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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성장 보고서 - E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EBS 아기성장보고서 제작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월
평점 :
EBS 다큐멘터리는 참 유익한 것이 많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기 성장 보고서'는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서야 책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지인들에게 <아기 성장 보고서>에 관한 얘기들은 많이 들었었다. 그런데 역시 한 번 볼만한 책임에 틀림없었다.
책의 내용은 놀랍다. 아기들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능력과 성장과정에서의 발달들을 실험을 통해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뿐만 아니라 생명이라는 것이 참 경이롭다. 자궁에서부터 엄마의 냄새를 알고 소리를 알고 태교로 듣던 동화도 기억한다는게 그저 신기할 뿐이다.
무엇보다 올바른 육아를 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인 아이를 잘 아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그들의 특성과 발달과정을 안다면 육아의 실수를 줄일 수도 있고 그들에게 더욱 필요한 상호작용을 통해 부모의 역할을 잘 감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시 모든 육아서적에서 말하는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의 애착형성이다. 그 중에서도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말을 못하는 아기 시기에 엄마와 어떤 애착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아기는 다른 성향으로 자라게 되는 연구 결과는 놀랍기도 했고 두려운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불안정한 애착관계가 형성된 아기라 할지라도 지속적으로 사랑을 보여주면 힘들기는 하지만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가진 유아들처럼 성장할 수 있다니 다행이기도 하다.
예전에 루소가 자신의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겼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일이 있는데 이 책에서 역시 실험을 위해 한 아이에게는 스킨십 등 애정이 담긴 상호작용을 해주지 않고 자라게 하였는데 그 아이는 학교를 중퇴하는 등 문제행동을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신빙성이 있어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나는 아버지로부터 실험대상이 된 그 아이가 왜 이리 안타까운지 모르겠다.
아기때는 부모의 스킨십과 포옹만으로도 뇌가 발달한다니 이 역시 놀라운 결과다. 루마니아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이 뇌 발달 및 성장이 더딘 것으로 그 결과를 입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린시절 사랑이 담긴 애정을 마음껏 주는 것이 우리 아기들에게 가장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 마져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아기가 울면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고 잠을 잘 때나 울지 않을 때는 그냥 내버려두는 부모들도 많이 보았다. 아기는 생리적인 필요만을 충족시켜주면 되고 사랑을 나누는 것은 아기가 좀 더 자라야 가능하리라 생각하는 부모들도 보았다. 그런데 그들의 생각은 아이의 발달을 저해함은 물론 불안정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되어 훗날 문제가 될 수도 있으리만치 치명적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고 언어를 배울 환경에 놓이지 못한 채 뒤늦게 발견된 지니라는 아이는 지속적으로 언어를 학습할 기회를 제공해주었지만 완벽한 언어구사는 힘들뿐더러 발달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이것을 보아도 유아기의 발달에는 과정이 있고 그에 걸맞는 자극이 그 시기에 일어나야 발달을 더욱 촉진할 수 있음을 잘 알 수 있는 보고였다.
아기들의 무한한 잠재력. 그것을 부모는 사랑의 접촉과 어루만짐으로 일깨워주고 부모와 아기 간에 형성된 애착이 아이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며 아이 개개인의 기질이 다양하지만 그 기질을 잘 고려하여 양육하면 바른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골자다. 이제 막 아기를 가졌거나 아기를 출산한 엄마라면 내 아이의 성장과정과 발달의 단계들을 알기 위해서라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