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최종 배송 중인데, 벌써 알라딘에서는 발빠르게 메일이 와서 평가를 해 달란다. 유감스럽게도 아직 책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항목은 없더라.

   요즘 여러 가지로 학교에서 답답한 일이 많다. 나는 근본주의자는 아니지만, 학교의 상황을 보면 학교라는 존재 자체에 근본적인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지금과 같이 학생들을 개똥보다 귀하게 여기지 않는 학교의 시스템과 교사의 마인드를 가지고 운영되는 이곳은 엉터리고 사기다. 여기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너무 멀리 지나온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든다. 

   조심해야겠다, 앞으로 얼마나 추한 모습으로 늙을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곳이지 않은가!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렇게 의심하며 한 자국씩 내딛다가 문득 옆을 보면 아무도 없는 것이. 이미 사람들은 멀리 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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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사과 2005-06-2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학교에서 오히려 선생님들의 지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이 먼저 선생님을 무시하니 선생님깨서 우리에게 그렇게 대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요.아무리 우리가 먼저 선생님께 예의를 지키자고해도, 귀하게 자라서 그런지 자기가 다 잘랐다고 생각하는지 제 말을 무시하면서 선생님 욕을 하고 인사를 하지도 않지요.학생들을 개똥보다 귀하게 여기지않는다...학교에서 마저 아이들의 응석을 받아주면 사회에 나간 우리는 계속 사회에 응석을 부리는 응석받이가 되지 않을까요?

해콩 2005-06-2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석이라..
제 개인적인 경험이긴 합니다만...

숫자로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훨씬 많은 숫자의 아이들이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먼저 교사에게 머리 숙여 인사를 하는 곳이 학교랍니다. 아이들이 뒤에서 무슨 말을 하던, 그건 교사들이 모르는 상황에 하는 말이니까, 없는 곳에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는데.. 별로 탓할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후의 문제로 따진다 하더라도.. 실은 교사들이 먼저 아이들을 무시하지 않나요? 어리다는 이유로, 단지 배우는 입장이라는 이유로 동등한 대화상대, 의논 상대로 잘 보아주질 않지요..
그리고 사실.. 면전에 대고 욕하는 학생은 별로 없어요. 학교에서는 늘 약자의 입장인 아이들이 욕까지 하며 대드는 경우는 그렇게 많진 않더군요. 교사 입장에서 정말 억울한 경우도 있긴 했는데.. 그 아이가 이전에 어른에게, 교사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다른 어른들, 교사들에게 방어기제를 작용시킨 경우였어요. 그건 생존본능이 아닐지.. 다른 많은 경우엔 아이들은 상황이 너무너무 억울할 경우 그 '화'를 폭발시키더군요. 질풍노도기잖아요. 스스로 감정이 통제가 안되는 시기.. ^^

머리 길다고, 악세사리 한다고 그 인격에 흠집을 내는 곳,
자율권도 없는 보충수업을 마치 선택한 것인 양 쓰도록 거짓을 가르치는 곳,
개인적 정보인 성적을 순서대로 나열하여 붙여놓고 공개적을 열등감을 심어주고 은근히 옆에 앉은 친구와의 경쟁을 조장하는 곳,
그러면서도 이런 행동들이 잘못인지조차 전혀 모르는 곳,
애석하게도 제가 보는 학교는 아직 그런 곳입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이야기하고 싶네요.
'인간이라면 기본적을 보장받아야 할 권리-인권'의 사각지대...
그러면서 공부만 잘 하면, 또는 졸업만 하면 그 모든 것들을 한 방에 보장받을 수 있다고 암암리에 쇄뇌시키는 곳.. 제가 느끼는 학교는 여전히 이런 곳입니다.

너무 시니컬하고 부정적인가요?
그래도 저는 이런 학교를 떠나지않을 겁니다.
느티나무님처럼 생각하는 교사들이 제 곁에는 많이 계시니까요.

해콩 2005-06-2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응석!! 그 응석은.. 어른들이, 교사들이 아이들을 어른으로 존중하며 상대해주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이 아닐런지..

