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

그 집 이야기 - 별난 사람들의 별나지 않은
세바퀴팀 지음 / 우린 / 2010년 11월

토요일 11시라는 예는 프로그램으로는 안좋은 시간대에 방송되면서도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세바퀴]이다.
꼭 챙겨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나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이다.
아이돌부터 원로배우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연예인들이 나와서
망가지기로 작정한 듯한 깨는 모습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 웃음의 폭이 크다.
TV에서 사람들을 작정하고 웃기는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 책은 TV에 나오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적인 생활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난 연예인이라는 사람들은 하늘에서 특별한 재능을 부여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기 가족들 앞에서는 연예인의 흉내를 내고 연예인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을 TV라는 매체를 통해서 보여주어야 하는 연예인들을 정말 특별한 사람들이다.
그런 특별한 사람들도 자신의 가정에 돌아가면 일반인들과 다름없는 생활인이 된다.
우리가 TV속에서만 보는 그들의 모습에 욕하기도하고 비웃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생활인으로 돌아갔을 때의 모습을 모르고 그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다.
[세바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로 한정되기는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연예인들의 보다 일상적인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보다 친근하게.

김신영의 엄마 이야기는 눈물이 나도록 웃기고
김태현의 아버지 이야기는 나의 심금을 울리고
조권의 가난했던 시절의 이야기는 그를 다시 보게 만들고
창민의 대가족 이야기는 고향집으로 돌아간 듯한 편안함을 준다.
조형기의 가장으로서의 남편의 이야기는 저절로 공감이 가게 만들고
생각없는 악플에 괴로움을 당한 이경실의 이야기는 스스로를 뜨끔하게 만든다.

한 때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서서히 사그라지는 연예계의 생활에서 시작해서
한 남자의 아내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 살아가는 부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가족안에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이야기는 눈물이 나도록 웃기고 어떤 이야기는 눈물이 나도록 슬프다.
어떤 이야기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닮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역시 그들은 나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TV속 먼 그들을 나의 이웃으로 데려다 놓은 느낌의 책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진짜로 이 글이 그들의 진솔함이었는지는 모르겠다는 것이다.
내가 이미 세상에 너무물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자신들을 너무 미화했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어떤가? 세상은 스스로를 미화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TV속 연예인들의 일상을 엿보고 싶은 생각은 누구에게나 조금은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