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전2권 세트 강풀 순정만화 5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미디어 다음에 연재될 때 한번, 마눌님 선물을 핑계로 단행본을 구입하면서 한번, 중간에 심심할 때 한번, 영화 개봉을 기념하여 이번에 한번. 벌써 4번째 접하는 강풀의 '바보'. 미디어 다음에 연재될 때는 연재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읽었고 단행본을 읽었을 때는 내가 받은 감동을 마눌님도 함께 하기를 바라며 읽었고 중간에 읽을 때는 손에 잡히는 책이라 읽었고 이번엔 영화를 기대하며 읽었다. 몇 번을 보았으니 뻔히 아는 내용이고 뻔히 아는 전개인데 그래도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콧마루가 시큰해진다. 어쩔 수 없이 이야기에 빠져든다. 

 내가 미디어 다음에 접속하는 이유는 순전히 '강풀'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거기서만 접할 수 있으니까. 어느날 무심코 클릭한 '순정만화'에 빠진 이후로 그의 이야기가 나오면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의 설레임으로 연재일을 손꼽아 기다리면 본다. '순정만화', '아파트', '바보', '타이밍', '26년', '그대를 사랑합니다'까지... 그의 이야기는 모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고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난 그의 폐인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작품은 매번 대히트를 치지만 대부분의 팬들이 선정하는 최고의 작품은 역시 '바보'. 나 역시 '바보'를 최고로 뽑기에 주저함이 없다. 

 세상은 그에게 냉대와 놀림과 차별과 비웃음을 주지만 그런 세상에 선한 미소만을 보내는 착한 바보 '승룡이'. 서로간의 이익에 대해 치밀하게 계산하고 주는게 있으면 받는게 있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로 살아가다 세상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며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승룡이는 아무 계산없이 살아가는 방법,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방법을 이야기 한다. 나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그의 웃는 모습이 가슴속 깊이 박혀버린다. 그리고 내눈에 흐르는 한방울의 눈물은 지치고 힘든 내 삶에 대한 그의 위로이다. 

 중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옛날에는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바보가 왜 다 사라졌는지? 혹시 우리가 분리해 버린것은 아닌지?' 어쩜 우리는 그랬는지도 모른다. 바보는 우리에게 아무런 해도 주지 않았는데, 그들은 우리에게 잘못을 한 게 없는데 우리 스스로 그들을 멀리하고 분리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게 그들을 위해서 일지도 모르지만...  

 세상에는 아직도 수많은 차별이 존재한다. 지금 우리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코시안'들에 대한 차별, 우리와 조금 다를 뿐인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 불과 몇십년전 우리의 모습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 가난한 사람에 대한 차별, 등등.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해가고 그 변화에 따라 우리의 사회도 급격히 변화되고 있으니 우리와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도 훨씬 더 많아질텐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아직도 지독한 '민족주의'와 '배타적 순혈주의'에 빠져 다양한 모습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것 같다. 오늘날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먼저 차별을 가르치고 있다. 같은 아파트라도 평수가 다른 동 아이와는 놀지 말라고 하고 피부색이 다른 애들은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하고 몸이 불편한 아이는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고... ㅠ.ㅠ 과연 그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된 세상은 얼마나 불행할 지 모르겠다. 지금의 잘못된 교육이 낫게 될 내 아들의 불행이 안타깝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정말 이래서는.... 

 '바보'는 나에게 언제나 새롭게 읽혀지는 책이다. 원래 만화책을 좋아하지 않지만 강풀의 이야기는 그저 인터넷으로 공짜로 보기엔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단행본이 나올때 마다 구입하게 되는 것 같다.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예의일 것 같아서... 강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면서 영화 '바보'의 대박도 기원해 본다. 강풀 화이팅!! 바보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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