2005-06-24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빨간사과 2005-07-02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사회라는 곳에 법이 있듯이 학교라는 곳에는 규칙이라는 것이 있지요. 그 규칙을 깨고 그 틀을 벗어나려고 한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의 틀 또한 부정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그 최소한의 틀에서 융화도 이해도 적응도 안된다면... 그런 작은 사회를 부정적으로 보신다면 해콩님이 보시는 우리의 사회는 도대체 무슨 색입니까?
 

   제목은 저렇게 달아놓았다만 강연 준비는 이제부터가 아닌가 싶다. ㅎㅎ

   훌륭하신 분들의 말씀들이 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만, 그래도 부쩍 주변에 아주 솔깃한 강연 계획이 많이 잡혔다.  며칠 전에는 정욱식님의 강연이 있었고, 며칠 후에는 신영복 교수님과 영화평론가 심명섭님의 강연도 예정되어 있더라. 모두 욕심 나는 것들이지만 정작 그 날은 또 어떻게 움직여질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도 강연 계획을 하나 세웠다. 그것도 아주 우연히 찾아온 행운이었다. 평소에 꼭 모시고 싶은 분이었는데, 순천에 계신 선생님이시라 평일에 부산까지 오실 수 있을까 많이 망설였다. 그 선생님을 모시자는 얘기는 학기 초부터 있었지만, 우리끼리도 '너무 멀지 않으실까?', '바쁘실텐데...'하며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며칠 전에 '오마이뉴스'에서 선생님의 글을 읽고는 인사도 드릴 겸 해서 내가 조심스럽게 여쭤봤더니 의외로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이런 행운이 다 있나 싶다. 작년에 내가 그 선생님의 책에 대한 리뷰를 쓴 것을 읽으시고 직접 메일까지 보내주셨는데, 그걸 아직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계셨다. 제가 '느티나무'라고 말씀드리니까 강연 날짜를 조정해 보자고 하셨고, 몇 번의 메일이 오고 간 끝에 7월 5일로 정했다.

  강연 주제는 강사님께서 알아서 하실 테고, 장소도 확정 단계에 있으니 안심이다. 좋은 강연을 널리 알려서 많은 선생님들이 들었으면 좋겠다. 

   강연해 주실 분은 안준철선생님이시고, 그 선생님의 책은 '그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이다. 이 책을 세상의 모든 교사들이 늘 책상 위에 두고 날마다 읽고 마음에 새겼으면 지금과 같은 학교의 문제점이 많이 사라졌을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교사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은 교단의 서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하리라고 믿는다.

   아무튼 어서 7월 5일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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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6-1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 기대되요. 무지.. 뒷풀이 자리에서 따로 조용히?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을까요?

심상이최고야 2005-06-17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그 분과 함께 하는 뒷풀이 기대되요!! 떨려요~~

2005-06-17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티나무 2005-06-1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풀이에 대한 기대는 좀 그렇지 않을까요? 먼 길 가셔야 하는데...후후 저도 어찌 될지 모르겠네요. 근데 의외로 사람들은 메일의 내용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 메일을 꾸준히 보시는 분도 안준철샘이 누군지 잘 모른다고 하네요.^^

해콩 2005-06-26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연 전에 특집으로 안준쳘 샘의 글을 두어편 보내볼까요? 그리고 열심히 홍보! 합시다. ^^

느티나무 2005-07-01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글이 가장 맘에 듭디까? 샘이 생각하는 좋은 글로 보내도록 하지요 ^^
 

 

  동지들, 안녕하신가요?

  얼마 전에 우리의 길고도 지루한 소송이 끝나 증거물을 찾아가라는 연락을 법원에서 받았지요. 그래서 제가 법원에 가서 판결문을 구했습니다. 같이 보내는 판결문을 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짧게 요약하면, 1심에서는 우리의 고소 내용이 대부분 인정되어 벌금 300만원의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피선고인이 부당하다고 항소하였고, 항소심에서는 저작권 위반죄는 인정이 되나 1심의 형량이 너무 과하다고 판단되어 선고 유예를 판결하였습니다. 

