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여름 <내 마음의 안나푸르나>와 함께 선보였던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그 자식 사랑했네>가 다시 앵콜로 올려진다. 일주일 동안 짧게 공연되어서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초연으로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의 앵콜 공연 소식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
아크로바틱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여 호평을 받은 간다의 전작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인상깊게 보고, 그 믿음으로 지난 여름 무작정 공연장을 찾았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연출한 민준호 연출이 직접 배우로 나선다고 해서 기대했던 연극이기도 했다. (연출 참 잘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배우로서의 그가 궁금해졌다고 해야하나)
보습학원 영어강사 정태와 국어강사 미영의 솔직한 연애 이야기에, 너무 사실적이라서 맞다맞어 이건 정말 내 얘기잖아 백배 공감하기도 했고, 분통이 터져 답답하기도 했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민망하고 피하고 싶기도 했다. 연극은 그들의 만남과 사랑, 이별의 모습들을 꾸밈없이 솔직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그 솔직함이 진부한듯 진부하지 않아서 좋았다.
이 연극은 무엇보다도 무대의 전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수많은 에피소드 속의 다양한 장소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효율적으로 변화시키는 그 힘이 놀랍다. 무한한 상상력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으로의 연극무대가 좋았다. 이것은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하나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극중의 연인인 정태(민준호)와 미영(김지현)이 실제 연인이었는데 그 사실을 알고 보았던 것이 연극의 몰입을 방해해서 집중하는데 조금 힘이 들었다. 그들의 연기가 연기임이 분명하지만 그것을 보고 있는 동안은 연기가 아니라 사실로 믿고 싶은데 자꾸 연기일 뿐이야라는 생각이 들어서 몰랐다면 더 좋았을껄 살짝 아쉬움이 든다. 이번 공연에서는 미영역에 김지현씨와 박보경씨가 더블 캐스팅 되었던데 한 번 더 보러 갈까나 말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