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의 시간 - 빈센트 반 고흐 편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어린시절을 기억한다.  학교 앞 문구사에서 팔던 색칠공부.  싸인펜으로 굵은 선을 따라 긋고 그 안에 색연필로 칠하며 신나하던 어린 시절을.  이 책은 쉽게 말해 색칠공부 책이다.  색칠공부.  마치 어린이만의 전유물과 같던 놀이.  몇 시간을 혼자 앉아 내가 좋아하는 만화주인공의 드레스며 요술봉을 칠하며 즐거워 하던 놀이.  그런데 어른이 된 지금, 나는 색칠공부 공책을 앞에 두고 앉았다.  한 번 칠해볼까?  

  내가 좋아하는 화가라면 단연코 빈센트 반 고흐다.  그런데 그의 그림을 색연필로 채색해볼 수 있다고?  솔직히 그림을 색칠해본다는 것보다 그저 반고흐라는 점에서.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집었다.  그에 관한 콜렉션에 하나를 추가하는 기분으로.  반 고흐의 그림은 유화다.  (물론 다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대중들에게 사랑받은 그의 작품들은 모두 유화였다)  두껍하게 발린 그의 유화 물감을 색연필이 흉내낼 수 있다고?  색연필로 채색해 본다고?  그 뿐 아니다.  고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정말 반갑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뒤에 실린 고흐의 그림 채색이 가능한 부록 때문이다.  오~  이럴 수가....

  김충원씨의 드로잉 시리즈의 인기는 익히 들어왔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왜 그런 사랑을 한 몸에 받는지 알 것 같다.  정보 습득에 지나지 않을 어려운 미술기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첫걸음을 배울 때 그 부모가 아이의 손을 잡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옮기게 도와주듯 이 책은 어떻게 칠을 하면 되는지 아주 쉽게 일러준다.  어찌보면 그런 기법들이 획일적인 그리기(채색)를 만드는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아주 기본적인 채색기법에 대해 가르치는 교재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알파벳부터 차근차근 적어보았던 것처럼.  

  실 물감, 붓, 팔레트 이런 것은 미술도구같이 여겨지지만 색연필하면 그저 문구 정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색연필 또한 아주 훌륭한 미술도구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아주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색을 혼합할 수 있는 것은 물감뿐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색연필도 색의 혼합이 가능했다.  오히려 물감이 표현해 낼 수 있는 단적인 혼합색보다 더 깊고 풍성한 색깔이 가능하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물감으로는 몇 십번의 색혼합을 통해 같은 계열이지만 밝고 어둡기가 서로 다른 색을 만들 수 있었다면 색연필은 좀 더 짙게 칠하고 옅게 칠하고의 힘의 강도 조절만으로도 명암을 표현할 수 있었다.  이렇게 손쉬운 도구가 이렇게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에 짐짓 놀랐다.  이만하면 색연필을 찬양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그리고 고흐의 그림을 직접 칠해보면서 마치 고흐의 심정이 되어 보는 듯 했다.  그의 방, 그리고 의자....  그의 선안에 색을 입히면서 고흐는 무슨 생각을 하며 이 그림들을 그렸을지, 또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을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어떤 사람과의 추억이 깃든 물건을 보면 그를 떠올리게 되듯이 고흐의 손에서 그려진 선들을 따라 그으며 고흐가 되어볼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이제는 색연필과 같은 간단한 도구만으로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이 책을 만나기 전보다는 멋지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이크로트렌드 -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
마크 펜, 킨니 잘레스니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해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친구에게서 '한 번 읽어 볼 만한 책' 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읽게 된 책이다.  마이크로 트렌드(Micro Trends)라....  Micro는 아주 작은 것, 초소형을 뜻하고 trends는 유행, 경향으로 본다면 '작은 움직임' 정도로 이해하는 것도 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작은 움직임이라....  늘 다수를 의식하는데 길들여진 나로서는 조금 생뚱맞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대를 흔드는 건 여론, 유행, 대중 아닐까?  그런데 누구도 눈돌리지 않는 1%에 해당하는 트렌드를 아는 일이 그리 중요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치만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75가지의 소제목들은 호기심이 일기에 충분했고 그런 이유로 그저 흥미를 위해 읽어 볼 심산으로 책을 펼쳤다.