  제 개인의 생각은 300만원도 너무 적은 게 아닌가 싶지만, 판결은 판사가 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겠지요. 다만 ‘변호사’라는 존재의 힘이 참 크게 느껴집니다.


  비록 시간이 많이 지나 우리들의 관심도 시들해졌고 판결의 결과도 이렇게 되고 말아서 동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일을 처음 시작했던 사람의 책임을 이제야 마무리 짓는 게 아닌가 싶어서 한편으로는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이제는 모두 흩어져 서로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소식도 뜸하지만, 지금도 당신들은 내 청춘의 아름다운 시절을 함께 했던 소중한 사람들이 분명합니다.

  모두의 건승을 빕니다.


2005년 6월 16일


OO고등학교에서 느티나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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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6-16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일!이 그렇게 마무리 되었나보군요.. 더 자세한 이야기를 판결문과 함께 보고 싶네요.. 억울하시겠어요.. 명백한 저작권 위반, 아닌가?

아영엄마 2005-06-16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제가 요즘 서재 마실이 뜸해서 놓친 글이 있나 봐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으나 마무리를 지으셨다니 다행입니다만 흡족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억울하실 듯..

느티나무 2005-06-16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콩님께서 슬쩍 판결문을 보여드렸었죠? 억울이라~! 살면서 억울한 느낌은 거의 없어요. 그냥 자기 양심대로 사는 거죠. 그냥, 그래야 하는 것이니 그런 것일 뿐! 판결에서도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명시하고 있어요.
아영엄마님께서 놓치시는 글이 있을까요? 이 이야기는 처음 올리는 겁니다. 뭐 덕분에 좋은 경험했어요. 재판정에 가서 증인 선서도 해 보고-떨리기는 커녕 머리가 아주 맑아지던데요.- 증언도 했지요. 판사는 저 높은 곳에서 아래를 굽어보고 있더군요. 아, 또 경찰, 검찰 이런 곳에도 가서 참고인 조사도 받았습니다. 변호사도 만나 보았고, 합의를 하려고 시도도 해 봤지요. 생각하면 여러 사건이 있었네요. 그 상황엔 최선을 다 해서 억울한 건 없는데, 같이 소송을 제기한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좀 미안하네요.

아영엄마 2005-06-1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놓친 글이 없다니 어찌나 다행인지..^^;;-법으로 문제 해결하려면 절차도 복잡하고, 따지는 것도 많은 것 같네요. 최선을 다하셨으니 친구, 후배분들과 식사라도 함께 하시며 마음을 달래시길 바랍니다.(__)

느티나무 2005-06-19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식사라도 함께 하는 게 불가능하지만 마음의 짐을 내려놓아서 오히려 가뿐합니다. 늘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
 

* 모두 10권이다. 이번에도 역시 별다른 기준 없이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거나이다. 단 하나의 기준이 있다면 알라딘 고객 평점이 낮은 책은 망설여진다는 것이고, 알라딘에서 고객 평점이 높으면 덜컥 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 한 동안 배부르겠다.

* 1984 -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광기와 우연의 역사 ,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네오북)

* 만월 - 창비시선 10, 이시영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바람의 그림자 1 ,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바람의 그림자 2 ,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오만과 편견 -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전승희 옮김 / 민음사

* 은빛 호각 - 창비시선 230, 이시영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파시즘 - 열정과 광기의 정치 혁명, 로버트 O. 팩스턴 지음, 손명희 옮김 / 교양인

* Alice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원작, 마틴 가드너 주석, 존 테니엘 그림, 최인자 옮김 / 북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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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다.

- 병문안을 가다.

- 본가에 들르다.

- 이불 빨래를 돕다.

- 침대 시트를 바꾸다.

- 농약을 사다.

- 설거지와 청소를 하다.

- 빨래를 널다.

-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다.

- 시장에서 과일과 야채를 사다.

- 지인들에게 메일을 2통 쓰다.

- 사진을 주문하다.

- 선생님들께 편지를 쓰다.

- 책 한 권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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