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시원하고, 달빛이 좋던데......

내일 저녁에는 가까운 산으로 야간 산행을 떠나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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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8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출근할 때 지하철 가판대에서 한겨레21을 샀다. 당연히 제일 뒷편에 있는 독자마당에 펼쳐 드니 자그마하게 내가 찍은 사진이 소개되어 있었다. (아이구, 반가워라!) 혼자 보면서 학교까지 슬슬 걸어왔다. 오다가 편의점에 들러서 한겨레신문을 샀다. 이번 학기에는 매일 신문을 사서 아침에는 내가 읽고, 점심시간부터는 도서실에 정리하는 것을 실천해야 할 습관으로 정했다. 1학기 정도만 하면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싶다. 교무실에는 다른 신문들도 오는데, 저녁 무렵에 그거 챙기기도 귀찮고 역시 신문은 제날짜에 봐야 맛이 나니까!

   요즘 개학하면서 도서실을 둘러보니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이 생각난다. 너무 초반부터 일을 벌이면 뒤에 감당하지도 못할 것 같아서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있다. 끝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시작해야지! 우선 신문 챙기는 것도 그렇고, 책은 아니지만 짧은 프린트물을 늘 보관해 두고 언제라도 가져갈 수 있는 통을 하나 만들어두고 싶기도 하다. 미루다 미루다 1학기가 지난, 게시판 정리도 했으면 하는데... 생각하면 한정이 없다.

   오늘 가장 기뻤던 일은 나에게 책이 도착한 것이다. 짧은 편지와 함께, 보내신 분이 오래 간직하고 있었던, 자신이 아끼던 것이 분명한 책을 나에게 선물로 보내주신 것이다. 우와~! 기분이 무지 좋았다. 오전에는 어제 올린 음악만 계속 들으면서 일을 했고, 오후에는 소포 때문에 아주 들뜬 기분이었다. 오늘은 3학년 모의고사 치는 날이라 시험 감독만 있어 한결 여유로왔다. 그래서 책을 찬찬히 읽어볼 수 있어 더 좋은 날이었다.

   약속이 있어 저녁에 급히 교문을 나서면서도 아주 유쾌한 일이 있었다. 평소에 친한 학생들과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는데...'모의고사 못 쳤다'며 위로해 달라는 학생들! ㅋㅋ 다음에 나의 전매 특허인 아이스크림을 사주기로 약속했다. 건널목 입구에서 유쾌한 해프닝도 있고, 풋! 다시 생각해도 재미있는 퇴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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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8-28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 무슨 사진인지 보여주세요~~^^

느티나무 2004-08-2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페이퍼>일상으로의 초대로 가시면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개학하셨나요?

진/우맘 2004-08-28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요. 내일은 임시출근...TT

아영엄마 2004-08-28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기치 않은 선물을 받으면 복권 당첨된 것 마냥 기분이 좋아요~ 느티나무님, 요즘 계속 기쁜 일이 생기시는군요!

비로그인 2004-08-28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어제 서점에서 한겨레21 뒤적거리다 시간이 없어 확인을 몬 했는데 지금 함 봐야겠어요.

해콩 2004-08-28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옆자리 샘이랑 지금 확인했슴돠. 상품도 받으셨나요? 뭐 쏘실 건데요? 화요일, 저희 기대하고 갑니다. ㅋㅋ ... 근데 언제부터 우린 토요일 학교 안 갈(올!) 수 있을까요? ...

느티나무 2004-08-2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5년 월 1회, 2006년 격주로, 2007년 주 5일제 수업을 계획하고 있던데요? 얼마전부터 수업일수 감축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니 2007년까지는 결론이 나겠죠!(좀 빨리 빨리 하지!)
 

언어 사중주, 주경철 외 3인, 박영사, 2004

 

몽롱 :  선생님은 책을 읽는 동안 정말로 행복하세요?

느티나무 : 

   행복하다고 말하기보다는...... 인 옴니부스 레쿠이엠 쿠아에시비, 에트 누스쿠암 인베니 니시 인 앙굴로 쿰 리브로. In omnibus requiem  puoesivi,  et  nusquam  inveni  nisi  in  angulo  cum  libro.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 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토마스 아 켐피스의 이 명언은 '장미의 이름'에 나와서 더 유명해진 말이지. 인용하는 김에 한번만 더 남의 말을 인용해 보겠네. 1904년에 카프카는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썼지.

