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엽서 - 세계인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비밀고백 프로젝트 포스트시크릿 북 1
프랭크 워렌 지음, 신현림 옮김 / 크리에디트(Creedit)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누구나 한 가지 정도의 비밀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 비밀이란 것은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것에서부터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혼자만의 비밀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전 세계 곳곳의 사람들의 비밀을 모았단다.  과연, 세상 사람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면전에 대고 "당신의 비밀이 뭐요?" 하고 묻는다면 정말 자신의 비밀을 말해 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질문자가 응답자와 절친한 만큼 일급 비밀과는 거리가 뭔 사소한 비밀거리를 흘리고 말 것이다.  이를 테면, '전 학창시절에 컨닝한 적이 있어요' '가게에서 거스름돈을 잘못 준 걸 그냥 받아온 적이 있어요' 정도의 웃으며 넘길 수 있는 것들을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 어떤 것을 비밀이라고 여기고 혼자만 알고 있으려 한다는 것 자체가 절대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나만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사리 털어놓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비밀을 수집하는 방법이 참 기발했다.  그 방법을 잠시 소개하자면, 수신처가 인쇄된 엽서를 세계 곳곳에 뿌리고 비밀을 털어놓고 싶은 사람은 그 엽서에 비밀을 기록하여 우체통에 넣기만 하면 된다.  곧, 엽서를 받는 사람은 안 방에 앉아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비밀을 들을 수 있다.  이 방법은 여러 면에서 참 유용했다.  첫째, 발품을 팔며 인터뷰를 하지 않아도 됨으로 시간과 소요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  둘째, 응답자가 일부러 자신을 노출하지 않는 한 절대 익명성이 보장된다.  엽서를 받는 사람 또한 이것이 누군가의 비밀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셋째, 적극적이고 자발적이라 응답내용이 성실하다.  '비밀을 기록한 엽서를 반드시 발송하시오' 가 아니라 자신의 비밀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는 자가 스스로 비밀을 기록한 엽서를 발송할 것이기에 그 내용이 다른 어떤 방식보다 진실하고 성실할 것이다.  실지 이 책에 실린 그들의 엽서는 하나도 허투르 쓴 것이 없었고 모두 개성있고 솔직했으며 정성이 담겨 있었다.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여겨도 좋을 만한 세련되고 감각적인 엽서들을 보며 내내 즐거웠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세상 사람들이 말한 비밀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들의 비밀은 정말 특별하지도 정말 남다르지도 않았다.(모두 그랬다는 것은 거짓말일테고 게 중에는 정말 쇼킹한 비밀들도 있었다.) 내가 갖고 있는 비밀이기도 했으며 내 친구가 은밀히 털어놓은 비밀 중에 하나였으니 말이다.  비밀 몇 가지를 들어보자면 계속 아기 돌보는 일을 하기 위해 주인집의 콘돔에 모두 바늘 구멍을 내 버렸다는 베이비시터, 어제 처녀성을 잃었다는 소녀의 고백 그리고 누군가를 향한 사랑의 고백들로 가득했다.  많고 많은 비밀들, 은밀한 그들의 고백을 들여다 보는 일도 즐거웠다.  그러나 그들이 털어놓은 비밀이라는 것이 모두 엇비슷하다는 것.  이것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피부색, 머리색, 눈동자 색깔처럼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로 닮은 고민과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넓은 바다 하나를 건너 있는 그들을 아주 가깝고 친숙하게 했다.

