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꾼이다 - 세계 1등을 선포한 미스터피자 정우현 이야기
정우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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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우현 사장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이경만 씨가 쓴 사장의 촉을 통해서였다. 그는 책에서 성공한 기업과 사장에 대한 공통점은 물론이요, 창업의 성공 조건이나 새로운 시장의 판도도 소개하고 있었다. 특히 그가 추천한 미스터 피자의 정우현 회장 이야기는 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일의 지배력(job-ownership)’을 가진 자들은 자기 능력에 대한 남들의 평가보다 일의 완수에 초점을 맞춘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그들의 고민은 멈추지 않는다. ‘신제품이 왜 팔리지 않을까?’, ‘고객은 또 무엇을 원하는가?’, ‘여기서 더 개선할 점은 없는가?’ 끝없이 생각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뛰어다닌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점점 더 큰 일이 주어진다. - 38

 

정우현 사장은 1974년 제대하고 나서 증권회사에 다닐 생각이었다. 면접도 보고 출근 날짜만 기다리던 차에 아내가 장인 어른과의 사업을 제안했다. 당시 장인은 동대문시장 섬유도매업체인 천일상사를 인수한 직후였다. 정우현은 장인에게 상무 직함을 요구하며 구매와 판매, 직원 관리까지 전권을 달라고 했다. “1년 이내에 천일상사를 동대문 안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올려놓겠습니다.”

 

그런 깡과 기백이라면 어디든 성공하지 못할까? 소매상과 굳건한 신뢰로 사업을 일으켰다. 소매상들에게 돈을 세어줄 때 번거롭다고 아예 돈통을 맡겼다고 하니 대단하지 않은가. 단박에 소문이 났다.

 

진실한 믿음이란 한 점의 의혹도, 1%의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완전한 신뢰를 의미한다.” - 21

 

그렇구나, 진실한 믿음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한편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했던가. 1989년 외사촌 형의 귀가 솔깃한 말을 해주었다. 미스터피자재팬이 한국에 진출하려고 파트너를 찾는다는 것이었다.

 

미스터피자재팬 호소카와 요시키 사장은 제일교포 3세였다. 당시 그는 뉴욕 레이스피자에서 피자수업을 마친 뒤 일본으로 돌아와 자기만의 독특한 레시피를 첨가한 브랜드를 세우고 일본 내에서 53개의 피자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우현 사장은 일본 현지로 달려가 맛본 피자 맛에 온몸의 감각이 펄쩍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한다. “세계 최고의 맛!”

 

, 정우현! 이 보물을 한국에 가져가서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너는 한강에 빠져 죽어야 한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사업 구상이 착착 맞아 들어갔다. ‘이대 앞 마리포사 옆 가게를 매입하여 이대 1호점을 연다. 주방은 행인이 볼 수 있도록 전면에 배치한다. 그리고 배달샵이 아닌 다이닝샵으로 간다.’ 이렇게 해서 1990년 미스터 피자 1호점이 오픈했다.

 

미스터피자재팬과 계약을 맺은 지 1년 만에 1호점을 열었다. 속전속결이었다. 특히 도우 쇼의 반응은 뜨거웠다. 연일 쇼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어린이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그렇다고 브랜드 사용료만 지급하며 편하게 장사한 것은 아니었다. 전량 미스터피자재팬에서 수입해 오던 소스를 자체 개발하는 한편, 서초점(2호점) 지하 공간에 도우 제조공장을 마련했다. 국내 최초로 포테이토 피자를 개발하는 등 소비자 입맛을 이끌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마침내 창업 18년 만인 2008년 국내 피자업계 1위로 등극했다.

 

세계 제일의 맛

정중하고 진심어린 서비스

내 집 안방과 같이 편안하고 깨끗한 분위기

 

미스터피자가 지향하는 3대 원칙이다. 정우현 사장은 이 원칙을 굳건히 지키며 세계 1등의 피자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땀 흘리며 뛰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무릎을 치며 메모했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 많은 영감을 안겨준 멋진 말들이다.