  <마이크로 트렌드> 이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매력적이었다.  그저 작은 무리들의 성향과 취향을 알아가는 재미로만 보더라도 책에 기대했던 흥미는 충분히 건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게 만들었다.  겨우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뭐길래.  극히 미비한 수치로 존재하는 그런 무리들이 무슨 변화를 가져오기나 하겠는가?  그러나 마크 펜은 달랐다.  대중의 시선이 벗어난 소외된(?) 무리들의 움직임을 관찰, 주시하고 있다가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저 굵은 것, 큰 무리만 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그것들만 지향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 책은 우월한 1%가 아니라 특별한 1%를 다루고 있다.  특별한 1%들의 75가지 모습을 들여다보며 얻은 것이 있다면, 이런 작은  변화, 미세하게 움직이는 트렌드가 이끄는 변화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오늘 날은 분명 예전과 다르다.  모호한 것, 무리 중의 하나가 되어 그저 비슷하게 존재하는 것이 더 이상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거침없이 뽐내며 조금 남달라 보이더라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겠다는 사람들이 급격이 늘어나고 있으며 실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삶들을 살고 있다.  그들은 마치 '내 삶의 주인은 나' 라는 슬로건을 내건 듯 하다.  더 이상 타인을 쫓아 고만고만하게 사는 삶은 원치 않는다.  이런 인간들의 성향을 들여다보고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예측하게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실제로 이런 적은 숫자의 무리들이 급격히 성장해 갈 가능성은 농후하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마크 펜은 상당히 감각적이다. 역시 사회적인 동향과 추세를 연구하는 예리하고 민감한, 발빠른 정보수집가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에서 그 예를 가져오는 감각이나 문장 곳곳에 숨겨진 위트가 아주 재기 발랄했다.  (그는 저술가로서도 상당한 소질이 있는 것 같다.)  실지 이 책을 이해하는데 있어 그의 친절한 설명과 가독성 높은 글은 이 책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시대는 변하고 사람들도 변한다.  트렌드를 안다는 것.  이것은 지금을 사는 사람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변해갈지를 추정하는 일, 성장해나갈 작은 무리들을 통찰하는 일도 분명 빠질 수 없으리라.  이제 '남다르다' 고 염려하거나 주춤댈 필요가 없다.  바로 당신이 세상을 움직이는 이 1%의 작지만 큰 힘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잊혀지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좋은님 74인 지음 / 좋은생각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읽었던 시집이다.  얼마 전 친구의 결혼식 차 고향에 다녀오면서 책꽂이에 꽂힌 것을 가져와 다시 읽게 되었다.  이 시집은 일흔 네 명의 시가 담긴 옴니버스 시집이다.  게 중에는 지난 겨울 가평역에서 보았던 인상적인 시의 저자의 이름도 발견할 수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여러 번 책을 펼칠 때 첫 번째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두 번째에 발견하고 두 번째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세 번째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재미 때문에 마음에 드는 책은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이 시집은 읽은 기억은 있지만 기억에 남는 시가 있어 다시 집어 들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표제가 눈길을 끌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는 또 한 권의 소중한 시집이 되었다.  

  시를 읽게 되면 항상 '시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런데 이 시집은 나에게 또 다른 답을 준 시집이다.  어떤 시는 내뱉고 싶은 것을 거침없이 쏟아놓는 토사물(가치없는 불결한 것이라는 말이 절대 아니다)같기도 하고 또 어떤 시는 가슴이 따뜻한 친구의 일기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어떤 시는 미로와 같이 지은이의 마음까지 찾아가기 힘든 시들도 있다.  그런데 이 시집의 시들은 일상 그 자체이다.  구태여 활자 위에 어떤 의미를 숨기지도 않았고 마침표와 쉼표에 의도를 감춰두지도 않은 시들이다.  솔직하고 정직한 시들이었다.  이 시집은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한 시인의 그것이 아닌 시를 좋아하고 즐겨쓰는 아마추어 시인들의 시들이 엮인 시집이었다.  가끔 동인지나 아마추어 시인들의 습작들을 보면 연초록빛 새싹을 마주하듯 풋풋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시들이 그랬다.  하얗게 분칠을 한 뽀얀 얼굴이 아니라 방금 세수를 마치고 수건으로 얼굴을 훔치는 이십대의 마알간 젊은 얼굴처럼 순수했다.  