   "만약 읽고 있는 책이 머리통을 내리치는 주먹처럼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왜 책 읽는 수고를 하는가? 자네가 말하는 것처럼 책이 우리를 즐겁게 하기 때문일까? 천만에. 우리에게 책이 전혀 없다 해도 아마 그 만큼은 행복할 수 있을지 몰라.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책들은 우리가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쓸 수 있단 말이야.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마치 우리 자신보다도 더 사랑했던 이의 죽음처럼, 아니면 자살처럼, 혹은 인간 존재와는 아득히 먼 숲 속에 버림받았다는 기분 마냥 더 없이 고통스러운 불운으로 와 닿은 책들일세. 책은 우리 내부에 있는 얼어붙은 바다를 깰 수 있는 도끼여야 해" 

   알겠니? 우리 내부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와 같은 책! 우리에게 자잘한 행복감을 주기보다는 우리의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책... 하늘에 저렇게 별이 가득한 이 아름다운 여름밤을 같이할 수 있는 친구들, 그리고 그런 책 몇 권을 알고 있지 않다면 우리 인생은 얼마나 쓸쓸할까......

(5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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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8-28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8029

오늘의 일 등.^^ 하긴, 느티나무님은, 일등만 이뻐하는 쌤은 아닐 것 같지만....^^


느티나무 2004-08-28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등은 일등대로 축하를 해야죠. 축하합니다, 짝짝! 고맙습니다, 꾸벅! ^^;;
 

보낼 뻔 했으나, 나름대로 보람 있는 날이었다.

   우선 개학을 해서 기뻤다. 모처럼 반갑게 선생님들과 인사도 했고, 아이들과도 신나게 인사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모두 착한 학생들이라 교실에 들어갔을 때, '선생님의 우렁찬 목소리가 그리웠어요'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빈말일지라도 기분이 무척 좋았다. 우리학교 아이들은 상대를 행복하게 하는 말을 잘 하는 학생들이다.

   해야할 일을 잔뜩 미뤄두고 개학을 맞이했지만 그래도 별로 걱정은 안 된다. 일은 어떻게 해도 다 하기 마련이니까. 아니면 주말에 나와서 일하면 되는 거고! 오늘은 도서실에도 아이들이 무지 많았다. 아이들 한 명 한 명과는 인사를 못 나누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아이들과는 반갑게 인사도 하고 그랬다. 도서부 아이들도 모두 와서 반갑게 맞았고, 도서실 도우미 학부모님께서 마련해 준 도서상품권으로 도서부 아이들의 생일 선물도 했다. (이번엔 서가 정리도 특별히 했고, 앞으로도 해야할 일이 많을테니까)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다. 오후가 지나갈 때쯤 한 선생님께서 오늘 시청 앞에서 공연+집회가 있는데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으셨다. 공연? 집회? 고속철도 천성산 통과에 반대하며 58일 동안의 단식  투쟁을 마치신 지율스님의 건강과 도롱뇽의 친구가 되어 달라는 문화행사였다. 사실은 오전에 카페에서 간다는 글은 봤지만 썩 내키지 않았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같이 가 보자고 하시기에 가기로 했다.

   공연은 시청앞 7시! 유명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소박하게 모두 촛불을 들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돌아가며 노래도 부르고 몸짓도 하고, 성대모사 공연도 있었다. 천성산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비디오도 상영되었고, 그 동안의 경과 보고도 이어졌다. 그리고 수녀님의 중창과 초등학생들의 노래. 지율스님께 보내는 편지 낭독 등 정말 다양한 문화 행사가 이어졌다. 어느새 두 시간 반이 흘렀지만 지루한 줄도 잘 몰랐다. 흥겹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역시나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행사에서 배운 노래는 '귀뚜라미'와 '생명평화세상을 위하여'라는 노래였는데, '귀뚜라미'는 익히 아는 노래이고, '생명평화세상을 위하여'는 처음 듣는 노래인데 참 마음에 드는 노래였다. 집에 오자마자 일단 검색을 해서 노래를 페이퍼에 올려 놓고 지금도 흥얼거리고 있다. (이 페이퍼를 보시는 분들도 반복해서 최소 두 번만 들어 보시라.)

   일단 출발은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 새로운 2학기다. 힘차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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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를 누르시면 아름다운 노래가 나옵니다.

생명평화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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