  이런 설화를 모두 기억할 것이다.  임금의 귀가 당나귀 귀로 변해버린 것을 안 신하는 그것을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해 병이 날 지경에까지 이르고 결국 땅에 구덩이를 파 그 곳에 엎드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속시원히 외쳤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실제로 심리치료의 한 방식으로 상용되고 있기도 하다.  마음 속의 것들을 죄다 쏟아놓음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그것들과 절연하고 홀가분한 상태로 평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비밀이라는 것은 우리 안에서 무한히 밖으로 탈출하려 한다.  단지 그것을 억누르고 도망치지 못하도록 출구를 봉쇄해 버리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닐까?  무엇때문에 그것을 나만의 것으로 남겨두는지.  죄책감때문에?  수치스러워서?  자존심 때문에?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갇혀있는 비밀들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게다.  그러나 어쩌면 비밀이라는 것은 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적 즐거움 - 삶에 지친 이 시대의 지적 노동자에게 들려주는 앤솔러지
필립 길버트 해머튼 지음, 김욱현 외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지적 즐거움' 이라는 표제 때문이었다.  이 다섯 글자는 내가 지향하는 삶이다.  앎에 대한 욕구, 호기심, 배우고자 하는 열망....  이것들이 없는 삶은 참으로 무미건조하리라.  끊임없이 알고 배우는 것이 고된 일이 아니라 그로 더불어 즐거울 수 있다면 이보다 즐거운 인생이 또 있을까?

  이 책의 목차들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어서 한 장 한 장 읽고 싶었다.  그런데 뭐랄까?  왠지 진부하다 생각되거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발상 혹은 저자만의 편견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드는 chapter가 많았다.  급기야 이 사람이 현시대 사람인가 확인하기에 이르렀는데 불행하게도(?) 짐작처럼 저자는 지금,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아주 오래 전 사람이었다.  1834~1894.  그래서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아주 옛 것으로 치부해버릴 수는 없었다.  결코 세월에 묻히지 않는 정신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니까.  

  이 책은 참으로 묘했다.  조근조근한 어투는 따스한 어머니같았고 저자의 단호함은 마치 아버지 같았다.  한 편의 탈무드같은 느낌으로 읽히는가 싶다가 이내 무시무시한 충고로 들리기도 했다.  주로 문학과 저술에 대해 다루고 있었는데 나 역시 글쓰는 일을 열망했던 때도 있었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밤낮없이 읽고 습작하며 지냈던 적도 있었기에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읽었던 것 같다.  그로 인해 건강을 해친 많은 저술가들의 이름을 오물거리며 그 당시 내가 얼마나 내 정신에게 가혹했던지 말이다.  어느 누구도 그런 식으로 읽고 쓰는 나의 생활에 대해 조언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밤낮을 아끼지 않고 매진하는 난 자타가 공인하는 열정을 소유자였다.  그로 우쭐한 기분까지 느끼며 그 짓을 즐겼으니 말이다.  이 책이 건강한 삶과 지적인 생활, 이 둘 모두를 균형있게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의 그런 생활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말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그렇게 생활했을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은 마치 편지 같았다.  한 세기 전으로부터 바에게 날아온 편지였다.  한없이 지적으로 살고 싶어하는 내게, 지적인 채로 이 땅에 머물고 싶어하는 내게 응원과 격려를 해주고 또 충고와 조언도 아끼지 않은 책이다.  물론 내 생각과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진정으로 배우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나와 다른 이의 생각이나 방식도 수용해야 지당한게 아닐까?  (물론 이 부분이 나에게 참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진정한 딜레탕트가 되기를 꿈꾸는가?  그렇다면 철저히 자신을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삶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이리도 행복한 기분으로 누릴 수 있는 지적인 즐거움들을 영유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젤리나 졸리, 세 가지 열정 - 인생을 바꾸고 싶어하는 여자들에게 보내는 열정의 메시지