  난 시를 모른다.  그러나 '시' 라는 것을 쓰고 싶을 때가 있다.  마음 속의 생각들을 적어보고플 때도 있고, 때론 내게 하고 싶은 말들을 끄적이기 싶기도 하고, 그저 보았던 것들을 남기고 싶어 그렇기도 하다.  어찌 써야 좀 더 멋진 시가 될지를 고민하고 시어들을 고르고 골라 몇 번을 고쳐 쓴다.  그런데 그렇게 쓰여 놓여진 그것들이 내게서 나온 것 같지 않고 낯설고 어색한 느낌만 폴폴 풍기고 있을 때가 있다.  분명 내가 쓰고자 했던 시가 아니다.  시어들을 고민하고 고쳐쓰기를 거듭할 수록 내 시는 진솔한 맛이라고는 없어지고 마치 조미료를 듬뿍 쏟아 만든 음식 마냥 인공적인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왜 그럴까?  이 시집을 읽으며 나는 나의 시들이 때로 왜 그런 모습으로 지어지는지를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시집을 읽고.... 그래, 나는 부끄러웠다.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다.  나의 시가 나에게 낯설고 생경한 느낌을 주었던 것은 그것은 나를 담은 시가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예닐곱살의 여자아이가 엄마의 뾰족구두와 붉은 립스틱을 고집스레 칠한 꼴처럼.  어쩌면 나는 시를 쓰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시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모른다.  나의 시에 내 마음보다, 내가 본 것보다, 내가 쓰고자 한 것보다 더 많은 의미를 억지스레 부여하려 했었고, 때로는 허황되게 쓰기도 했으며 그럴싸한 시어들로 채워넣고 겉모양을 꾸미기에 정신을 쏟은 것이다.  결국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 멋들어진 시 한 편이 그렇게 놓이는 것이다.  이런 시는 속은 알차지 않은데 요란하게 포장된 그럴듯한 선물상자와 같은 것일 게다.  상자를 장식하고 있는 리본을 끌러 풀어보면 아주 보잘 것 없고 초라한 것이 들어 있어 당황스러울 때처럼.  기교로 장식하고 포장하기에 급급했던 나의 시들은 읽는 이들을 얼마나 당황하게 했을까?  나는 글에 기교를 가하고 좀 더 맛깔나게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 보석을 세공하듯 글을 가다듬는 것을 '옳지 않다'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글은 생명이 있어야 하고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들이 없는 빈주머니를 만지작 만지작 하는데 오랜 시간을 쏟은 것은 분명 어리석인 일이었다.   

  이 시집의 시들은 이렇듯 나에게 부끄러운 각성의 기회를 주었다.  시 한 편 한 편이 정직했으며 특별한 기교나 요란한 말치장을 하지 않고 가슴에 온전히 스미는 시들이었다.  시라는 것이 왜 어려워야 하며, 시라는 것이 왜 숨은그림 찾기와 같이 꽁꽁 숨겨진 의미를 들추어 내는 일이 되어야 할까?  시라는게 본디 그런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가까이 있는 소설과 견주어 보자면 둘은 분명 다르다.  소설보다 더 함축적이어야 하고 적절한 메타포가 필요한 것이 바로 시다.  그러나 형식과 기교에만 치중하는 것은 줄거리가 없는 너저분한 문장들의 집합뿐 아니겠는가?  솔직하고 정직하게 드리운 마음 한 편이 곧 시다.  이제 시를 쓰고 싶어질 때면 한 번쯤 생각하게 될 것 같다.  마음이 없는 허울뿐인 시가 지어지기 전에 먼저 나에게 솔직하고 정직하자고.  그리고서 비로소 '시'를 쓰자고.  아무 것도 없는 겉멋들린 시는 이제 그만 쓰자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각인의 기술 - 5초 안에 상대를 사로잡는
스기무라 다카요 지음, 전경아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유치원 교사로 근무중이다.  해마다 2월이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또 3월초면 입학식을 통해 학부모님과 유아들과 첫인사를 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좀 더 호감가는 교사로 첫인상을 새길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찰나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뭐?  5초안에 상대를 사로잡는 각인의 기술이라고?  5초?  아, 이 짧은 시간 동안 도대체 무얼 할 수 있겠어?  도대체 무슨 짓을 해야 5초 안에 누군가에게 각인된다는거지?  게다가 기술이라니....  이 기술만 습득하면 그게 가능해진다는거야?  호기심 반, 의구심 반으로 이 책을 펼쳤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더 말 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첫' 이라는 최초의 대면에 늘 부담을 느끼게 된다.  이를테면, 입사를 위한 면접이나 이성을 소개받는 자리 같은.  그리고 이런 첫 자리를 두려워 하는 우리 역시 타인을 첫 느낌으로 기억하고 이미지화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첫인상에 대한 인식은 5초 안에 이루어진단다.  이 짧은 시간이 나에게 직장을 가져다 줄 수도 있고 호감가는 이성과 더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또 나의 영업실적을 올려줄 수 있게 된다면.  이 짧은 찰나의 순간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결코 허투루 보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5초 안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이 책은 분명 5초 안에 상대를 사로잡는 각인의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분명히 그러하다.  그러나 단 한가지.  5초 안에 상대를 사로잡을 수 있기 위해서는 5시간?  5일?  아니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제 아무리 이름난 쪽집게 강사라 할지라도 배울 의욕이 없는 학습자에게는 그림의 떡이자, 소귀에 경 읽기다.  이 책이 딱 그렇다.  자신을 알고 개발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할 준비가 되었는가?  당신이 고개를 끄덕였다면, 이 책을 만나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한 순간 공중부양을 꿈꿨다면 투덜대고 돌아가도 좋다.  그리고 줄곧 잊혀지는 당신을 고수하며 감내하라.