 

작은 장사꾼은 돈을 벌지만 큰 장사꾼은 길을 튼다.” -22

특정한 상상에 땀을 쏟아 부으면 전혀 새로운 가치가 생긴다.” - 72

한계야말로 더 높은 곳으로 가는 계단이다.” -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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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위대한 탈출|  앵거스 디턴 저  | 한국경제신문

 

2015년 앵거스 디턴 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위원회는 소비와 복지, 빈곤의 연관성을 분석한 앵거스 디턴 교수의 공로를 선정 이유로 밝혔다. 앵거스 디턴 교수는 '위대한 탈출'에서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살기 좋은 곳이 되었다고 말한다.

 

생활은 더 풍족하고 사람들은 예전보다 건강하며 수명도 길어졌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가난과 질병에서 탈출하면서 개인 간, 국가 간 불평등의 격차는 벌어졌다.

경제발전과 빈곤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인 앵거스 디턴은 '위대한 탈출'에서 250년 전부터 어떻게 몇몇 국가들이 지속적인 발전을 경험하기 시작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떻게 빈부격차가 발생하고 오늘날처럼 극도로 불평등한 세상이 되었는지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간 논란이 되었던 오번역, 누락 등을 고려하여 완역으로 재간되었다.

 

 

2. 《E. K. 헌트의 경제사상사》  | E. K. 헌트 저  | 시대의창

 

이 책은 고전학파의 성립부터 현대의 급진파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경제학설사 교재와는 다른 관점으로 과거의 경제사상을 정리하고 있다.

 

즉 경제이론이 유통의 시각과 생산의 시각 중 어떤 것을 취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정해진다고 보고, 전자의 대표적인 이론으로서 효용가치론을, 후자의 대표적인 이론으로서 노동가치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두 이론을 제외한 기타의 이론은 두 이론의 적당한 조합이거나 절충으로 간주되며, 서로 섞일 수 없는 것을 절충했으므로 그 이론은 내재적 모순에 빠지게 된다고 평가한다.

 

 

3. 《탁월한 전략이 미래를 창조한다》 | 리치 호워드 저  | 진성북스

 

지금까지 분석된 기업 실패의 원인은 크게 불명확한 목표와 일관성 없는 활동 그리고 적절한 자원 배분의 실패에 기인한다. 따라서 이러한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략의 미비’와 ‘전략적 사고의’부족에서 시작된다. 기업이 경쟁우위를 달성하고 지속적인 성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팀장부터 관리자, 경영자 모두 전략적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조직의 수많은 관리자들이 미션, 비전, 목적 그리고 전술을 전략과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미래의 희망사항이나 목적이 있다 해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없다면 이는 결코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또 한 해야 할 수많은 일들에 파묻혀서 매일 전술적인 활동으로 바쁜 상황을 전략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전략도 없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긴급한 일을 처리한다고 미래의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많은 관리자나 경영자들은 전략적 사고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 전략적 사고는 현재 주어진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가시적인 업무관리와는 구별된다.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진다’는 말은 이러한 상황과 중요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4. 《하루관리》 | 이지성, 황희철 저  | 차이

 

지금은 두 개의 회사를 경영하는 CEO로, 서울신문 2008 금융인 대상을 수상한 황희철 대표. 하지만 과거 그는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이후 아홉 번이나 벌인 사업이 모두 망한 끝에 엄청난 빚에 허덕이다 장기매매까지 시도했다.

비정규직에서 억대 연봉 CEO로 거듭나기까지, 도대체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이 책은 황희철 대표가 '리딩으로 리드하라' '꿈꾸는 다락방'의 베스트셀러 작가 이지성을 만나, ‘시간관리-하루관리-인생관리’로 이어지는 성공 방정식을 배우며 인생을 180도 역전시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자기계발 소설이다. 

 

황희철을 모델로 한 소설 속 주인공 ‘진홍’은 이른바 ‘3포 세대’로 불리는 오늘날 젊은이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잦은 지각으로 상사의 불호령을 독차지, 대충 야근하다 술 먹고 잠들기 바빠 책과는 담쌓은 지 오래, 좋아하는 여자에겐 고백도 못하는 처지, 그런데 그런 진홍에게 변화가 시작됐다? 책에선 하루관리를 통해 인생관리를 시작한 ‘진홍’의 드라마틱한 반전이 펼쳐진다!