로나 머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출판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안젤리나 졸리의 얼굴 사진때문에 눈길을 확 끄는 책이었다.  나를 응시하고 있는 듯한 그녀의 눈빛에 그만 시선을 돌릴 수 없이 사로잡혔다 해야 할까?  처음 표지만 보고는 안젤리나 졸리의 자서전인가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자서전이 아니라 그녀의 삶을 지켜보고 기록한 로나 머서라는 사람이 쓴 책이었다.  (로나 머서가 안젤리나 졸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그녀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 표지에 이끌렸고 안젤리나 졸리의 세 가지 열정이라는 제목에 호기심이 일었다.  과연 그녀는 어떤 열정 세 가지를 가지고 있을런지.  그렇다고 그 동안 안젤리나 졸리를 특별히 좋아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안젤리나 졸리를 처음 본 것이 언제 였던가?  <오리지널 씬(2001)>이라는 영화를 통해서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후 보았던 <GIA(1998)>에서 비로소 그녀를 인상깊게 보게 되었었다.  요절한 모델 'Gia Carangi' 역을 너무나도 잘 소화 해냈던 것 같다.  지모를 아픔이 있는 여자, 상처받은 자의 느낌, 사랑에 목말라하던 지아의 역할이 참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야 비로소 '배우'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후 <식스티 세컨드(2000)> 라는 영화를 더 보았었고.  그러나 그 때 역시도 안젤리나 졸리는 나에게 헐리우드의 많은 여배우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안젤리나 졸리를 특별히 좋아한 적이 없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 반대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브래드 피트를 두고 제니퍼 애니스톤과의 공방전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남편을 본처에게서 빼앗은 당돌한 젊은 여자쯤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물론 사랑이라는 것이 일방적으로 그 사람을 취할 맘을 먹는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자면 누구의 잘못이야 하고 쉽게 단정짓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안젤리나 졸리는 요부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녀의 섹시한 입술은 브래드 피트를 틀림없이 유혹했을 것으로 여겨졌고 그에 반해 수수한 제니퍼 애니스톤이 왠지 피해자일 것만 같았다.  물론 그 문제에 관해서는 여전히 안젤리나 졸리를 전부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브래드 피트와 진정으로 오랫동안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라면 몰라도.       

  그녀가 '자히라' 하는 이름의 아프리카 소녀를 입양한 사실은 알고 있었다.  브래드 피트와 입양한 아이들과 함께 거리를 걷는 사진도 본 일이 있고.  그때만 해도 돈 아쉬울 것 없는 헐리우드 여배우의 타인종에 대한 호기심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 전에 아들 매덕스도 캄보디아에서 데려왔으니.  그런데 이 책은 그 사람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하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가쉽거리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녀가 그렇게 봉사를 많이 하며 사는 줄은 몰랐다.  그녀가 입양한 아들과 딸을 그토록 사랑하는줄 몰랐다.  그들의 '진짜' 엄마라는 것을 전혀 생각지 않았었다.  뜻을 같이하는 한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안젤리나 졸리는 요부의 이미지가 강했다.  육감적인 입술은 남자를 유혹하는데 쓰일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입이 사랑을 말하고 그 입이 희망의 숨결이 오가는 통로일 수도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이 책은 그녀의 박애주의를 예찬하고 칭찬하기 위함 이상으로 내게 값진 충고를 해준 책이다.  한 인간을 진심으로 깊이 들여다 보기 전까지는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그 누구도 섣불리 보이는 것이 다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누구보다도 불우한 소녀시절을 보냈다는 졸리.  이제는 그 아픔과 슬픔, 고통의 시간을 다 건너온 듯 하다.  외롭고 아프게 지냈던 어린시절을 쫓아 남은 여생을 막 살아버리지 않았다.  희망을 안겨주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  가슴으로 낳은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힘든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착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괜시리 기쁘다.  사랑이라는 것은 가슴 깊이 느끼고 그것을 아낌없이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사랑이 아닐까?  그동안 안젤리나 졸리에게 보냈던 싸늘한 시선은 마음 속으로 사과하고 앞으로 더욱 멋진 생을 살아낼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사랑 나누는 자애로운 심장을 갖고 살기를 다짐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학, 습관에게 말을 걸다 - 손톱을 물어뜯는 여자, 매일 늦는 남자
