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나의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
우울증 걸릴 것 같다.
기숙사 존나 돌아가기 싫다.
이 학교 졸업한 사람 진짜 존경스럽다.
아니, 고등학교 시절을 견뎌낸 모든 이들이 존경스럽다.
나는 3일 있다 와서 완전 미치겠구만...
아무튼 이제 자고, 또 6일간 기숙사 생활이다.
바이바이.
이거였는데,
그리고 이 다음날 아침, 학교 갈 때 차에서 펑펑 울었는데(남의 차라서 소리없이 눈물만)
그 다음주는 그런 우울함이 좀 덜하더니
이제는 거의 무덤덤하다.
기숙사도, 학교도 나름대로 재밌으니까!
화이트데이라고 남자애들이 사탕/초콜릿을 돌리기도 하고,
방검사 하는데 신라면 컵이 6개나 나오는 일도 보고,
반 내에서 마니또도 하고,
3일 스트레이트로 두세시까지 반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소등시간 1시임)
6시 50분 점호인데 48분에 일어나서
교복만 챙겨입고 비누, 로션, 스타킹 등을 전부 가방에 쓸어담고 뛰기도 하고...
재밌다.
특히 반 친구들과 한 방에 모여 수다 떠는 것은 우리가 기숙사 학교이기 때문에만 가능한 일이다.
얼마나 재밌는데.^^
그런데 이번주중에 내 룸메가 전학을 간다.
우리 반 최초의 전학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나 일찍...
그것도 내 룸메이자, 내 댄스파트너가...
혜경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와 방을 쓰게 될 날, 혹은 나 혼자 방을 쓰는 날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겨우 삼주 정도의 시간인데, 벌써 이렇게나 익숙해지고 정들어버렸는데...
슬프다.
나는 만화창작부에 들었다.
생활법률부나 영화연구부(감상부), 영자신문부로 하려고 했는데 친구의 꼬드김에 넘어가버려서;;
이 부의 전통은 신입부원이 2명이란 거다.
재작년도, 작년도, 올해도 두 명.
그래서 부원이 1, 2, 3학년 합해서 6명이다.
그나마 3학년은 활동도 안 한다.
난감하다-_-;;
그래도 선배들 굉장히 좋으시고, 내 친구도 좋고, 아무튼 좋다!
싫은 점도 분명 있게 되겠지만, 이미 바꿀 수 없게 되어버린 이상 즐기는 게 최고다.
나는 만창부원이다!
(내년에 혹시나 신입이 많이 들어오려고 해도 오디션을 봐서 두 명까지 자를 거다ㅋㅋ 그게 전통이니까!)
내가 챙겨주는 마니또는 이 녀석이다.
잠자는 교실의 희권.. 푸하하..
의자 세 개를 연결하고
방석을 베개 삼아
코트를 덮고 자고 있다.
몰래 찍은 거라 올려서 안 된단 건 알지만
...모르겠지? 하하하핫!
초등학교 6학년을 마치고
미국의 플로리다촌(수업시간에 나쁜 자세로 앉아있자 선생님께서 '어느 촌에서 왔길래 그렇게 앉냐?'고 물어보셨고 우리는 킬킬대며 '플로리다촌, 플로리다촌'이라고 수군거렸다)에서 3년 지내다 한달쯤 전에 귀국했다.
국어시간에 힘들어하는 게 역력하다.
힘들겠다, 불쌍한 놈... 잘 챙겨줄게.
우리 반 친구들 정말 좋은애들밖에 없다.
얼마나 멋진지 모른다.
심지어 야자시간에 공부는 안 하고 이런 걸 쓸 정도로...
<우리반 조직표>
즐거운 잠꾸러기 아영
백옥같은 피부 운지(빨리 나아라<-요즘 아파서 통학함)
스포츠 걸 혜진
고마운 지언
열공에 성격좋은 멋진 반장 성훈
너무 재밌는 준석
코드가 맞는 해민
웃음소리가 깜찍한 민지
부엉이 소녀 유경
크게 감사할 줄 아는 착실한 다희
웃겨 죽는 창희
민이가 보고 싶은 지은(민이는 지은이 남자친군가보다)
조용한 진희
애교많은 은정
그림 최고 정선
남을 챙기고, 스스로의 약점을 말할 줄 아는 예진
웃음이 예쁜 희권
귀엽고 사랑스런♡ 내 룸메 혜경
집중력 대왕 예쁜 소연
진지한 게임왕 현석
앉아있는 순서대로 썼다.
저기 위에 '성훈'이란 애가 내 짝이다. 그리고 그는 너굴님이다! 별명이 너구리인데, 이 녀석이 진단고사 2등을 하자, 우리는 그를 너굴님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알라딘의 너굴님이 생각나서 혼자 웃었다ㅎㅎ
굉장히 열심히 공부한다.
야자시간엔 귀에 이어폰을 꽂고 공부를 하는데, 무슨 노랜가 해서 봤더니 노래가 아니라 AP NEWS였다.
그리고 무용시간에 차차차를 배울 때, 가장 리드를 잘하는 상대이다.
(좋겠다.... 나는 완전 몸치다-_-.. 스텝도 못 외우겠고; 내 파트너한테 미안해서 미치겠다ㅠㅠ 게다가 파트너 체인지를 하니, 나의 미안함의 대상은 6명의 남자애들과, 남자역을 맡은 5명의 여자애들-굳이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우리 반에 남학생이 여섯명밖에 없다는 걸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모두이다. 미안해애애ㅠㅠ)
그리고 3월 20일, 어제가 내 생일이었다.
일요일이라서 친구들의 축하를 많이 못 받았는데.. (문자는 받았지만)
내일 가면 노래 불러줄라나?
기대하고 있겠다.
자야 해서 적당히 끊어야겠다.
내일을 위해 자자.
그럼 또 일주일간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