 

 

5. 《톡톡톡 생각을 디자인하라》 | 한상형 저  | 정민미디어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과 취업을 위한 스펙 경쟁으로 어쩌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고정된 생각과 무의식적인 행동 안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또한 모두가 한 가지의 목표를 가지게 되면서 우리는 창의성이라는 것과 멀어지고 다른 사람과 똑같이 생각하는 것에 오히려 안도감과 편안함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한국인의 창의지수가 바닥을 기는 이유이다.

우리는 그 어떤 단어보다도 ‘창의적’이라는 단어에 움츠러들게 된다. 그러나 가장 경직되어 있다고 여겨지는 군 조직에서 여러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군대의 문화를 바꿔온 저자는 “창의성이나 창의력이라는 것이 꼭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전혀 새로운 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기존에 있던 것들을 편의에 의해 서로 연결하고 조합하는 것이 창의성이며 누구나 연습으로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은 우리가 어렵게만 느꼈던 ‘창의(創意)’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실제로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 어떤 연습을 해볼 수 있는지 친절하면서도 유쾌하게 알려주고 있다. 읽으면 슬며시 웃게 되는 유머들도 당신의 뇌를 유연하고 편안하게 워밍업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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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2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사이드 현대카드
박지호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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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현대카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온통 난리다. 현대카드를 다룬 책만도 올해 벌써 3번째다.

 

"현대카드는 시혜적인 복지를 강조하거나 편안한 근무조건을 내세우는 회사가 아니다. 현대카드는 자부심과 취향을 강조하는 회사" - 142

 

이 말은 현대카드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현대카드 대변신의 중심에는 정태연 회장이 있다. 그는 날카로운 직관과 해박한 교양 그리고 꼼꼼한 디데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

 

현대카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만 해도 스무 가지가 넘는다. 이 책은 정태영 회장의 리더십과 혁신의 DNA를 추적한다.

 

저자는 남성 패션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의 박지호 편집장이다. 그는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면서 틈틈이 영화, 프랑스 철학, 사회이슈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다.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초대 강사도 맡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은 히드로 공항에서 일주일 체류하면서 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감있게 그려냈다. 알랭과 인연이 남달랐을 저자는 알랑의 책에서 착안했음일까?

 

1년간 현대카드의 모든 것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겨울, , 여름, 가을 다시 겨울 현대카드의 사계절을 온새미로 담았다.

 

저자는 현대카드가 일하는 방식을 밀착 취재하며 땀 냄새, 숨결 하나 놓치지 않을 정도로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그의 글에는 감칠 맛이 묻어난다. 다양한 관련 지식을 버무려 조화를 이룬 고소함도 있다. 문학도다운 고메다.

 

현대카드의 촉수는 지구 어디나 뻗쳐 있다. 현대카드가 선뵈는 빅 프로젝트들은 임직원들이 세상 구석구석을 발로 누비며 캐온 보석들이다.

 

가령 미국 최대 온라인 신발쇼핑몰 자포스의 다운타운 프로젝트에서 현대카드 주변의 상점들을 개조하는 스트리스트 프로젝트를 창안하고, '예술의 섬'이라 불리는 일본 나오시마에서 영감을 얻어 가파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마이 택시는 런던의 블랙캡의 한국 버전이다. 또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명소 '마르크탈'이나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산타 카테리나 시장'과 같은 전통시장 부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리 전통시장 봉평장을 개조하고 있다.

 

어떤 이는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을 단순히 벤치마킹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지 모르겠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창조는 세상에 없는 것을 뚝딱 만들어내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기존의 것을 새롭게 발견하고 달리 해석하는 것도 창조가 아닐까.

 

현대카드 변신의 이면은 금융자본의 탐욕을 세련된 마케팅으로 포장한 노련함이지 싶다. 1조에 가까운 카드의 매출은 주로 최상위 부자들에게서 나온다. 그러니 돈줄이 되는 최상위 고객들을 위한 마케팅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다. 어정쩡한 것보다 훨씬 낫다.