앤 가드 지음, 이보연 옮김 / 시아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습관.  누구나 한 두가지 습관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난 아무런 습관이 없는데?' 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습관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습관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쉬운 예로 손톱물어뜯기 같은 것이 그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도 하나의 습관이며 코를 고는 것, 지각을 하는 것, 침을 뱉는 것, 이를 가는 것, 펜 끝을 물어뜯는 것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만큼 다양한 습관들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이러한 습관들에게 감춰진 심리의 비밀이 있단다.  그것들이 몹시 궁금했다.  나는 몇 가지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음료 통에 꽂힌 빨대를 잘근잘근 씹거나 모든 것의 순서를 아주 중요시 여기는 심리와 행동을 들 수 있겠다.  이런 습관들 중에서 모든 것의 순서를 중요시 여긴다는 두 번째 습관에 대해 잠깐 말해야 겠다.  요즘은 그렇지 않다.  다시 말해, 그럴 때도 있고 그러지 않을 때도 있으며 또 그렇게 하지 않아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상태라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들이었냐면, 나에게 적정량이 배분된(이를테면 식판이나 도시락통에 담겨 있어 나에게만 배식된 식사를 앞에 둔 경우) 음식을 앞에 두고는 여러 반찬들을 순서대로 먹는 것이다.  김치, 멸치, 김이 나온다면 김치를 다 먹고 멸치를 먹고, 멸치를 다 먹고 김을 먹는다.  그리고 음식을 남기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절대 남기지 않는다.  또 독서습관에서도 특이점을 찾을 수 있는데 한 번 집은 책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읽지 않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책이라도 활자만 읽었으면 읽을 지언정 끝까지 읽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또 전집도서의 경우 1권에서 10권까지 책이 있고 이 책들이 각 권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면 내가 원하면 책을 아무 것이나 빼 읽어도 될 것을 반드시 1권부터 읽었다.  그리고 학창시절 공부법에서도 이러한 순서가 있는데 1장에서 3장까지가 시험범위이고 공부를 하다보니 3장의 학습이 부족한 경우라면 3장을 펼쳐서 공부하면 될텐데 반드시 1장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해서 1장, 2장, 3장까지 완벽하게(?) 공부를 했다.  또 성경을 읽는 경우도 항상 창세기 1장 1절부터 읽기를 시작해 몇 년동안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이 부분만 읽는 경우도 나의 이런 '순서 지킴'의 예다.  이것들은 대개 나만이 아는 일이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는 이상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라 대인관계에 있어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 예전에는 이러한 규칙들을 지키지 않고 위반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완벽과 완전에 대한 강박이 아니었나 싶다.  대개 강박증이 이런데서 연유하며 정리, 나열, 재확인 행동을 보인다고 한다.       

  이 책 말대로라면 내가 왜 빨대를 잘근잘근 씹는지, 왜 그토록 정해둔 순서나 순번에 따른 기준을 중시하며 행동했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인데....  호기심에 급히 책을 열었고 오래지 않아 다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대개 많은 습관들이 공포, 불안, 초조, 분노등의 이유에서 발현되는 행동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분명, 빨대를 잘근잘근 씹을 때 공포나 불안, 초조, 분노를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러한 이유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렇게 진단할 수 있는지 그것을 밝힌 과정이나 조사나 연구결과, 또는 그런 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통계등 믿을 수 있는 자료를 객관적으로 제시해 두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이 책은 그렇지 못했다.  이 책은 모든 습관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를 발견하고 의식적으로 변화시키려 노력하면 그런 습관들을 떨칠 수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대로라면 '세 살 버릇 여든간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 말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을 해주었고 그런 행동의 숨겨진 심리에 대해 기술해 두었으나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제시하는 방법에 있어 자료가 불충분하여 설득이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어떤가?  자신이 혹은 주변 사람이 왜 그와 같은 행동을 계속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런 행동을 그만하도록 하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통해 그 습관들을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아쉬움도 그만큼 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수사 이야기
