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Switch 1
요네하라 히데유키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이건 또 신랑이 들여놓은 책, 완결이 아닌 줄 알았으면 안 샀을 텐데, 라고 말하며 책을 펼치는데, 나는 예의 그 시큰둥으로 응수하고 한동안 방치하였다.

게다가 그 때 만화책을 두 질인가 더 들여놓았기 때문에 전혀! 기분도 유쾌하지 않았다고. 책장은 들어차고 책장 위에 만화책을 쌓아놓기 시작한 게 벌써 여러날인데, 어디서 소문을 듣고 책을 사대는지, 또 어떤 책을 들여놓을 지 내게 묻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그렇게 우리 집에 나와 같이 살게 된 이 책을 한참을 방치하였는데, 책 주인장이 어디 가고 없는 일요일에 내가 텔레비전에 중독된 게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소설책에는 오래 집중하지도 못하고 해서 의자를 받치고 책장 위에 칸도 없는 곳에 쌓인 이 책을 끌어내렸다. 잊은 것이다. 내가 이걸 읽지 않은 이유 중에는 완결되지 않아서,라는 이유도 있었다는 걸.

나름, 표지와 제목으로부터 내가 상상한 이야기는 남녀가 바뀌는 이야기였다. 무슨 창의력을 발휘했다기 보다, 그런 동명의 영화를 본 듯도 해서, 영화 자체가 아니라 영화 예고편이나 뭐 그런 것을. 그런데, 전혀 아니다. 이 만화책의 작가가 '풀 어헤드 코코'를 그린 그 사람이란 걸 알았다면, 좀 더 다른 생각을 했을까, 싶지만 그것도 모르고 있었으니 그렇게 오래 같이 살면서 난 이 책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스위치는 사람을 변하게 하는 무언가, 즉, 몸 안의 스위치를 눌러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하다, 는 의미의 스위치이다. 초반에는 탈출조력자라는 주인공의 설정에 맞물려 짧고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지다가, 이 탈출조력자가 '만들어지는' 배경과 음모에 대한 이야기, 탈출 조력자가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 이런 식으로 연결된다. 과거를 잃은 탈출조력자가 자신의 과거를 알고, 앞으로 어찌 될지 살짜쿵 궁금하기는 하다.

마지막 두 권만 보면 되는데, 책 주인은 이게 완결된 걸 알기는 하나, 귀뜸을 해줘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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