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더운 날에 태어났다니...울엄마께 감사하다.
작년에는 자정을 넘기기 3분 전에 그 날이 내 생일인게 생각나서 컴하고 있던 남편의 등을 정말 아프라고 온 힘을 다해 한 대 내리쳤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음력 생일을 챙기다가 결혼하고나서는 양력으로 바꾸었더니...내 생일을 내가 잊어버리고 갈 때가 더 많다. 무심한 어느날 친정 식구들은 생일 축하한다고 챙겨서 '어? 내 생일이야' 하게 되고...정작 양력 생일에는 아직도 내가 못 챙기고, 남편은 당근 모르고 지나간다.
내가 내 생일 예고하기도 싫고, 특별히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어서 항상 그냥 보낸다. 남편 생일에 뭐 특별히 음식을 해준다거나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내가 남자 같다고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이렇게 기념일에 무심하다는 것이다.
그랬는데 이제 같이 사는 햇수가 10년이 되어가니 생일이든, 결혼기념일이든 남편이 안 챙긴다는게 서운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아무 것도 안 해 주어도 나는 남편 생일 기억해서 케이크는 항상 준비하니깐...이렇게 서운해져 가는 것을 보면 확실히 이제는 상대방에 대한 매력이나, 콩꺼풀 씌워진 것은 다 벗겨졌나 보다.
어제 교회 다락방 식구의 축하 전화로 낮잠 자던 남편은 마누라 생일을 눈치챘고, 아들이랑 둘이서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케이크를 사들고 왔다. 아들은 선물이라면서 과자 고구마깡을 사들고 왔다.
생일 전날 케이크 사들고 온 시각이 오후 4시 반인데....케이크 빨리 먹고 싶다고 그냥 촛불 켜고 빨리 잘라먹잔다, 으이그.... @.@....그래서 그렇게 했다^^
예배 끝나고 교우 식구랑 같이 점심을 먹었다. 기념일 챙기기를 중요시하는 교우는 아침에 문자도 보내주더니 생일이라고 선물까지 챙겨왔던 것이다. 아이가 누나랑 형아인 그 집 아이들과 있다 오니 좋아한다. 그래서 내 기분도 좋다^^
하나님 만나고 참 많이 편안해졌다. 삶의 목적이 분명한 당신 주 안에서 평안, 행복하길...이라는 예쁜 문자처럼 이 믿음 변치 말고 주만 바라며 살리라 다짐한다.
투데이 이즈 마이 버스데이. 해피 버스데이 투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