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었던 논어 스터디가 오늘 번개모임처럼 열렸다. 며칠 전에 한문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는데 그분이 워낙 바쁘시다보니 오늘 오후에서야 겨우 연락이 왔고, 오늘만 가능하다는 말씀을 해 오셨다. 나도  오늘은 별 일이 없는지라... 서둘러 같이 공부하기로 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했다. 그래서 모인 분이 모두 네 분. 준비해 오신 김밥으로 저녁을 대충 먹고, 우리 학교 도서실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사실, 예전부터 기초라도 한문 공부를 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특히, 논어는 국어 교과서와도 관련이 많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말이 제법 많이 나온다. 물론 혼자하면 대충이라도 볼 수 있겠지만, 기억에 오래 남지는 않을 것 같고... 공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선생님을 모신 것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선생님 말씀을 듣다가 맨 마지막에는 강독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자기가 한 구절씩 읽고, 본문을 해석해 보고 그 의미를 추리해 보는 것이었는데 오늘 내가 읽은 구절이 다음과 같다.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子貢曰 詩云  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자공이 여쭈었다. "가난하면서도 아첨하지 아니하고 부유하면서도 교만하지 아니하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정도도 괜찮다. 그러나 가난하면서도 즐거움을 잃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함만은 못하다." 자공이 여쭈었다. "시경에 '자르고 갈며 쪼고 문지른다.'라고 하였는데 이것을 두고 한 말 같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자공)가 비로소 함께 시를 이야기할 수가 있게 되었구나. 지난 일을 말해주니 앞 일을 아는구나."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다음시간에는 예습을 꼭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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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4-04-17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샘이시죠?

느티나무 2004-04-16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발~*님께...
예~!

비로그인 2004-04-17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컥.. 비발쌤여~ 구런 거 없수다! 쥔장보기를 해제하라!

비발~* 2004-04-17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워 무서워 복돌님 해제했사와요~ 글구 느티나무님. 울 엄마가 없다고 하라고 하시는대요? 버전이군요. 중학교 샘이면 독서토론회와 관련하여 원고청탁할 일이 하나 있어서 몰래(느티님 서재에 찾는 분이 많은지라...) 물은 거인디...쯔읍... 중학교 샘이 아니라 하시니 그냥 다 보이게 합니다.

푸른나무 2004-04-17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논어라..저는 이제 천자문 하는디...

"化는 被草木 하고 賴는 及萬方 하니라"
덕화(德化)는 푸나무에까지 미치고 힘입음이 온 누리에 미친다.

명군...똑똑하고 슬기로운 임금이 용상에 앉으면 그 베풀어주는 힘이 백성뿐 아니라 땅 위에 있는 모든 미적이들 한테까지 미쳐 태평세상이 된다는 뜻으로 투표를 하면서 우리의 용상엔 언제쯤 명군이 앉을는지 ..... 아침에 논어..좋은 글을 대하니 짧은 글이 생각났습니다.


비로그인 2004-04-17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쌤(자공)이 비로소 함께 쥔장해제를 이야기할 수가 있게 되었군요. 지난 일을 말해주니 앞 일을 아시는군요! 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