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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대를 위한 세계사 편지 - 역사 교과서를 찢어버려라
임지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6월
평점 :
'만들어진 역사, 국사와 세계사 교과서를 찢어버려라'라는 다소 도발적인 문구에 이 책을 살펴보게 되었다. 책을 읽다보면 국사와 세계사를 알아야 이해가 빠른 책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런데 역사는 학창시절에 공부한 것이 전부라 그런지 어려움이 있었다.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가 필요하겠구나 하던차 눈에 띄인 책이었다.
먼저 참 신선했던 책이다. 구성 또한 새로웠다. 에드워드 사이드, 사카이 나오키, 헤르만 괴링, 공자, 베니토 무솔리니, 이오시프 스탈린, 김일성, 박정희, 로자 룩셈부르크, 체 게바라, 마르코스, 다비드 벤구리온, 한나 아렌트, 지그문트 바우만, 요코 가와시마 웟킨스, 얀 브원스키, 니시카와 나가오. 이상 17명의 인사들과 한중일 국민들에게 보내는 서신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서신들은 실제 그들에게 전해진 것이 아니고 저자가 그들을 수신인으로 하여 쓴 편지다. 그리고 각 인사들의 업적이나 간략한 소개글을 담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호기심이 가는 인사들을 발견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로왔던 것 같다.
그런데 역시 역사를 충분히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주로 이념과 사상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아 심도있게 역사 공부를 하지 않은 자에게는 다소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의 무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저자의 표현은 단명하고 직설적이라 읽기가 편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현재 동양과 서양의 이분법에서 헤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의 역사 교과서의 규범적 진술의 해악에 대해 말한 프롤로그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 부분이 이 책의 주제인 것 같다. 하지만 어떤 말로 오해가 없도록 표현해야 할지 내게는 참 어렵다. 그냥 한 번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첫 편지 수신인인 에드워드 사이드라는 인물에 아주 호기심이 갔다.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역사학자지만 이 학자가 편지의 첫 수신인이 된 것처럼 저자 사상에도 모태가 된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편지의 수신인들이 모두 저자와 같은 사상과 이념을 가진 인사들은 아니다. 도리어 비웃고 헐뜯고 꼬집는 편지글도 많다.
이 책은 국사와 세계사에 대해 어떤 사실을 알려주기 보다는 역사를 새롭게 보는 시각과 교과서를 대하는 반성적 사고를 불러 일으키는 신선한 책이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