마크 베네케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범죄수사, 범죄심리 등 사건의 실마리를 가지고 유추하고 추리하는 일을 좋아한다.  현재 하는 일과는 전혀 무관하지만 다양한 사건, 사고들과 형사와 경찰이라는 직업에 관심이 많다.  이 책도 그런 연유에서 읽게 되었다.  그리고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면 내가 만약 훗 날 추리 소설을 쓰게 된다면 이 책을 통해 얻은 정보들로 더 재미난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책을 받자마자 읽고 있던 책도 덮어 버리고 펼쳤다.  그런데 이 책, 생각보다 더 큰 담력을 필요로 했다.  평소 그리 비위가 약한 편은 아닌데 책 속 구더기와 벌레들의 사진들을 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뒷 장, 손가락이 닿은 곳에 꿈틀거리는 구더기 사진이라도 있을까 조바심을 냈으며 실제로 손 아래 닿은 그것들에 움찔하기를 몇 번이나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정보서는 있는 그대로를 정확하게 전하는 것이 생명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참으로 충실했다.  삽화나 표본이 아닌 실제 곤충들의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저자 마르크 베네케의 예술적 감성도 엿볼 수 있었던 책인 것 같다.  이를 테면 시신이 분해되는 과정을 그린 미술작품이나 보들레르의 시를 옮겨 둔 부분이 그것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덩어리로 나누어져 있는데 '곤충' 그리고 다른 하나는 '유전자' 이다.  이것이 사건을 해결하는 큰 단서가 된다고 한다.  혈흔이나 정액, 머리카락등을 통한 유전자 감식이야 현대 수사 방법에 있어 절대 빼놓을 수 없으며 가장 첨단화된 과학 수사 방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에 반해 조금 덜 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일 것만 같은 '곤충'에 대해 먼저 다루고 있었다.  내가 관심을 갖고 읽은 부분도 이 '곤충' 부분이었다.  책을 다 읽은 다음에야 안 일이지만 '곤충'에서 단서를 얻는 수사 방법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논리적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곤충으로 인해 사체가 말하지 못하는 죽음의 이야기들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한 일인지.  예를 들면, 사체에 기생하는 유충이나 곤충들을 보고도 사체 유기 기간과 사망 원인에 대해 추정할 수 있단다.  꿈틀대는 이 징그러운 녀석들은 죽은 이가 못다한 사연들을 수사관에게 전해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얼마나 신기한지.  그리고 실제 곤충으로 인해 해결된 사건들의 실례를 담고 있었다.  이쯤 되니 한 편으로는 시신에 그러한 벌레들이 기생한다는 게 참 다행스럽게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내 죽은 몸 위에 갖가지 꿈틀대는 벌레나 곤충들이 내 살을 뜯어먹을 것을 생각하면 몸서리 쳐진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이 작은 곤충들이 자연의 순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명이 거두어진 사체를 통해 또 다른 생명을 탄생시킴은 물론 사체를 갉아먹음으로 쉽게 흙이 되도록 분해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 작은 미물들이 임무를 잘 수행함으로 인해 우리는 지천에 널부러진 시체를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일게다.  그렇다면 곤충들에게 감사해야 할지.  (오~  그래도 난 솔직히 내키지 않아)  

  그리고 미국에는 '바디 팜'이라는 연구소가 있단다.  이 곳은 사체를 묻어두고 일정 기간 후 꺼내 보면서 사체가 어떻게 분해가 되는지 어떤 곤충들이 기생하게 되는지, 사체의 분해과정을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곳이란다.  이런 기관이 있다는 것은 단지 기관의 설립 여하만을 놓고 볼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 나라에서는 범죄생물학 수사가 얼마나 활개를 치고 있는지 또 얼마나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것일게다.  나는 이 부분에 전문지식이 없기에 우리 나라의 사정은 어떠한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만약 범죄생물학을 통한 수사방법이 취약하다면 이 부분을 보완,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징그러운 유충들과 이름 모를 곤충들을 보는 일은 즐겁지 않았다.  몇 번이고 몸을 긁적여야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에게 또 다른 시각을 가져다 준 책임에 틀림없다.  죽고 나서의 내 육신을 생각해 보게 했으며 작은 미물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곤충들도 그들 나름대로 자연에 순응하며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한 책이다.  비위가 그리 약하지 않다면 (아니 비위가 좀 약하다 하더라도) 한 번쯤 읽어보면 유익한 책일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