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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세 가지 열정 - 인생을 바꾸고 싶어하는 여자들에게 보내는 열정의 메시지
로나 머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출판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안젤리나 졸리의 얼굴 사진때문에 눈길을 확 끄는 책이었다. 나를 응시하고 있는 듯한 그녀의 눈빛에 그만 시선을 돌릴 수 없이 사로잡혔다 해야 할까? 처음 표지만 보고는 안젤리나 졸리의 자서전인가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자서전이 아니라 그녀의 삶을 지켜보고 기록한 로나 머서라는 사람이 쓴 책이었다. (로나 머서가 안젤리나 졸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그녀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 표지에 이끌렸고 안젤리나 졸리의 세 가지 열정이라는 제목에 호기심이 일었다. 과연 그녀는 어떤 열정 세 가지를 가지고 있을런지. 그렇다고 그 동안 안젤리나 졸리를 특별히 좋아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안젤리나 졸리를 처음 본 것이 언제 였던가? <오리지널 씬(2001)>이라는 영화를 통해서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후 보았던 <GIA(1998)>에서 비로소 그녀를 인상깊게 보게 되었었다. 요절한 모델 'Gia Carangi' 역을 너무나도 잘 소화 해냈던 것 같다. 왠지모를 아픔이 있는 여자, 상처받은 자의 느낌, 사랑에 목말라하던 지아의 역할이 참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야 비로소 '배우'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후 <식스티 세컨드(2000)> 라는 영화를 더 보았었고. 그러나 그 때 역시도 안젤리나 졸리는 나에게 헐리우드의 많은 여배우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안젤리나 졸리를 특별히 좋아한 적이 없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 반대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브래드 피트를 두고 제니퍼 애니스톤과의 공방전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남편을 본처에게서 빼앗은 당돌한 젊은 여자쯤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물론 사랑이라는 것이 일방적으로 그 사람을 취할 맘을 먹는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자면 누구의 잘못이야 하고 쉽게 단정짓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안젤리나 졸리는 요부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녀의 섹시한 입술은 브래드 피트를 틀림없이 유혹했을 것으로 여겨졌고 그에 반해 수수한 제니퍼 애니스톤이 왠지 피해자일 것만 같았다. 물론 그 문제에 관해서는 여전히 안젤리나 졸리를 전부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브래드 피트와 진정으로 오랫동안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라면 몰라도.
그녀가 '자히라' 하는 이름의 아프리카 소녀를 입양한 사실은 알고 있었다. 브래드 피트와 입양한 아이들과 함께 거리를 걷는 사진도 본 일이 있고. 그때만 해도 돈 아쉬울 것 없는 헐리우드 여배우의 타인종에 대한 호기심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 전에 아들 매덕스도 캄보디아에서 데려왔으니. 그런데 이 책은 그 사람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하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가쉽거리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녀가 그렇게 봉사를 많이 하며 사는 줄은 몰랐다. 그녀가 입양한 아들과 딸을 그토록 사랑하는줄 몰랐다. 그들의 '진짜' 엄마라는 것을 전혀 생각지 않았었다. 뜻을 같이하는 한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안젤리나 졸리는 요부의 이미지가 강했다. 육감적인 입술은 남자를 유혹하는데 쓰일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입이 사랑을 말하고 그 입이 희망의 숨결이 오가는 통로일 수도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이 책은 그녀의 박애주의를 예찬하고 칭찬하기 위함 이상으로 내게 값진 충고를 해준 책이다. 한 인간을 진심으로 깊이 들여다 보기 전까지는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그 누구도 섣불리 보이는 것이 다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누구보다도 불우한 소녀시절을 보냈다는 졸리. 이제는 그 아픔과 슬픔, 고통의 시간을 다 건너온 듯 하다. 외롭고 아프게 지냈던 어린시절을 쫓아 남은 여생을 막 살아버리지 않았다. 희망을 안겨주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 가슴으로 낳은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힘든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착한 사람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괜시리 기쁘다. 사랑이라는 것은 가슴 깊이 느끼고 그것을 아낌없이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사랑이 아닐까? 그동안 안젤리나 졸리에게 보냈던 싸늘한 시선은 마음 속으로 사과하고 앞으로 더욱 멋진 생을 살아낼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사랑 나누는 자애로운 심장을 갖고 살기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