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알 이야기 을유세계문학전집 26
크레티앵 드 트루아 지음, 최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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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배, 그라알, 아더왕.  이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무하다시피한 나로서는 이 책은 꽤 난해한 책이었다.  줄거리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고 혼란스러웠다.  해설자의 말에 의하면 저자의 죽음으로 모두 미완성으로 끝이 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분위기로 보자면 판타지나 무협지같기도 하고 내용으로 보자면 역사소설 같기도 하다.  중세기독교 사상을 전반적인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책 <그라알 이야기>에서는 핵심적인 두 인물이 등장하는데 하나는 페르스발이고 다른 하나는 고벵이다.  첫 인물 페르스발은 단순히 기사의 멋진 모습에 반해 기사가 되기로 한다.  그는 이상하리만치 힘세고 강하자는 기사들을 모두 물리치게 된다.  그러나 기사가 되기로 하고 떠나던 날, 어머니는 그 사실에 그를 배웅하다 쓰러졌고 그는 어머니의 생사가 궁금해 다시 돌아가다 한 집에서 하룻 밤을 머무르게 된다.  그 곳에서 그는 창의 끝에서 피가 솟는 것을 보고 그라알을 양 손에 든 아가씨가 사동과 함께 나타나는 것을 보았지만 그의 스승이 그에게 '많은 말을 하지 말도록 하라'는 경고가 떠올라 기이한 모습들을 보고도 아무 것도 묻지 않는다.  그런데 소설 후미에서는 그가 그 사실을 물었다면 어머니도 죽지 않았을 것이란다.  도대체 어떻게 되는 내용인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소설에서는 끝까지 이 기이한 현상과 이에 대한 질문이 어떤 마법을 풀게 할 수 있었음직한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 

  고벵 경은 냉철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고 명예를 존중하고 강한 기사도 정신을 갖고 온갖 역경 속에서 명예를 지키기 위해 도전한다.  고뱅 경은 기로믈랑을 만나게 되고 오르크넬레스의 여왕이 아더왕의 모친이가 자신의 모친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소설은 끝이 나게 된다.   

  이 두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  <다빈치 코드>가 성배에 관해 주목을 끈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도 읽지 않았기에 이 작품을 이해하기는 너무나도 힘들었고 지금 역시 그러하다는 사실을 말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이 작품이 가치롭게 여겨지는 이유는 이것이 바로 '아더왕 이야기와' '성배이야기'의 뿌리가 되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쉽게 읽혔고 장면 장면이 뚜렷이 그려졌지만 왜 그러한 사건들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전말을 알 수 없기에 답답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어떤 내용이나 논리적인 스토리보다는 '아더왕 이야기' 다른 '성배 이야기들'의 모태가 되었다는 것에 가치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혼란스러운 상황들과 이야기의 전개들.  어떤 시원함과 명확함을 발견하지 못한채 이야기가 끝이 나게 되지만 크레티엥 드 트루아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본다면 약간의 의문은 해소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그러나 솔직히 그의 또 다른 작품 역시 이와 같다면 무척 당황스러울 것 같기에 선뜻 손이 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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