운영한다. 사이언스올은 과학의 대중화와 과학지식인프라 보급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콘텐츠를 제작·보급하고 있다.

 

이번 ‘‘사이언스리더스리더모집은 지난 9월부터 1기가 시작되어 올해 연말까지 4기로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2기 과정이 기한 내 잘 마무리되어 3기 과정도 선발되었다. 무엇보다 도서 목록에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신청할 수 있으니, 맞춤식 이벤트라고 해야 할까?  

    

 

1. 찰스 플랫의 전자부품 백과사전2 : 신호처리

 

이 책은 취미공학에 필요한 핵심 전자부품을 종류에 따라 사전 형식으로 정리한 시리즈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전기 기술 이론이나 공식의 증명 같은 내용보다는 부품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지식과 실질적인 정보를 쉽고 자세하게 담아냈다.

 

전자부품 백과사전시리즈는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책은 두 번째 도서다. 전자공학이나 취미공학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대표적인 부품들을 장 별로 정리하였으며, 해당 부품의 역할과 작동 원리, 사용법, 주의사항 등이 사전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전자부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곧바로 찾아볼 수 있다.

 

 

2. 조지 존슨의 암 연대기

 

주로 우주물리학 분야를 탐색해온 과학 저널리스트 조지 존슨이 집필한 책으로 의학적 지식이 없는 대중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써진 암 교양에세이다. 저자는 아내 낸시가 암을 판정받자, 수백 편의 논문을 섭렵함과 동시에 각종 협회가 주최하는 암 세미나들에 참석하고 박물관에 보관된 암 관련 유적까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등 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훑어갔다.

 

또한 아내가 암을 통보받고 치료받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인간적이고도 감동적인 에세이를 써나갔다. 암에 대하여 그가 발견한 현대적이고도 새로운 정보와 함께 각 장마다 마치 하나의 퀼트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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