 

정태연 회장이 선보이는 최상급 명품 마케팅의 핵심에는 디자인이 있다. 그것도 이 세상 최고를 본 따고 이 세상 최고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아쉽지만 아직 현대카드에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긱스러운 엘리트들이 많지 않다. 오로지 정태연 개인의 감성과 직관 그리고 추진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현대카드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현대카드스럽다'를 이어갈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애플을 보라. 아직 스티브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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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들려준 이야기 - 인류학 박사 진주현의
진주현 지음 / 푸른숲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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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통해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재미!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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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들려준 이야기 - 인류학 박사 진주현의
진주현 지음 / 푸른숲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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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뼈는 성장판이 닫히면 더 이상 활동을 멈추는 것일까? 이빨도 뼈일까?

저자 진주현은 법의인류학자다. 고고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인류학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맡은 일은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그리고 제2차 세계 대전 때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발굴해 분석하는 것이다. 이때 뼈와 뼈 속의 DNA를 분석하여 신원이 확인되면 가족의 품으로 유해를 돌려보낸다.

 

미국 폭스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에 "본즈"(Bones)가 있다. 올 10월부터 11번째 시리즈가 방영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기본 줄거리는 최고의 뼈 전문 법의학자 템퍼런스 브레넌과 그 팀원들 그리고 FBI 수사요원 실리 부스 등이 뼈 속에 담겨진 진실을 밝히는 내용이다. 뼈를 통해 사인을 분석하고 범인을 찾아내는 수사물.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어 사실적인 사체와 전문가 빰치는 뼈 분석은 시청자를 빠져들게 만든다. 나도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실감나는 묘사와 전개에 감탄, 또 감탄...

 

저자가 들여주는 뼈 이야기도 미드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다. 우선 지금까지 우리가 오해하고 있었거나 잘 몰랐던 뼈 이야기로 시작한다. 뼈도 우리 몸속에서 오래된 세포가 없어지고 새로운 세포로 바뀌는 살아 있는 조직이다. 저자에 따르면 뼈는 인간을 가장 깊숙이 이해하는 열쇠이며 생명 탄생의 신비를 밝혀주는 거울과도 같다.

 

그는 뼈가 부러졌던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골절이 어떻게 치유되는지 자세히 일러준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파골 세포와 조골 세포다. 파골 세포는 죽은 뼈의 세포를 깨끗이 먹어치우고 사라진다. 이어 조골세포가 줄기세포에서 만들어져 유골(osteoid)을 분비한다. 이 유골이 굳어지면서 뼈가 된다. 조골세포는 사라지지 않고 뼈속에 갇혀버린다.

 

이 과정을 뼈의 재형성(리모델링)이라고 하는데 보통 3~4개월 정도 걸린다. 재미진 사실은 뼈의 재형성이 뼈가 부러질 때뿐 아니라 우리 몸속에서 수시로 일어난다는 것. 사람은 직립보행이어서 평생 걷다 보면 그 하중이 쌓이고 쌓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골절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우리 몸속에서는 끊임없이 뼈의 재형성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뼈는 살아 있다!" 호~

 

이렇듯 책을 읽다보면 전문가다운 저자의 세련된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가령 몸속의 지문 역할을 하는 쇄골, 인종을 구분하는 광대뼈, '골'이 없는 연골 등 흥미진진한 우리 몸속의 뼈 이야기가 가득하다. 가령 이빨은 뼈가 아니란다. 한 번 자라면 거기서 끝이다. 이에 반해 뿔은 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제 저자의 전문 영역으로 들어가보자. 마치 미드 '본즈'를 보는 듯한 스릴과 현장감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9,500년 전의 터프카이 케네윅맨, 뒤뜰에서 발견된 남자와 숲속에서 발견된 여자 이야기는 죽은 뼈가 들려주는 증언이다. 뼈는 진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만능은 아니다.

 

뼈 하나로 이토록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니 놀랍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재미는 별미 중의 별미겠다. 이는 곧 저자의 내공이려니 싶다.

 

여튼 '본즈'를 남다르게 볼 수 있는 상식은 빼놓을 수 없는 덤이다. 이제 주위 사람들에게 좀 알은 체도 해볼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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