  먼저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일이 급선무다.  나의 장 단점을 알고 개선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나서 자신의 매력을 잘 살려 명료한 자기만의 브랜드를 가져야 한다.  '저 사람은 참 재밌어, 저 사람은 항상 웃는군, 항상 단정하고 깔끔해, 저 사람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아.'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울만한 것을 찾아 그것 하나만은 절대적으로 신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저 사람은 참 재밌어.  웃음을 주는 일에는 저 사람을 따를 자가 없어'  '저 자는 항상 솔직했어.  그래서 나에게 거짓을 말하지 않을거야' 하는 맹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나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다.  이것만 가능하다면 사실 다른 것은 필요치 않다.

  그 밖에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몇 가지 기술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상대의 마음을 공감해주라는 것이다.  그 사람의 관심사나 취미에 빠르게 반응하고 그 분야로 대화를 끌어감으로 친근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외모에 있어서도 나만의 포인트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트렌드, 추세, 대세.  이런 것들은 모두를 동일화 시키고 유사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일도 타인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한 방법이란다.  또 하나 신비주의를 잃지 말라고도 하는데 '어? 맨날 춤추고 노는 줄만 알았더니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는군?' 하듯 말이다.  '저 사람은 늘 그렇지 뭐' 하고 단정짓지 못하도록 자신만의 영역을 간직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위와 같이 책을 읽고 기억나는 몇 가지를 떠올려 보았다.  역시 지당하고 옳은 말이자 익히 아는 얘기다.  어쩌면 '별다를 것 없군'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을 다시금 점검하고 실천하도록 힘을 실어주는 책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현재의 자신을 진단하고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자들에게 기억해야 할 점들을 한 번 더 일러주는 책이다.  어떤가?  이제 5초 안에 상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당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보는 것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구가 세계를 바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사 지음, 강신규 옮김 / 가나북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저출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요즘이다.  저출산, 성비 불균형, 고령화 현상등 많은 인구문제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 사실 나와는 별 상관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저출산이 아무리 안타까운들 미혼인 나로서는 어찌 조력할 수도 없는 문제고, 성비야 애를 낳을 입장이 된다손치더라도 자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문제고, 고령화 역시 인간의 노화를 자연의 섭리로 본다면 역행할 수도 없는 문제다.  무엇보다도 이 한 몸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지구상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무얼하는지,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무관심 했던 것 같다.  나와는 동떨어진 문제라고 생각하며 무관심한 스스로를 용납하고 있던 터, 이 책은 결코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 아니요' 하고 말을 건넸다.  인구문제, 출산의 문제가 어떤 특정 무리에게만 국한된게 아니라고 말이다.   

  이 책은 최근 읽은 <자원전쟁(2007)> 이라는 책과 상당히 유사한 맥락이다.  보고서라는 점, 인구 혹은 자원이 국제 정세에 미치는 영향과 이로 인한 미래 예측에 관해 기술했다는 점이 그러하다.  이 책을 읽고서 '아,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두 책을 모두 더 유익하게 읽을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밀히 말하면 자원문제와 인구문제는 따로 떼놓고 볼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자원의 수요량이 곧 자원 고갈속도와 직결되니 말이다.  물론 <자원전쟁>에서도 자원별 수요량을 제시해 두었지만 전 세계 인구 수에 대해 다룬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더 이해가 쉽지 않았을까 싶다.

  언제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전쟁과 기근으로 인한 아사가 세계 인구조절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이다.  실로 끔직한 이야기다.  이런 것들이 인구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말인데 그렇다고 그것을 장려할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옛말이고 오늘 날은 각 나라마다 인구가 빠른 폭으로 감소되고 출산률이 낮아짐과 동시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니 걱정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의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100세를 넘기리라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역시 그에 따른 사회적인 제도와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해진다.  그런데 출산과 관련없는 사람이라서, 내 가족 먹고 살기도 바쁜데 구태여 딴 나라들 머릿 수 헤아리는 일이 무슨 득이 되겠어 하고 인구문제를 등한시 하고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래, 좋다!  인구문제?  그래, 관심 한 번 가져보지 뭐.  자자~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데?  애가 모자라?  그래, 내가 좀 더 낳아보지.  뭐 이런 식으로 나 하나만 어찌 해보겠다고 해서 개선할 수 있는 문제의 것이 아니라는데서 우리는 당황스러워 진다.  결국 사회가, 국가가 국민에게 이런 점들을 주지시켜야 하고 정세에 따라 출산을 엑제할 것인지 혹은 장려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의도적으로 그것에 다다르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에 걸맞은 제도를 정비하는 일이 반드시 뒤따라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인구문제에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여성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저출산' 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현재 세계 여러나라들은 각 국 사정에 맞게 출산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일들을 실제로 하고 있다.  예전으로 돌아가보자.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지금은 웃지 못할 슬로건들을 참 많이도 제시했다.  1960년대에는 '적게 낳아 잘 기르면 부모 좋고 자식 좋다' '많이 낳아 고생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하며 설득도 해보고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 하고 위협도(?) 해봤다.  1970년대에는 '내 힘으로 피임하여 자랑스런 부모되자' 노골적이기까지 했다.  또 '딸, 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며 남아선호사상이 잠잠해지길 바라기도 했다.  1980년대에는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하며 위트를 섞어도 보고 '무서운 핵폭발 더 무서운 인구폭발' 하고 으름장을 놓아보기도 했다.  인구 수가 복지후생과 관련이 있다는 걸 체감하지는 못하겠지만 뭐 아무튼 말하기로는 '늘어나는 인구만큼 줄어드는 복지후생' 이라고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2004년 저출산 대응 표어 공모전에서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가 대상을 수상했단다.  

  이렇게 보면 우리 나라 역시 한 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파급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시별로는 출산장려금이라는 명목으로 자녀를 출산할 시 일정액을 지급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역시 아이를 기피하는 젊은 부부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인 제안이 되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다.  이해타산이 빠른 젊은이들이다.  아기를 낳고 얻게 되는 푼 돈보다 아이를 키우며 잃게 되는 더 많은 것들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여성의 문제는 출산과 동시에 육아의 문제를 짊어지게 된다.  육아는 공동책임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양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명한 것은 남자들에게 젖 나오는지만 생각해 보아도 알 일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 할 기회가 줄어들게 되며 더 많은 육아의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낳는 것도 여성(물론 같이 갖지만) 기르는 데도 반드시 필요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조건들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러다 페미니스트 소리 듣겠다)  

  인구문제.  분명 어제의 문제만도 아니었고, 오늘 내일의 문제만도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인류가 이 땅에 존재하는 동안 내내 앓고 있을 문제일지도 모른다.  현실을 직시하고 국가는 국민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인도해야 할 것이며 개인은 이런 국가의 손짓에 나의 이해타산만으로 거역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책은 인구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지 않던 나에게 자각의 시간을 가져다 준 것 같다.  그리고 지구에서 한 발 떨어져 오밀조밀 살아가는 인간들의 미래를 조망해 볼 수 있게 했던 책이다.  문제를 문제로만 안고 있을 것인가?  문제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해결하려 할 것인가?  그렇다면 문제에 대한 관심이 급선무다.  관심이야말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발점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